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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선진화법, 권력자 찬성하자 반대 의원들 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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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6일 2012년 국회선진화법이 만들어진 배경을 언급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거론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중장기 경제어젠다 추진 전략회의’에서다.

2012년 국회법 개정 배경 언급
당시 권력자는 박근혜 비대위장
논란 일자 “법 개정 강조하다 실언”
김무성 “최경환은 막강 실력자”
공천 주도권 둘러싼 미묘한 갈등

 김 대표는 “왜 망국법인 국회선진화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느냐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우리 당내 거의 많은 의원이 반대를 했는데, 당시 권력자가 찬성으로 돌자 반대하던 의원들이 모두 다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의 발언이 전해지자 새누리당 당직자들은 귀를 의심했다. 그가 언급한 “당시 권력자”는 다름 아닌 박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선진화법이 통과된 2012년 당시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였다. 게다가 당시 박 위원장은 19대 총선 직후 기자간담회(4월 25일)에서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총선 전에 여야가 합의했고, 국민께도 약속했기 때문에 이번에 꼭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제기되는 우려를 잠재우는 발언이었다. 그로부터 2주일 뒤인 5월 2일 열린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국회선진화법은 가결됐다.

 반면 당시 평의원이던 김 대표는 선진화법안 표결에 반대표를 던졌다.

재석 의원 192명 중 127명이 찬성했는데, 그는 반대 의원 48명 중 하나였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최근까지도 사석에서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나는 선진화법에 처음부터 반대했던 사람인데, 선진화법 때문에 가장 고생하는 사람도 나”라는 주장이었다.

김 대표는 2014년 7월 당대표 취임 이후 ▶세월호특별법 ▶공무원 연금개혁 ▶노동개혁 등 굵직한 사안의 국회 처리를 주도해왔는데, 그때마다 선진화법을 내세운 야당의 반대에 애를 먹었다.

특히 노동개혁과 관련해선 현재까지도 “빨리 관련 입법조치를 완성해 달라”는 청와대의 압박과 야당의 반대 사이에 끼어 있다. 이러다 보니 당내에선 김 대표의 26일 발언에 대해 “답답한 마음에 선진화법 도입에 대한 박 대통령 책임론을 우회적으로 제기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김 대표 측은 “해프닝일 뿐”이라며 발언 의미를 축소했다. 김 대표와 가까운 김성태 의원은 “김 대표가 선진화법을 바꿔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던 중 나온 단순한 실언”이라며 “작심하고 박 대통령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발언 배경을 묻는 의원들에게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운 것으로) 오해하지 말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이날 행사 직후 기자들을 만났을 때도 경제부총리에서 물러나 최근 당으로 복귀한 최경환 의원에 대해 “정권의 막강한 실력자다. 많은 대화를 해 의견을 조율하겠다”고 했다. 친박계의 의견을 물어 가며 총선 국면을 관리하겠다는 유화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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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와 친박계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만 청와대는 내색을 하지 않으려 했다. 어떤 입장도 내지 않았다. 김 대표의 발언 후 청와대와 김 대표 측의 대화도 있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 보기에 당·청 간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어 걱정스럽다”며 “여당 대표의 발언은 항상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친박계는 직접적으로 따졌다. 대통령 정무특보 출신인 친박계 윤상현 의원은 “김 대표가 사실관계를 잘못 알고 있다”며 “김 대표 주장대로 ‘권력자’를 따라 당론이 바뀐 것이라면 나 같은 사람부터 찬성으로 돌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윤 의원도 선진화법 표결 때 반대했다.

 김 대표의 발언을 두고 총선 공천을 주도할 공천관리위원장(과거의 공천심사위원장) 선임을 둘러싼 친박계와의 신경전을 바탕에 깔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친박계는 4선 중진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의원을 밀고 있다.

반면 김 대표는 26일에도 ‘이한구 카드’에 대해 “생각을 안 하고 있다”고 못 박았다. 김 대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 김능환 전 대법관, 이석연 변호사 등 법조인 출신을 선호하고 있다.

남궁욱·최선욱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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