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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제 대구로 만들었어요 스코틀랜드 전통 가정식

“매일 요리하지만, 솔직히 말해 요리를 별로 즐기진 않아요. 관저에 손님들을 초대할 때면 저보다 제 남편이 부엌에서 더 바빠지는 걸요? 제게 요리란, 두 딸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사랑의 노동(labor of love)’인 셈이죠.”



주한 영국 대사 부인이자 영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 국제회의 통역사인 파스칼 서더랜드는 웃으며 거침 없이 고백했다. 이번 시리즈의 특별 요리를 위해서도 남편 찰스 헤이 대사를 대동해 도움을 받았다. 영국은 이번 시리즈에서 에콰도르에 이어 대사 부부가 나란히 요리한 두 번째 국가다.



[대사부인 맛 대 맛] -21- 주한 영국 대사 부인의 ‘컬른 스킨크’

대사 부부가 선보인 요리는 스코틀랜드의 대표 가정식 ‘컬른 스킨크(Cullen skink)’. 훈제 해덕대구를 활용한 일종의 스튜요리다. 이름에 그 유래가 담겨 있다. 컬른은 스코틀랜드 북동쪽에 위치한 마을 이름, 그리고 ‘스킨크’는 ‘생선 스튜’를 의미하는 컬른의 전통 말이다. 해덕대구는 대구과의 바닷물고기인데, 일반 대구에 비해 몸이 길쭉하며 입이 작은 것이 특징이다.



“같은 생선 요리 중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겨울에 먹기 딱 좋은 보양식을 소개하고 싶다”며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서울의 임호택 셰프는 황금빛깔의 숯불장어구이를 선보였다.



“영국에 ‘피시 앤 칩스’만 있는 건 아니예요” 대사 부부는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스코틀랜드는 삼면이 바다를 마주하고 있어 풍부한 해산물로 유명하고, 냉장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부터 훈제로 생선을 보관하는 전통이 있다. 다양한 훈제 생선은 맛과 향이 풍부해 겨울이 되면 스튜 요리의 재료로 흔히 사용돼 왔다.



영국 생선 요리하면 한국인은 ‘피시 앤 칩스(fish and chips)’부터 떠올린다. 피시 앤 칩스는 얇게 썬 감자와 반죽한 생선을 튀겨서 만든 일종의 패스트푸드. 하지만 헤이 대사는 “생선을 피시 앤 칩스로 요리하는 건 끔찍한(terrible) 일”이라며 “그보다 훨씬 더 맛있게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훈제 해덕대구는 국내에서 구입이 어려운 관계로 이 날 현장에서는 일반 대구로 요리할 수밖에 없었다. 보완책으로 소금을 많이 첨가했다.



임 셰프는 “국내에서 훈제 대구를 접해본 적이 없다”며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은 훈제 오리나 훈제 연어만 먹어봤을 테니 훈제 맛에 익숙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가 아는 유럽인들은 굉장히 짜게 먹습니다. 한식 요리를 프로모션할 때 가보면 현지인들이 자꾸 소금을 더 넣어달라고 압박을 하는 정도예요. 영국과 인접한 스페인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어느 레스토랑을 가도 짠 음식밖에 없어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서더랜드 부인에게 현대 영국 음식은 어떤지 물었더니 그는 맛보다 전반적인 트렌드에 더 중점을 두는 듯했다. 대영제국 시대 이전부터 영국은 해외 무역이 발달해 타국의 다양한 재료와 요리에 일찍 눈을 뜰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2001년 당시 영국 외무장관이던 로빈 쿡은 인도식 커리의 일종인 ‘치킨 티카 마살라(chicken tikka masala)’를 가리켜 영국을 대표하는 요리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영국이 외부의 영향을 어떻게 흡수하고 적응하는지 완벽히 보여주는 예죠. 하지만 최근 진행된 설문조사를 보면, 과거 치킨 티카 마살라의 역할을 지금은 중국식 볶음국수가 대체했다는 군요.”



소금을 듬뿍 넣은 컬른 스킨크가 드디어 완성되자 임 셰프는 한 입 먹어보더니 “여전히 싱거운 것 같다”며 스코틀랜드 전통의 맛을 원할 경우 감자 또한 전분이 상당히 많은 걸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시중에서 파는 감자들은 일반적으로 수분이 많아 ‘리얼한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식재료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스코클랜드는 감자 요리가 상당히 발전한 국가입니다. 종류도 한국 감자하고는 농도 자체가 다르지요. 전분이 많은 감자는 스튜 요리의 농도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임 셰프의 말이다.



“장어 껍질 잘 제거해야 비린내 안 나” 스테미너를 높여주는 음식으로 잘 알려진 장어구이. 각종 비타민과 영양소가 풍부해 동의보감에서는 “오장이 허한 것을 보하고 폐병을 치료하며 기력을 회복시킨다”고 설명되어 있다. 철 성분이 풍부해 빈혈과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허약 체질을 개선하고 병후 회복에 이로운 각종 성분을 품고 있어 보양 음식의 대표주자로 불리기도 한다.



