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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다이어리] 사보육비는 왜 연말정산 세제혜택 안 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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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련 경제부문 기자

6년 전 초겨울이었다. “올해 나이가…?” 비쩍 마른 그녀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쉰이면 많은가요? 건강한데….” 내게서 못미더워하는 눈빛을 읽었나 보다. 활기가 넘쳐 흐르는 직전 돌보미 생각이 안 났다면 거짓말이다. 그런데 미안했다. 고용주처럼 면접하고 있는 내 모습도 어색했다. 선한 인상을 믿고 우린 한 배를 타기로 했다. 나의 육아파트너 중 한 명인 ‘아줌마’ 얘기다.

 첫째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고 파트타임 가사도우미 체제로 전환하면서 잠시 헤어졌지만 둘째 육아휴직이 끝날 무렵 우린 재결합했다. 난 불규칙한 퇴근시간과 주말 출근을 커버해줄 수 있는 도우미가 절실했다. 식구 많은 아줌마는 돈이 필요했다. 물론 그 필요만으로 다시 만난 것은 아니다. 나보다 우리집에 더 오래 머물고,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더 긴 자리다. 월급여도 다시 정했다. ‘시세’와 애가 둘인 육아 여건 등을 감안해 내 수준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나는 생각하지만, 아줌마는 생각이 다를 수 있다).

 그런데 매달 아줌마 월급여 입금일마다 마음이 착잡해진다. 연말정산 시즌인 1월이 되면 더욱. 상당수 워킹맘들에게 육아도우미 인건비 같은 사(私)보육비는 취학 전 자녀에게 드는 비용 중 연간 지출규모가 가장 큰 항목이다. 공공 보육 인프라는 부실하고 하루 8시간 이상 근무 가능한 도우미 없이는 직장생활이 불가능한 워킹맘들은 적어도 연간 1500만~2000만원을 인건비로 쓴다. 이 인건비 상승 속도는 종종 워킹맘 임금 인상 속도를 앞지른다. 여성근로자 평균 임금이 남성의 63% 수준인 우리나라에서 ‘어지간한 직장 아니면 집에서 애 키우는 게 더 경제적’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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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하지만 육아·가사도우미 서비스는 세상이 다 아는 지하경제다. 대다수 도우미의 소득은 신고되지 않고, 부모들의 막대한 지출 역시 실재하지만 정부는 모른다. 아니 모르는 체한다. 연말정산 세제혜택 대상이 아니다. 심지어 여성가족부 보육지원 사업에서 연결해 준 아이돌보미 인건비도 연말정산에서 보육비 인정이 안 된다. 이 시장을 양성화하자는 얘기는 수년 전부터 나왔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초 발표했던 가사서비스 특별법 제정안은 현실성이 의심스럽다. 4대 보험을 보장하는 대신 실질임금이 떨어지고 세금도 내야 하는 양성화에 도우미들이 시큰둥하다.

 요즘 인터넷에선 “연간 1000만원 넘 는 보육도우미 비용도 인정 안 해 주면서 어떻게 애를 더 낳으라는 얘기냐”는 성토가 자자하다. 어린이집에 맡기면 되지 않느냐고? 어린이집이 아무리 늦게까지 문을 연들 야근 잦은 부모를 둔 죄로 하루 12시간 이상 시설에 아이가 있는 건 아동학대다. 수년간 계속된 이 아우성이 그들에겐 정말 안 들리는 걸까.

박수련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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