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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 세대’ 반란, 스타 없지만 ‘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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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7일 카타르 도하의 알사드 스타디움에서 카타르를 꺾고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뒤 관중석으로 몰려가 교민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한국축구는 ‘빗장수비’ 이탈리아(7회)와 ‘삼바축구’ 브라질(5회)도 해보지 못한 올림픽 축구 사상 첫 8연속 본선 진출을 이뤄
냈다. 태극전사들은 유니폼 안에 새겨진 ‘투혼’이라는 글자가 부끄럽지 않게 뛰고 또 뛰었다. [도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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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의 전술적 승리다.” 이영표(39) KBS 해설위원의 카타르전 한줄평이다.

신태용(46·사진)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2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 23세 이하 챔피언십 4강전에서 카타르를 3-1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리우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하는 이번 대회에서 3위 안에 들면서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2016년 올림픽팀엔 2004년 이천수, 2008년 박주영(서울), 2012년 기성용(스완지시티)처럼 수퍼스타가 없다. 그래서 ‘황금세대’ 사이에 낀 ‘골짜기 세대’라 불리며 역대 최약체로 평가 받았다. 변경된 올림픽 예선전 방식도 큰 변수였다. 장기간 홈 앤 어웨이로 치러졌던 이전과는 달리 올해부터는 8강전부터 지면 탈락하는 토너먼트를 치렀다.

8강까지 경기당 2.75골을 터뜨린 카타르를 맞아 신 감독은 전반전에 기존의 포메이션 4-2-3-1 대신 3-4-3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코파아메리카(남미국가대항전) 우승국 칠레의 전술에서 영감을 받았다. 중앙수비 3명을 세워 카타르의 공세를 잘 막아내 전반을 0-0으로 마친 뒤 후반에 승부를 걸었다.

후반 시작 3분 만에 류승우(23·레버쿠젠)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신 감독은 경기 전날 황희찬(20·잘츠부르크)과 문창진(23·포항)에게 “후반 30분 이후에 교체투입할테니 사고를 쳐서 영웅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황희찬은 후반 43분 권창훈(22·수원)의 결승골의 시발점이 된 패스를 했고, 후반 추가시간엔 70m 드리블로 문창진의 쐐기골을 이끌어냈다.

신태용 감독은 비주류 출신이다. 대구공고-영남대 출신인 신 감독은 선수 시절 성남을 이끌고 K리그에서 6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신 감독은 “고3 때는 수도권 대학교에서 입학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친구 2명과 함께 갈 수 있는 영남대를 선택했다. 이래 봬도 고향 영덕에서는 내가 특산물 대게만큼 유명했다”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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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감독은 거침없는 언변으로도 유명하다. 2010년 성남 감독으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뒤엔 “난 난놈(남보다 잘난 사람)이다”고 말했다. 2004년 “나는 스페셜 원(특별한 존재)”이라고 외쳤던 조세 무리뉴(53) 전 첼시 감독을 연상시킨다.

2012년 12월7일 그는 성적부진으로 성남 감독에서 자진사퇴했다. 그날 밤 신 감독은 “누구나 넘어질 수 있다. 얼마나 빨리, 누가 먼저 일어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태용은 2013년 4월 유럽으로 축구연수를 떠났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경기를 관전한 뒤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아기자기한 땅따먹기 같은 패스축구를 하더라. 나도 언젠가 저런 축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9월 A대표팀 코치를 맡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2월에는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은 이광종(52) 감독을 대신해 올림픽팀 감독을 겸하면서 ‘감치(감독+코치)’라 불렸다.

지난해 10월 기자가 ‘2018년 월드컵까지 A대표팀 코치만 맡는게 더 편한 길 아닌가’라고 묻자 신 감독은 “올림픽 감독은 도박과 같다. 난 날 믿는 쪽에 베팅을 했다”면서 “만약 올림픽 출전권을 따지 못한다면 A대표팀 코치도 내려놓을 계획이다. 감독은 실패하면 결과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신태용은 이번 대회 기간 거침없는 ‘설전(舌戰)’도 펼쳤다. 요르단과 8강전을 앞두고는 “비신사적인 침대축구를 하면 안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성남 감독 시절에도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냈던 신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도 ‘형님 리더십’을 발휘했다. 신태용은 “우리 선수들은 학창시절 주입식 교육을 받아 늘 굳어있다. 스스럼없이 장난을 쳐야 활발한 플레이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래서 몇몇 선수들은 그를 ‘감독님’ 대신 ‘쌤(선생님의 줄임말)’이라 부른다. 황희찬은 “쌤은 옆집 형님처럼 편하게 대해주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30일 일본과 결승전에서 한복을 입을 계획이다. 민족 최대명절인 설날(2월8일)을 앞두고 경기에 입고 나올지, 시상식 때 입을지 고민을 하고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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