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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컴퓨터 운영체제 ‘붉은별’…사생활 엿봐 IT판 ‘5호 담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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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컴퓨터 운영체제 ‘붉은별’은 ‘리눅스 페도라 버전’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사진 슬래시기어]

“북한은 컴퓨터 운영체제(OS)를 자체 개발해 정보기술(IT)에서도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독일의 IT보안기업 ERNW는 지난달 말 한 국제회의에서 북한이 데스크톱·태블릿 등에 사용하는 OS ‘붉은별’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이렇게 설명했다. 이용자의 사생활을 추적할 수 있는 기능과 외부와는 단절된 철저한 보안이 ERNW가 분석한 붉은별의 특징이다.

 가디언·슬래시기어 등 주요 외신과 IT업계에 따르면 ERNW가 분석한 붉은별은 3.0버전으로, 공개 프로그램인 ‘리눅스 페도라 버전’을 기반으로 제작했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애플의 ‘OS X’와 유사하다.

 외신이 주목한 기능은 파일에 일종의 ‘꼬리표’인 태그를 달 수 있는 기능이다. 붉은별 OS가 깔린 PC를 거친 모든 파일에는 사용자가 모르는 사이에 태그가 달리는데, 이를 통해 파일이 어떤 경로로 유통되고 있는지 추적할 수 있다.

최근 북한에서 외국의 음악·영화·문서 파일을 USB나 SD카드에 담아 돌려보는 사례가 잦아진 데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이웃끼리 서로를 감시하는 일종의 IT판 ‘5호 담당제’인 셈이다.

 바이러스 백신이나 방화벽 같은 핵심 기능을 수정하는 것도 어렵다. 이런 기능의 설정을 바꾸려면 PC는 여러 메시지를 띄우거나 스스로 재부팅해버린다.

가디언은 “외국 정보기관에서 침투할 수 있는 빈틈을 막기위한 조치일 것”이라고 전했다.

 ‘본문편집기’ 같은 일부 문서편집 프로그램에서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이라는 이름이 자동으로 두껍게 처리되기도 한다. 독재 세습을 이어가는 김씨 3대의 우상화 작업이 IT분야에서도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시간대 설정의 옵션으로 ‘조선-평양’을 선택할 수 있게 한 것도 눈에 띈다. 북한은 지난해 8월부터 한국보다 30분 늦은 독자적인 평양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붉은별이 지난해 8월 이후 자체 업데이트를 하면서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웨브봉사(웹서버)·탁상화면(바탕화면)·열람기(뷰어)·비루스(바이러스) 등 북한 특유의 어휘도 녹아 있다.

 그렇다고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붉은별은 다양한 자체 응용프로그램과 암호화 체계를 갖췄다.

일종의 오피스 소프트웨어(SW) 패키지인 ‘서광’, MS윈도 환경 지원프로그램인 ‘만능’, 바이러스 백신인 ‘클락새’, e메일 서비스인 ‘비둘기’ 등을 갖춰 기본적인 사용에는 불편이 없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김종선 연구위원은 “북한의 SW 기술 수준이 모방 단계를 지나 자체 프로그램으로 개발하는 단계로 발전했다”며 “관련 홈페이지에 SW의 문제점을 올리면 이를 반영해 프로그램을 보완하는 식으로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백신 프로그램의 경우 자체 개발을 포기하고 독일 아비라(Avira)’의 데이터 파일을 받아 활용하는 등 폐쇄적인 SW 환경에서 나오는 구조적인 문제도 엿보인다.

 김 연구위원은 “버전을 높이면서 응용 프로그램 수를 크게 늘리는 등 사용자 확대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며 “그러나 절대적인 프로그램 수가 부족하고 호환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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