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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DJ 땐 진영 넘어 ‘이종교배’…지금은 1회성 영입 많아

총선용 ‘인재 영입’은 한국적인 현상이다. 폐쇄적인 한국 정당들은 선거 때만 진입장벽을 낮추곤 했다. 물론 그 대상은 각 분야에서 인지도가 높은 ‘에이스(선두주자)’에 국한했다. 영입의 진짜 목표가 표를 얻기 위한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성신여대 서현진(사회교육학과) 교수는 “각 정당이 (정치문제를) 고민해온 내부인보다 당선 경쟁력이 있는 외부인을 더 많이 국회로 충원하는 현상”(2014년 논문)이라고 총선용 인재 영입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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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왕적 총재’ 때 본격화= 영입이 한국 정치권의 관행이자 유행으로 자리 잡은 이유를 전문가들은 두 가지로 꼽는다.

 첫째 민주 대 반민주 구조가 오래 이어지면서 여야 구분만 있었을 뿐 각 정당의 정체성 차이는 별로 중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러다 보니 각 정당들은 정강·정책에 기반한 선거 전략을 짜기보다는 뜨는 인물을 데려와 표를 얻는 작전을 구사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TV드라마 ‘모래시계’의 실제모델이란 평가를 받은 평검사 출신 홍준표 변호사에게 여야가 모두 매달린 게 대표적인 사례다.

 둘째론 공천을 챙겨줄 수 있는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 같은 ‘제왕적’ 당 총재가 있었기에 인재 영입이란 이벤트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인재 영입은 YS나 DJ의 리더십의 산물”(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정한울 교수)이라거나 “민주화 이후 총선마다 외부 인사들이 대거 정당 공천을 받았다”(서현진 교수)는 분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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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엔 ‘평형수 역할’=당 총재 시절의 영입은 공천헌금 같은 비뚤어진 정치문화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1인 정당체제 내에서 총재의 정치적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 역할도 해왔다.

DJ는 96년 총선 때 대기업 임원(쌍용그룹 상무이사) 출신 정세균 의원, 영남(대구) 태생으로 판사를 지낸 추미애 의원, 군 출신 천용택·임복진 의원 등을 대거 영입했다.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씌워진 ‘좌파’ 이미지를 씻어내려는 수혈이었다.

 그해 총선에서 YS가 실시한 영입도 비슷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3당합당으로 민자당을 창당한 YS는 역으로 야권 성향 인사들에게 손을 뻗었다. 민중당 출신 이재오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이때 YS의 신한국당을 선택했다. 87년 박종철 사건을 수사한 검사였던 안상수 창원시장도 이때 영입했다.

 YS·DJ는 영입인사들에게 경력에 걸맞은 역할을 줬다.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YS의 인재 영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맞춤형 지역구’에 배정해 성장할 기회를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도 “DJ는 의원 한 번 시키고 말 사람은 데려오지 않았다. 집권 이후 쓸 자리까지 생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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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저격수 고용’ ‘이미지 팔이’=반면 최근의 인재 영입은 상대 진영을 공격하기 위한 ‘저격수 고용’이나 대중적 인지도만 빌려 쓰려는 ‘이미지 팔이’인 경우가 많다.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과거의 인재 영입엔 철학이 있었지만, 요즘 정당들은 길 가다 보이는 꽃이고 돌이고 마구 주워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다양한 여론 수렴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 국면에 영입한 인사 6명 중 4명은 변호사였다. 대부분 새누리당을 옹호하는 보수논객으로 활동해 왔고, 2명은 당적까지 갖고 있었다. 대야(對野) 화력은 강해졌을지 몰라도 YS·DJ 때 영입의 ‘이종(異種)교배 정신’은 사라진 용인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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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그림치료를 도왔던 차의과대학 김선현 교수를 영입인재로 발표했다가 검증 부실로 취소해 구설에 올랐다. 위안부 협상이 도마에 오르자 김 교수의 이미지를 차용해 보려고 서둘렀다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의원이 김동신 전 국방부 장관, 허신행 전 농림부 장관, 한승철 전 검사장 등 세 명에 대한 영입을 과거 경력을 이유로 불과 세 시간 만에 취소한 것도 ‘이미지 차용’의 실폐 사례로 거론된다.

 이원종 전 수석은 “이미지만 고려해 영입할 거라면 연예인들만 모셔오라”고 쓴소리를 했다. 경희대 정종필(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국민도 인재 영입을 보며 ‘한 번 이용하고 말겠구나’ 한다”고 말했다.

남궁욱·최선욱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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