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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콕 집어낸다, 모나리자 미소에 담긴 8가지 감정

  

지난달 22일 중국 둥팡(東方) 위성방송의 아침 뉴스쇼에 새로운 기상 리포터가 등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한 ‘샤오빙’이라는 인공지능(AI)이다.

한국 신성장 동력 10 <7> 인공지능
글로벌 IT 공룡들 ‘AI 대전’
스마트카·로봇·IoT의 핵심 두뇌
한국 기술 수준, 미국 73%에 불과
구글, 채팅 로봇 메신저 적용 계획
“맛있는 게…” 띄우면 맛집 추천
MS·애플은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
삼성·SKT 게임·번역 SW 개발 속도


17세 소녀의 얼굴을 한 샤오빙은 낭랑한 목소리로 “스모그가 심하니 외부 약속을 잡지 말라”고 전했다.

샤오빙은 현재의 기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방송 진행자와 간단한 대화도 한다. 앵커 보쉬쉬는 “설마 AI가 우리 밥그릇까지 빼앗는 것은 아니겠지요”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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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암센터인 미국 뉴욕의 메모리얼슬론 케터링에서는 IBM의 AI ‘왓슨’이 전문의와 함께 암·백혈병을 진단한다. 미국종양학회에 따르면 왓슨의 각종 암 진단 정확도는 91~100%. 전문의의 초기 오진비율(20~44%)보다 높은 정확도를 나타낸다.

왓슨은 의료진이 각종 임상정보를 입력하면 환자의 상태와 성공 확률이 높은 치료법 등에 대해서도 조언해준다. 왓슨의 역할이 커지면서 이 암센터는 ‘왓슨 종양내과’라는 부서까지 만들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AI 대전(大戰)’이 본격화되고 있다. 애플·MS·퀄컴·테슬라·우버, 일본의 도요타, 중국의 바이두 등은 유망 벤처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우수 인력을 공격적으로 영입하면서 AI 주도권 확보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AI란 인간과 비슷하게 스스로 학습·판단하는 컴퓨터 시스템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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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에 쓰이는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PX 2’는 사물의 모양·특징을 학습한 인공지능이 차량 종류, 사람, 신호등, 표지판 등을 구분한다. [중앙포토]


  구글은 사용자의 질문에 답해주는 AI 챗봇(채팅 로봇)을 새 모바일 메신저에 적용할 계획이다. 예컨대 챗봇에 “맛있는 게 먹고 싶다”고 메시지를 보내면 챗봇은 사용자의 검색 기록에서 취향·입맛을 분석해 맛집을 추천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경쟁자를 따라잡을 수단으로 AI를 접목하려 한다”며 “사용자들이 계속 구글 검색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구글의 목표”라고 분석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아이언맨의 자비스 같은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을 올해 목표로 정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AI가 내 목소리를 인식해 집 안의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친구의 얼굴을 인식해 자동으로 대문이 열리고, 딸의 방에서 벌어지는 일도 내게 알려주도록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비밀 프로젝트로 AI 연구개발(R&D)을 진행했다면 최근엔 관련 플랫폼을 적극 개방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다. 주요 IT기업은 쉽게 AI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무료 ‘오픈소스’로 내놓으면서 생태계 확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자사의 AI 기술을 표준규격으로 삼으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우수한 두뇌들이 소프트웨어를 마음껏 쓰게 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힌트를 얻고, 이들을 차후 회사로 끌어오려는 목적도 있다.

 이들이 AI에 주목하는 이유는 활용 분야가 넓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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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이미지 기반 자동번역 기술은 스마트폰 화면에 글자를 비추면 이를 번역해 보여준다. 인공지능이 이미지에서 문자를 식별하고, 어떤 언어인지 파악해 번역한다.


이미 AI는 포털의 검색어 자동 완성 기능, 일정 관리 같은 간단한 일에서부터 자동차 간 거리 조절, 금융권의 자산 관리, 스포츠 전력 분석 등 빠르게 실생활과 접목하고 있다.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스마트카·로봇·사물인터넷(IoT)도 ‘두뇌’ 역할을 하는 AI 없이는 무용지물이다.

 앞으로는 AI의 발전에 따라 컴퓨터 자판이 사라질 수도 있다. 음성인식 기술의 고도화로 사용자는 말로 PC에 명령을 입력하고 문서를 작성한다. 자동번역 서비스와 접목하면 외국인과 의사소통도 자유롭게 된다.

MS가 개발한 감정인식 프로그램은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분노·경멸·공포·혐오·행복·중립·슬픔·놀라움 등 8가지 감정상태를 확인한다. 신제품 발표 때 고객들의 표정·반응을 분석해 마케팅 등에 응용할 수 있다.

2020년이면 AI 로봇이 투자 상담을 하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운용 자산은 2조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은 그간 AI에 소홀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따르면 AI에서 가장 앞선 미국의 기술수준을 100이라고 했을 때 한국은 73.1에 불과하다. 유럽(85.7), 일본(83.7)보다도 10포인트 이상 낮다. 28개 평가 분야의 평균이 83.9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뒤처진다.

 이대로라면 해외 시장에서 싸워보기는커녕 국내 시장을 외국 기업에 그대로 갖다바칠 수 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헬스케어·핀테크 등은 우리가 뒤처지는 분야였지만 최근 투자가 늘면서 많이 따라잡았다”며 “특정 산업별 AI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늦었지만 한국도 팔을 걷어붙이기 시작했다. 삼성은 AI가 사용자 욕구를 먼저 파악해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IoT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AI기술을 보유한 벤처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근배 삼성전자 SW연구센터 전무는 최근 한 콘퍼런스에서 “AI 전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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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 등도 AI를 활용한 음성인식·게임·검색·번역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 번역기는 국내 최초로 ‘2015 아시아 번역 품질 평가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송대진 충북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한국이 선도적인 기술 개발이나 플랫폼 선점은 늦었지만 주요 해외 기업을 빠르게 쫓아갈 수준은 된다”며 “특유의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 시장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잡아 선두권을 추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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