숯불 장어구이를 요리할 때 “비린내를 제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임 셰프는 “장어 껍질에 비린내의 원인이 되는 점액질 비늘이 있는데 그걸 제거해야 제대로 비린내를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린내를 잡기 위해 곁들일 수 있는 반찬 요리로 간단한 샐러드를 제시했다. 생강을 채 썰어 갖은 채소와 식초를 섞어 먹으면 입 안을 개운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일반인들이 흔히 실수하는 게 뭐냐고 묻자 임 셰프는 “소스를 바르는 타이밍”이라고 답했다. 장어를 초벌한 뒤 양념장이 살 속으로 잘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테크닉이 필요한데, 처음부터 소스를 바르고 구우면 장어가 타기 쉽고, 너무 많이 바른다면 결과적으로 짠 맛이 난다. 그래서 “장어를 잘 뒤집어 가며 소스를 골고루 소량씩 여러 번에 나눠 바르라”고 조언했다.



영국도 장어를 먹느냐는 질문에 헤이 대사는 “자주 먹진 않지만 젤리로 만들어 차게 먹곤 한다”며 “장어는 결코 인기 있는 생선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럼 스테미너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음식은 무엇이 있느냐”고 묻자 “만화영화 ‘뽀빠이’ 덕분에 시금치가 힘의 원천이라는 속설이 존재하지만, 그외에 계란 흰자·고기 말고는 한국만큼 두드러진 게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설명을 하는 사이에 숯불장어구이가 완성됐다. 헤이 대사는 한 입 먹어보더니 “향이 풍부하다”며 “부산에서 3주간 홈스테이를 했을 때 민박집 주인이 데리고 간 바닷가 근처의 식당이 새록새록 기억난다”고 평했다. 서더랜드 부인은 “장어구이 표면의 광택이 예사롭지 않다”며 “보는 즐거움이 맛을 극대화시킨다”고 칭찬했다.



 



● 컬른 스킨크 (4~6인분)



재료: 감자 750g, 채 썬 양파 1개, 물 1L, 해덕대구 또는 일반대구 500g, 우유, 소금, 후추, 상온에 보관한 가염버터 50g



만드는 방법 1. 커다란 냄비에 감자·양파·물을 담아 감자가 거의 익을 때까지 중간 불에 끓인다. 2. 1번 위에 해덕대구를 올려 생선이 충분히 익을 때까지?센 불에 2~3분 동안 끓인다. 3. 생선을 꺼내 식힌 뒤, 껍질을 벗기고 뼈에 붙은 살을 깨끗이 바른다. 4. 감자를 꺼내 껍질을 벗긴 뒤, 다시 냄비 속에 넣어 양파와 함께 으깬다. 5. 준비된 생선은 다시 냄비 속에 넣은 뒤, 기호에 따라 남은 재료를 넣어 간을 맞춘다. 빵을 곁들여도 좋다.



 



● 숯불장어구이 (4인분)



재료: 민물장어 800g, 진간장 1L, 맛술 1L, 설탕 500g, 물엿 500g, 생강



장어소스: 대파 100g, 물 3L, 통마늘 50g, 다시마 20g, 대추 40g, 양파 100g, 감초 10g, 계피 5g, 무 80g, 건고추 5g, 통후추 10g, 표고버섯 30g, 수삼 10g, 당귀 10g



만드는 방법 1. 장어의 뼈를 바른 뒤 머리를 제거한다. 잘라낸 뼈와 머리는 커다란 냄비에 담는다. 2. 지느러미를 가위로 자르고 살 사이에 박힌 잔가시는 핀셋으로 발라낸다.?종이타월로 물기를 없앤다. 3. 초벌구이를 위해 프라이팬을 달군 후 장어의 각 면을 3~4분 동안 굽는다. 4. 1번의 냄비 속에 대파와 물을 넣어 끓을 때까지 기다린 뒤, 나머지 장어소스 재료를 넣고 약한 불에 2시간 동안 졸인다. 체에 걸러 마무리한다. 5. 생강을 제외한 진강장·맛술·설탕·물엿을 4번 냄비 속에 넣어 약한 불에 1시간 동안 졸인다. 체에 걸러 얼음물에 식힌다. 6. 달군 프라이팬에 장어를 올린 뒤, 각 면에 장어소스를 꼼꼼히 발라 충분히 익을 때까지 4~5번 뒤집어가며 반복한다. 7. 생강을 곱게 채 썰어 찬물에 담갔다가 장어구이에 조금씩 얹어 내놓는다.



 



 



글 이성은 코리아중앙데일리 기자 lee.sungeun@joongang.co.kr, 사진 박상문 코리아중앙데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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