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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사이트]헌법재판소, 국회선진화법 총선 전에 결론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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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28일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 심판청구 사건의 공개 변론을 열린다. 사건 접수 1년만이다. 선진화법 조항이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문제가 된 조항은 두가지다.

선진화법에선 쟁점 법안을 본회의에 올리려면 재적 의원이나 상임위 의석의 5분의3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 요건은 천재지변, 국가비상사태, 여야 합의라는 세 가지로 엄격하게 제한돼 있다.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등 청구인 19명은 이런 규정들이 국회의원 개개인의 표결 및 심의권을 침해한다고 지난해 1월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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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헌재에서 국회 선진화법 권한쟁의 심판청구 사건의 공개 변론이 열린다.


먼저 5분의3 이란 특별 의결정족수를 모든 안건에 적용하는 보편적 의결 원칙으로 바꾼 조항은 헌법상 다수결 원리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헌법 49조는 헌법이나 법률에서 특별히 규정한 경우가 아니면 국회가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 요건을 여야 협의가 아닌 합의로 제한한 건 만장일치를 요구하는 지나친 제한이어서 본회의 상정을 원천 봉쇄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엔 반론도 있다. 가중 다수결이나 단순 다수결은 국회가 스스로 결정할 입법자의 재량으로 단순 다수결이 절대적 원칙은 아니란 의견이다. 또 국회가 내세운 위원회 중심주의에 따르면 상임위와 법사위를 건너뛰는 직권 상정이아말로 의원들의 심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니 좁히는 게 정당하다는 것이다.

◇선진화법, 여당 "문제 많다" VS 야당 "문제 없다"
대체로 정부와 다수당인 여당은 선진화법의 문제를 부각시키는 쪽이다. 야당은 선진화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여론은 반대 편이 조금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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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주장엔 나름의 일리가 있다.

대한민국 국회는 크로스 보팅을 허용한다. 의원들이 실제로 교차 투표를 한다면 5분의3 요건을 입법 마비, 표결권 침해로 곧바로 연결하는 건 쉽지 않다. 오히려 선진화법 모델 국가들의 토론 정치를 수입하는 게 더 큰 관건이 된다.

하지만 우리 현실에서 정당들은 소속 의원을 당론으로 묶어 두고 있다. 5분의3 이상의 거대 정당이 없는 상황에서 선진화법은 쟁점 법안의 입법 교착으로 이어지고 표결권에 영향을 미치는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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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화법은 다수 여당이 법안 통과를 강행하고 소수 야당이 이를 막으려는 과정에서 폭력이 난무하는 걸 막자는 취지로 생겼다.


선진화법은 18대 국회 막바지인 2012년 5월 한나라당 주도로 탄생했다. 다수 여당의 강행 처리와 소수 야당의 실력 저지 과정에서 전기톱에 해머까지 등장한 폭력과 몸싸움을 국회서 사라지게 하자는 게 입법 취지다.

배경엔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이 있다. 역대 여당은 야당 반대를 뚫고 입법을 손쉽게 관철하기 위해 해마다 의존도를 높여왔다. 1973년 도입된 뒤 16대 국회에선 6건이 직권 상정됐지만 17대는 29건, 18대엔 99건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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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 상정때마다 '동물 국회'가 연출된 건 물론이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등장한 게 선진화법이다. 소수파 권한을 강화하고 모든 안건을 여야가 대화와 타협으로 처리하자는 뜻이 반영돼 있다.

문제는 19대 국회에서 이 법을 시행한 결과 순기능보다 많은 부작용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이 법을 무기로 법안 처리를 막으면 어떤 법도 처리할 수 없어 '식물 국회'란 비난이 나왔다.

2014년 5월부터 9월까지 세월호 특별법으로 대립했던 여야는 '151일간 법안 처리 0건'이란 기록을 만들었다. 지금도 대한민국은 선거구 실종에 개혁 법안이 표류하는 입법비상 공화국이다. 단상 점거는 사라졌지만 법안 점거가 계속돼 입법 마비가 국정 마비로 이어지는 중대한 장애가 생긴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선진화법을 야당 결재법으로 불렀고, 다수당이 아닌 소수당이 법안 처리를 좌우하는 게 민주주의 다수결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선진화법 부작용에 법안 처리 효율성 높이도록 개정 움직임
선진화법 개정 노력은 두 조항을 수술해 법안 처리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쪽에 집중돼 있다.

새누리당 개정안은 직권 상정 요건에 '재적의원 과반수가 본회의 부의를 요구할 때'를 추가했다. 여야간 합의가 없어도 과반수 요구로 법안 처리가 가능토록 다수결 원칙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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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선진화법을 바꾸려면 야당이 길목을 막고 있는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5분의3 법을 고치기 위해 5분의3이 필요한데 야당은 "선진화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의화 의장은 "잘못된 법을 고치기 위해 또 다른 잘못을 저지를 순 없다"며 여야 합의를 법안 처리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일이다.


◇선진화법 해법의 핵심은 시기, 헌재가 총선 전에 해결해야
국회가 자기들이 만든 법의 위헌 여부를 가려 달라고 헌재에 요청하는 건 우습고도 슬픈 일이다. 하지만 여야가 출구를 찾지 못한다면 결론을 내리는 건 헌재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 합헌이라면 한국 정치가 이 법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위헌이라면 국회가 20대 임기 전에 새로운 룰을 만들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게 합리적이다.

헌재가 공개 변론 이후 언제까지 결론을 내야 한다는 규정은 따로 없다. 법에 정해진 헌재의 심판기간 180일은 이미 경과했다. 이왕 공개 변론까지 했다면 4월 총선 전이 판단을 내릴 적기다. 선진화법은 다수당이냐 소수당이냐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진다. 총선에서 다수당과 소수당이 정해진 다음엔 헌재의 결론이 오해를 받을 소지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19대 국회 임기 내에 논란을 매듭짓고 유산을 20대 국회로 넘겨주지 않는 게 현명한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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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 Another
19대 국회가 식물 국회가 된 건 선진화법 때문이 아니란 주장도 있다. 법안 통과 건수만 놓고 보면 17대 국회는 2894건, 18대는 4890건의 법안이 처리됐지만 19대 국회는 현재까지 6005건의 법안을 처리했다. 선진화법이 오히려 여·야 모두에게 적극적으로 협상을 모색하는 계기를 제공해 법안 처리 건수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여·야가 쟁점 법안에 대해 논의 자체를 회피하는 현상을 외면하고 있다. 실제로 핵심 법안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활성화, 경제민주화, 노동개혁 관련 법안은 대부분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또 국회 입법이 급증하는 추세여서 법안 처리가 많아졌지만 법안 가결률은 19대 국회가 역대 최악이다. 1만 7000여건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5000여 건으로 가결률이 30% 수준이다. 18대 국회는 44.4%, 17대 국회는 50.4%였다. 16대 국회 이전엔 60% 이상이다.
법안 처리 건수가 많아졌다는 건 여야 간 타협이 대규모 '법안 연계 거래' '졸속 입법'을 만들었다는 부정적 측면도 포함한다. 여야 지도부의 주고 받기식 타협이 급증했다는 얘기다. 선진화법이 정치적 야합을 다반사로 만들고, 아무 관계없는 법안을 여·야가 서로 맞바꿔야 국회가 돌아가는 '국회마비법'이란 주장이 그래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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