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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아이폰도 저가 샤오미도…코앞에 ‘성장 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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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스마트폰 업계가 ‘격변의 시대’를 맞고 있다. 스마트폰 신규 수요가 줄어들면서 시장을 주름잡던 제조사들이 동시에 악재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어두운 전망까지 나온다.

26일(현지 시간) 지난해 4분기(2016년 1회계분기) 실적을 발표한 애플은 사실상 ‘고성장 시대의 종언’을 선언했다.

애플이 지난 분기에 판매한 아이폰은 7480만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기대치(7650만대)를 밑도는 실적으로, 2007년 아이폰 첫 모델을 선보인 이후 사상 최저의 판매 증가율이다. 아이폰은 애플 수익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극단적인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올해 전망도 밝지 못하다는 점이다. 애플은 올해 1분기 매출이 500억~53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기대치(555억 달러)는 고사하고 지난해 1분기(580억 달러)보다 10% 가량 줄어든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경기 침체로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레티지즈’의 벤 바자린 분석가는 “아이폰은 정점을 찍었으며, 이제 관건은 낙폭이 얼마나 될 것이냐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보급폰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샤오미’는 무서운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샤오미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7000만 대로 당초 최저 목표치인 8000만 대에 크게 못 미쳤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최대 약점으로 지목되는 특허 문제로 해외 시장 진출이 쉽지 않고, 메이주·오포·원플러스 등 경쟁업체들이 샤오미 모델을 따라하면서 차별점이 사라졌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샌포드C 번스타인’의 알베르토 모엘 분석가는 “애플을 따라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지만, 제품의 수준은 애플만큼 좋지 않다”며 “샤오미가 성장성 한계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한국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 판매량 1위인 삼성전자는 한때 35%에 달했던 점유율이 계속 떨어져 20%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LG전자의 점유율은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는 시장이 포화상태에 직면한데다, 스마트폰 기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소비 패턴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혁신가의 딜레마’라는 말로 설명한다.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기업이 더 이상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면, 후발 주자들은 혁신이 없더라도 기존 제품의 성능을 개선하는 식으로 시장을 빼앗는다는 것이다.

단국대 벤처경영학과 남정민 교수는 “이제부터는 수많은 업체들이 제한된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마트폰이 10여년 전 노트북이 걸어간 길을 뒤따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설계와 기능은 점점 획일화되고 뻔해졌다. 스타일만 다를 뿐 기능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의미다. 신제품도 몇 년 전에 구입한 모델과 기능에 큰 차이가 없다.

에릭슨이 40개국 1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6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두 명 중 한 명은 “스마트폰이 5년 안에 과거의 물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85%는 “5년 안에 웨어러블 기기가 스마트폰 대신 널리 사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위크는 “스마트폰 산업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휴대전화 의존도가 줄고, 대신 다른 기기를 통해 앱·서비스에 연결하는 식으로 일을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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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상렬 특파원,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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