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또 자녀 목숨 어른 맘대로…

우울증을 앓던 40대 가장이 자신의 부인과 10대 자녀 2명을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장비(포클레인) 기사인 가장이 자신도 일감이 없어 힘든데 아내마저 사업이 잘 안 풀리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21일 오전 9시10분쯤 경기도 광주시 경안동 N아파트 18층 최모(48)씨 집에서 최씨의 아내 김모(43)씨와 아들(18)·딸(11)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최씨도 비슷한 시각 아파트 앞 인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6분쯤 112에 한 남성으로부터 “아내를 둔기로 때렸는데 숨을 쉬지 않는다. 아이 두 명도 죽였다. 빨리 와 달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남자는 “밤이 무섭다. 잠도 오지 않는다. 문은 열려 있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집 안에서 3명의 시신을 확인했다. 김씨는 거실 식탁 테이블 밑에서, 아들은 작은방에서, 딸은 안방에서 각각 발견됐다.

김씨는 좌측 머리에 한 차례, 가슴에는 수차례 맞은 흔적이 발견됐다. 아들은 우측 머리와 가슴 등을 수차례 가격당했다. 우측 머리를 한 차례 가격당한 딸은 곰 인형을 안은 채 누워 있었다. 최씨는 거실 베란다 쪽 창문 밖 1층 인도에 떨어져 있었다.

 경찰은 최씨가 112에 신고하기 전인 오전 7~9시에 가족을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뒤 스스로 투신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래층에 살던 주민은 “오전 8시쯤에 쿵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경찰은 “숨진 3명은 반듯이 누워 있었고 반항한 흔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이 수면제를 먹고 자다 봉변을 당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은 최씨가 우울증을 앓아 온 것으로 보고 있다. 분노조절장애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씨가 사용하던 작은방에서 발견된 노트 한 장짜리 메모에는 “제주도에 일을 갔다가 일이 안 됐다. 그곳에서 먹은 약이 잘못됐는지 잠이 안 온다. 밤이 무섭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최씨가 지난 19일 인근 병원에서 불면증을 호소하며 우울증 치료를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또 최씨의 지인으로부터 “최씨가 많이 힘들어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지인은 “(최씨의) 부인 김씨가 렌터카 업체 경리 업무를 보다 최근 차량 2대를 매입해 사업을 했는데 일이 잘 안 돼 집이 넘어가게 생겼다고 한숨을 쉬었다”고 말했다.

 광주경찰서 석기동 형사과장은 “최씨와 아내가 얼마의 빚을 지고 있는지 등은 더 수사해 봐야 한다”며 “일단 가장이 가족들을 살해한 뒤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가족의 참변 소식이 알려지자 인근 주민들은 놀란 모습이었다. 같은 동 24층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가끔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다 보면 아이들이 굉장히 밝았다. 주말이면 가족끼리 함께 다니는 모습도 봤다”고 말했다.

옆 동에 사는 한 주민은 “이게 무슨 일이냐. 애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죽으려면 혼자 죽지”라며 혀를 찼다.

 이윤호 동국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최근 들어 ‘아이들은 내 소유물’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부모가 현실적 고통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구실로 함부로 아이들을 희생시키는 사례가 있다”며 “부모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부모 교육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