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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만수대 창작사, 앙코르와트에 4만5000명 인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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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만수대 창작사가 해외에서 제작한 작품들. 왼쪽부터 캄보디아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에 그려진 12세기 앙코르와트 건설 상상도. [중앙포토]


국제 사회가 핵 실험을 감행한 북한 제재 방안을 모색 중인 가운데 북한이 ‘예술 수출’로 외화벌이에 나섰다. 북한의 엘리트 미술 창작단체인 만수대 창작사가 그 주역이다.

캄보디아 파노라마 박물관 지어
10년간 입장 수입 가져가는 조건
농구장 4개 크기 ‘왕조 그림’ 압권


 2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말 캄보디아의 세계적 유적지 앙코르와트 인근에 개관한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은 만수대 창작사의 작품이다. 박물관의 개념과 설계는 물론, 자본도 만수대 창작사가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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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만수대 창작사가 지은 캄보디아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에 따르면 북한은 박물관 공사비 1000만 달러(120억원)를 투입했다. 만수대 창작사가 이 같은 거액을 직접 투자한 것은 처음이다.

박물관 부지는 6000여㎡, 건물 연면적은 5000여㎡, 건물 높이는 34m다. 공사는 2011년 시작돼 지난해 12월 초 개관했다. 앙코르와트에서 3㎞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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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갈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비’. [중앙포토]

 박물관 곳곳에는 앙코르와트를 소개하는 멀티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앙코르와트의 건설 과정을 보여주는 200여 석의 3D 입체 영화관도 갖추고 있다.

압권은 12세기 앙코르 왕조의 역사를 묘사한 초대형 원형 파노라마 그림이다. 농구장 4개를 합친 크기에, 그림 속 등장 인물만 4만5000명에 달한다. NYT는 만수대 창작사 소속 예술가 63명이 캄보디아로 날아와 4개월 동안 머물며 그림을 그렸다고 전했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직속인 만수대 창작사는 1959년 설립됐다. 주체사상탑 등 북한 체제 선전물을 주로 제작해오다 90년대부터 해외로 눈을 돌렸다.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발주하는 대형 예술품 제작을 저가로 수주했다.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 세워진 높이 52m의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비(2010년)’ 건립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동화분수(2005년)’ 복원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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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동화분수’. [중앙포토]

 북한과 캄보디아는 김일성 주석 시절인 70년대부터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김일성은 노로돔 시아누크 국왕에게 평양 외곽에 ‘왕궁’에 버금가는 고급 주택을 선물했고, 시아누크는 김일성을 “형제나 친구 이상”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만수대 창작사가 과거 유대만으로 박물관을 세운 건 아니다. 앙코르 박물관은 납품 방식이던 과거 해외 사업과는 차원을 달리 한다.

NYT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박물관 수입은 만수대 창작사가 갖는다. 이후 북한과 캄보디아가 수입을 나눠 갖다가 최종적으로 캄보디아 정부 기구에 박물관 소유·관리권이 이전된다.

 만수대 창작사로서는 세계 최고 유적지 중 한 곳에 세워진 박물관에서 나오는 외화를 벌 수 있게 됐다. 달러 벌이에 안간힘을 쓰는 북한으로선 새로운 현금 창출 수단을 갖게 된 셈이다.

앙코르유적을 찾는 관광객은 2000년 40만 명에서 지난해 250만 명 이상으로 5배 이상 늘었다. 한국인은 지난해 40만 명이 앙코르와트를 찾아 중국인에 이어 가장 많이 방문한다. 앙코르 박물관 원형 파노라마 섹션의 외국인 관광객 입장료는 15달러(1만8000원) 수준이다.

 북한의 현금 수익원 봉쇄를 고민 중인 서방으로선 앙코르 박물관이라는 예기치 않은 고민거리를 마주하게 됐다.

프놈펜포스트에 따르면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와치(HRW)는 “앙코르와트를 북한과 같은 인권 탄압국과 연계시킴으로써 캄보디아는 역사적 유산을 더럽히고 있다”며 “관광객들은 박물관에 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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