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유나의 심장은 다른 이에게 이식되면서 숨을 쉬겠지~ 그래도 어딘가에서 유나가 숨 쉬고 있다고 생각하면 기쁠 거 같다.…유나 이제 유나를 진짜 천국으로 떠나보내야 할 시간이 돌아 왔구나. 길 잘 찾아 가고 할머니 만나서 그동안 못 다한 얘기 많이 들려주고…천국에서 기쁘게 여기서 살던 것처럼 지냈으면 좋겠네. 가서 가브리엘 천사 꼭 만나라. 그동안 고생했다. 이제껏 잘 커줘서 고맙고 감사하다.”

지난 21일(한국시간) 오전 사촌이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가던 중 과속차량과 충돌, 뇌출혈을 일으킬 정도로 큰 부상을 당했다. 생사를 오가던 김 양은 지난 24일 오전 2시43분쯤 미국 의료진에 의해 뇌사 판정을 받았다.
김 양이 뇌사 판정을 받자 부모인 김제박(50)·이선경(45)씨는 조심스럽게 딸아이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천사’같이 착한 딸도 분명 기뻐할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다. 먼저 말을 꺼낸 건 아버지 김씨였다.
과거 가톨릭을 믿는 17세 소녀가 큰 병을 얻은 후 뇌사상태가 되자 신자인 아버지가 딸아이 장기 기증을 선택해 여러 명에게 새 생명을 줬다는 기사가 떠올랐어요. 아픈 딸아이를 계속 이렇게 두고 보는 건 부모의 욕심인가 싶었죠.”

고 김유나양의 호흡기를 빼기 바로전에 사촌 여동생이 그녀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사진제공 김유나양 가족]
어머니 이씨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아빠랑 모든 식구들이 너를 보내주기로 결심해서 너를 바라보고 있는데 조용히 아빠가 와서 그러더라…여보 우리 유나 장기 기증…이렇게 어렵게 말하는데 엄마는 망설이지 않았어. 나도 그 생각 했는데 미안해서 말 못하고 있었다고 그렇게 하자고 바로 답했다. 엄마 아빠 잘했지~”하고 애절한 마음을 드러냈다.김양의 심장·폐·간·췌장 등 장기는 새 삶을 기다리는 어린이 등 세계의 7명에게 이식됐다. 피부·혈관 등 일부 조직도 도움이 절실한 20명과 나눴다. 전 세계에 사랑을 퍼뜨린 김 양의 장례미사는 다음달 6일 제주시 노형성당에서 있을 예정이다.

고 김유나양 일기장. [사진제공 김유나양 가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