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신학철·임옥상…한국 화단 리얼리즘 재조명

기사 이미지

임옥상 ‘귀로’, 종이부조에 먹·채색, 180×260㎝ 1984(사진 위). 이종구 ‘이씨의 여름’, 부대종이에 아크릴릭, 150×210㎝ 1991. [사진 가나아트]

‘리얼리즘’이란 단어가 불온한 사상이나 스타일을 가리키는 말로 오인 받았던 적이 있다. 1970~80년대 얘기다. 리얼리즘은 사실주의(寫實主義), 즉 객관적 사물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그려내려고 하는 사조인데 왜 문제가 됐을까.

28일부터 가나인사아트센터
“민중미술로 묶을 수 없는
독자적 작품세계 지닌 8명”
유홍준 교수가 전시 자문

아마도, 리얼리즘의 표현 방식 가운데 편협한 부분에만 돋보기를 들이댄 데다 일부 기득권층이 자신들에게 불편한 비판적 색채를 색안경 끼고 들여다본 까닭이 아닐까 싶다.

 이렇듯 타의에 의해 ‘금지된 상상력’을 복원하자는 전시회가 열린다. 28일 서울 인사동길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 II-리얼리즘의 복권’이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전시자문을 맡아 80년대 한국 화단에서 자생적으로 피어났던 현실주의 미술의 계보를 8명 작가 작품으로 재조명한다. 유교수는 “이 8명은 ‘민중미술’이란 울타리로 묶을 수 없는, 각기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지닌 대형작가”라고 소개했다.

 신학철(72)씨는 역사의 맥박과 농촌의 서정을 조화시킨 사진 콜라주 기법으로 이름났다. 1982년 발표한 ‘한국 근대사’ 연작으로 제1회 미술기자상, 제1회 민족미술상을 받았다.

임옥상(66)씨는 어떤 대상을 만나도 현실적 해석으로 물고 늘어지는 시대정신이 뛰어나다. ‘현실과 발언’ 창립 동인으로 다양한 형식의 사회 참여 가능성을 열어놓은 아트 피디(Art PD)를 자임한다.

 황재형(64)씨는 현장주의자다. 탄광촌 막장의 풍경과 인생을 살아 숨 쉬는 날 것의 싱싱한 조형언어로 풀어놓는다. 민정기(67)씨는 본질 또는 근본으로부터 자꾸 멀어져가는 한국인의 일상을 여러 가지 조형어법으로 환기시킨다. 진정한 삶에서 소외된 인생의 쓸쓸함이 민낯을 드러낸다.

 권순철(72)씨는 돌멩이를 바숴버리듯 얼굴 또는 풍경을 해체하는 기법으로 근원을 찾아간다. 이종구(62)씨는 농촌과 농민, 고향 산천을 양곡 포대를 캔버스 삼아 진득하고 착실한 토속적 사실주의로 밀고 나간다.

오치균(60)씨는 어둡고 거친 물감 덩어리의 질감으로 고뇌에 빠진 신체 또는 대도시의 삭막한 분위기를 승화시킨다. 고영훈(64)씨는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재현한 상충되는 이미지들의 결합으로 환영의 극한을 보여준다.

 유 교수는 “올해는 리얼리즘 미술의 단골 전시장이었던 ‘그림마당 민’ 개관 30주년에, 대표작가라 할 판화가 오윤의 30주기여서 80년대 미술의 현장과 작가들을 불러 모으는 ‘오윤과 친구들’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나아트 측은 지난해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 첫 기획으로 단색화(單色畵)를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 ‘리얼리즘’전을 준비하면서 국내보다 국외에 어떻게 보여줄까를 고심했다고 한다.

영어판과 중국어판 도록을 발간하는 배경에는 세계 미술시장에서 단색화가 뜬 데 이어 한국 리얼리즘 미술에 대한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시는 2월 28일까지. 2월 3일 오후 3시 전시장에서 유홍준 교수의 강연이 열린다. 02-736-1020.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