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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귀어 바람…4년 준비 6년차 어부 연소득 6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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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보안요원으로 일하다 새우양식장 사장으로 변신한 구연배씨가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자신의 양식장에 앉아 새우그물을 손질하고 있다. 구씨는 2007년부터 이모부에게 새우 양식기술을 배우는 등 4년 가까이 귀어를 준비한 뒤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새우 양식에 성공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호주에서 20여 년을 거주해 온 안이영(57)씨는 2013년 귀국 직후 해양수산인재개발원에서 귀어귀촌(歸漁歸村) 교육을 받았다. 오랜 이민생활을 접고 고국의 바닷가에서 새 삶을 시작하기 위해서였다.

가산동 귀어센터 하루 10명 상담
호주서 온 50대도 낚싯배 운영
섬·갯벌 많은 전남이 가장 인기
공동작업 많아 주민들과 융화 필수
지자체 정착금·기술지원 도움 돼


귀국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시장조사를 해 온 안씨는 충남 서천군 마량항 인근에서 낚시어선 선장으로 ‘인생 2막’을 열었다.

안씨는 “호주에서 우럭 매운탕이 나오는 TV 화면을 본 뒤 고국의 바다를 줄곧 동경해 왔다”며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즐겁고 활력이 넘친다”고 말했다.

 팍팍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제2의 인생을 어촌에서 시작하려는 도시인이 늘고 있다. 농촌을 찾는 귀농(歸農) 행렬도 많지만 요즘에는 어촌으로 사람이 많이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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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엔 “바다 일은 힘들다”며 기피했지만 최근엔 어촌에서 고가의 수산물을 취급하면 농촌보다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 ‘반퇴시대’에 어촌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어민들의 삶을 직접 체험하는 ‘삼시세끼’ 등 방송 프로그램도 귀어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는 평가다.

 하지만 어촌 정착을 가로막는 장벽은 여전히 많다. 성공적 귀어를 위해서는 뱃일이나 양식기술 등 전문성이 필요하다. 외지인에 대한 텃세도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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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아무런 준비 없이 무작정 귀어를 감행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고 충고한다. 많은 사람이 귀어를 꿈꾸면서도 정작 어촌에서의 도전을 꺼리는 이유다.

 이런 귀어 희망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기관들이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귀어귀촌 관련 상담센터들이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귀어귀촌종합센터는 귀어귀촌 분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성공적인 귀어를 돕기 위해 해양수산부가 2014년 10월 문을 연 이후 1년2개월간 2477명이 상담을 받았다. 평일에 하루 평균 10명가량이 상담전화를 걸어온다.

전화 한 통이면 귀어에 대한 준비 절차나 지원정책, 교육기관 등을 상세히 알려준다. 귀어를 희망하는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귀어 교육·지원시설과 연결도 해 준다.

 가장 인기 있는 귀어 희망지로는 수산자원이 풍부한 전남이 꼽혔다. 센터 측이 지난해 10월 전체 상담자 중 16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응답자의 21%가 전남을 선택했고 경남(18%), 충남(11%), 경북(5%), 부산(4%), 강원도(4%) 순이었다.

전남이 ‘귀어 1번지’가 된 이유는 국내 해안선의 46%(6475㎞), 섬의 62%(2219개), 갯벌의 42%(1037㎢) 등을 보유한 천혜의 자연환경 때문으로 분석됐다. 전국 해조류의 79%, 전복의 80% 등을 생산해 어가 소득도 높은 편이다.

14만4547㏊의 전국 양식장 면적 중 74%(10만6836㏊)가 전남에 몰려 있는 것도 귀어 희망자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다.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서 친환경 새우농장을 하는 구연배(42)씨는 청정한 전남의 자연환경에 반해 4년 가까이 준비해 귀어를 결심한 경우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보안요원으로 활동하다 새우 양식에 빠져 2010년 섬으로 들어갔다.

귀어 이후 구씨는 항생제를 쓰지 않는 양식 방법을 고집해 연간 6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서울 강남의 8학군 출신인 구씨는 “서남해안은 귀어 희망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천국”이라고 말했다. 경남·경북·충남 등지에도 귀어인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계획 수립과 전문적인 교육·상담 등을 성공적인 귀어의 필수 요인으로 꼽는다. 무작정 귀어를 희망했던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센터에서 상담을 받자마자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존 주민들과 융화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어촌은 주민들이 함께하는 공동작업이 많은 데다 외지인들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홍승택 귀어귀촌종합센터 전문위원은 “성공적으로 정착한 귀어인들은 주민들의 어선 및 기계를 수리해 주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마을을 홍보하는 등 주민들과 융화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홍 위원은 또 “초기 정착자금이나 기술력이 부족한 귀어인들은 정부와 지자체들이 시행 중인 다양한 지원정책을 꼼꼼하게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신안·울진=최경호·차상은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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