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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머니 썰물…34일 연속 ‘셀 코리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셀 코리아(Sell Korea)’ 기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1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2968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해 12월 2일부터 이어진 순매도세다.

6일 한국항공우주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순매수한 것을 빼면 사실상 34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이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6월 9일~7월 23일에 세운 최장기간 외국인 연속 순매도(33일·8조9834억원 규모)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외국인 매도세를 주도한 건 ‘오일 머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가장 큰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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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펀드인 사우디중앙은행(SAMA)이 중심이 돼 총 7730억원 어치를 팔았다. 사우디는 지난해 6월부터 한국 주식을 팔아 12월까지 4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누적 순매도 규모의 약 30%를 차지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하락이 외국인 매도세의 주 원인”이라며 “사우디 등이 부족한 나라 재정을 메우기 위해 해외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다음으론 중국(5885억원)과 호주(2740억원)의 매도세가 컸다.

중요한 건 앞으로다. 외국인은 3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하면서 6조896억원 어치의 국내 주식을 팔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009.29포인트에서 1840.53포인트로 8.4%나 하락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과 대신증권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코스피 지수와 상관계수(최대 1)가 가장 높은 투자 주체는 외국인(0.68)이다. 외국인이 ‘사자’에 나서면 코스피 지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외국인 순매도 행진의 종료 여부가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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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33일 연속 외국인이 순매도 행진을 벌인 2008년 금융위기 시기와 지금은 다르다고 본다. 당시엔 선진국 투자자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매 현상이 일어났다.

하지만 현재는 유가 급락과 중국 경기 부진이 겹치며 사우디와 중국을 중심으로 돈을 빼갔다. 이 때문에 순매도 기간은 2008년보다 길지만 매도 규모는 작다.

사우디도 더 팔아치울 투자자금이 많지 않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사우디의 한국 상장주식 보유 규모는 약 11조로 S-OIL 지분을 감안하면 실질 잔여 물량은 5조4000억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 투자자가 추가 매도를 할 수 있는 건 2조원 정도”라고 예상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사우디의 투자 비중은 2.63%(지난해 12월 기준)로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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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미국과 3위인 싱가포르 자금은 지난해 12월 오히려 소폭의 순매수세를 보였다”며 “2위 영국과 4위 룩셈부르크의 순매도 규모도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중동 자금의 매도세가 매서웠지만 향후 전망은 이들을 뺀 나머지 국가의 변화를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관건은 최저가를 경신하고 있는 국제유가다. 저유가 가 계속되면 사우디 이외 국가에도 ‘팔자’ 행진이 전염될 수 있다. 김형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더 내려가면 노르웨이나 아랍에미리트 등 다른 산유국도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화가치 하락도 문제다. 원화가치가 달러당 1210원대까지 하락하자 환율에 민감한 영국을 비롯한 유럽계 자금이 순매도에 가세하고 있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달러당 1210원대의 원화가치는 201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이 상황이 지속되면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이 주식을 추가로 매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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