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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인재육성 시스템 만들어 정치신인들 평소에 키워라”

미국 의전서열 3위인 폴 데이비슨 라이언(45) 미국 하원의장은 밥 카스텐 상원의원실의 인턴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우편물 담당에서 경제 담당 보좌관 등으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은 후 의원이 됐다.

이화여대 유성진(정치학) 교수는 “미국에는 깜짝 정치인이라는 것은 없다”며 “의원실 인턴, 보좌관 등에서 능력을 검증받은 후 의회에 입성하는 데다 인재 영입이 사실상 연중 내내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 정치의 인재 영입은 다르다. 다른 곳에서 경력을 쌓은 후 ‘전문가’ 명패를 달고 정당에 영입된다. 인재 영입도 총선 1~2달 전에야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전문가들이란 특정 전문집단의 이해를 대변할 수도 있다는 뜻에서 경계해야 한다”(이원종 전 정무수석), “깜짝 영입은 정치의 이벤트화를 조장할 수밖에 없다”(고려대 임혁백 교수) 등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이유로 이제 한국의 정당들도 당 내부에서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임 교수는 “‘헌혈(선거용 인재 영입)’보단 ‘조혈모 세포 배양(정치신인 육성)’이 정답”이라며 “내부에서 인재를 키워야 정당의 정체성과 연속성이 보장되고, 그렇게 커 와야 의원들도 정치의 무게감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인재육성이 힘들다면 인재 영입 과정이라도 시스템화하자는 조언도 했다. 각 정당은 인재 영입을 전담하는 조직을 두고 있지만 어떤 기준으로 인재를 영입하는지는 공개되지 않는다. 당 대표 등의 권한으로 ‘발탁’하는 식이다.

성공한 인재 영입으로 평가받는 더불어민주당의 인재 영입도 문재인 대표의 측근들이 전담하고 있다고 한다.

정한울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교수는 “영입한 지 하루 만에 영입인사가 낙마하는 것은 인재 영입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정당 인재 영입도 영입 절차와 검증 과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인재 영입 후 애프터서비스를 주문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경희대 정종필(정치외교학) 교수는 “지금까지 선거 때마다 인재 영입 뒤에 ‘그래서 어떻게 됐느냐’는 답이 나오지 않았다”며 “새로운 정책과 대안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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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영입보다 당의 정책 개발 능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국민대 김병준(정책학) 교수는 “한국 정당의 문제는 인재 영입으로 달라지는 문제가 아니다”며 “인재 영입보다 당의 원칙을 분명히 세우고 자문기구를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정책 개발 능력부터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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