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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하군 ‘중·화’라면

‘불맛’과 굵은 면발을 앞세운 ‘1500원대 고급 짜장·짬뽕’이 라면 시장을 평정했다. 짜파게티와 오징어짬뽕으로 대표되는 1000원대 일반 짜장·짬뽕라면 시장과는 별개로 ‘중국집 못지 않은 짜장·짬뽕’ 시장이 새로 형성됐다.

 시장조사분석 전문기관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판매 순위 5위권에 너구리와 삼양라면을 밀어내고 농심의 ‘짜왕’이 4위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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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출시한 신제품이 약 8개월만에 매출 940억원을 기록하면서 수십년 인기 라면들을 단숨에 제친 것이다. 오뚜기 ‘진짬뽕’은 지난해 10월에 출시됐는데도 2달 누적 판매만으로 판매순위 17위에 올랐다.

 ‘중화 라면’ 시장을 연 것은 짜왕이다. 짜왕은 출시 50일에 1600만 개, 3개월에 4020만 개 등 새로운 기록을 써나갔다. 3mm의 굵고 탱탱한 면발에 다시마 분말을 더해 쫄깃한 식감이 ‘중국집 간짜장’ 같다는 소비자 반응이었다.

비슷한 제품이 쏟아져 나왔다. 오뚜기가 3개월 뒤인 7월 ‘진짜장’을 내놓았다. 팔도는 ‘팔도짜장면’을, 삼양은 ‘갓짜장’을 선보였다. 2011년 팔도 ‘꼬꼬면’의 폭발적인 인기로 ‘하얀 국물 라면’ 시장이 새로이 형성됐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상반기에 불었던 짜장 열풍은 뜨끈한 국물 라면이 잘 팔리는 하반기에는 ‘짬뽕 전쟁’으로 다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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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오뚜기가 10월에 ‘진짬뽕’을 내놓으며 먼저 치고 나갔다. 진짬뽕의 인기는 짜왕의 초창기 판매 때와 비슷하다. 출시 50일만에 1000만 개, 3개월만에 4000만 개 기록을 세웠다.

농심도 11월에 ‘맛짬뽕’을 출시하며 바로 반격에 나섰다. 맛짬뽕의 판매 속도는 진짬뽕보다도 빠르다. 한 달만에 1000만 개, 두 달만에 2700만 개가 팔렸다. 삼양라면과 팔도도 각각 ‘갓짬뽕’과 ‘불짬뽕’을 내놓으며 중화 짬뽕라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양라면 관계자는 “갓짜장은 매출이 높지 않았지만 갓짬뽕은 이번 달에만 300만 개가 팔릴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팔도 역시 “액상스프 생산 한계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월 평균 300만개 정도로 이달 매출은 33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화 짬뽕’은 매운 국물라면이기 때문에 ‘중화 짜장’에 비해 익숙한 맛인데다가 겨울철에 국물을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 성향 때문에 더 열기가 뜨겁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짬뽕 라면의 인기 역시 면발에서 찾는다. 오뚜기 관계자는 “기존 라면보다 두꺼운 3mm 면으로 쫄깃한 중화면의 맛을 살렸다”고 말했다. 농심 역시 짜왕식 3mm 면발에다가 세로로 긴 홈을 파서 진한 국물이 잘 배고 식감이 더 쫄깃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화 짬뽕라면이 ‘중국집 짬뽕’에 가까운 맛을 내는 비결은 ‘불맛’이다. 중화요리 도구인 웍(wok)에 각종 식재료를 센 불에 순식간에 볶아 낼 때 표면의 수분이 증발되고 그을리면서 나는 특유의 향과 맛을 라면에 재현했다.

농심은 섭씨 200도의 고온에서 단시간에 각종 야채를 볶는 ‘고온쿠커’ 기술을 적용했다. 오뚜기는 웍의 원리에 고추기름을 더해 불맛을 구현했다.

 지난해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의 요리 방송에서 중화요리가 부각된 것도 소비자가 중화 라면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다.

팔도의 경우 ‘중화요리 대가’로 방송에서 인기를 모은 이연복 셰프와 손잡고 중화 라면 패키지에도 이 셰프의 사진을 넣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활용도 중화 라면이 빠르게 돌풍을 일으키는데 한몫했다. 대형마트 등에서 시식행사를 한 뒤 소비자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인증샷’을 올리면서 입소문을 탄 것이다.

진짬뽕의 경우 인스타그램에서 3000번이 넘게 언급됐다. 배우 황정민이 모델인 진짬뽕 광고도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고급 중화라면’ 시장의 형성은 라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2014년 1조9700억원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던 라면 시장이 지난해 다시 2조원을 돌파했다. 일반 라면에 비해 고가인만큼 이익률도 높아졌다. 또 ‘진짬뽕’의 활약으로 오뚜기가 라면 시장 2위에 안착했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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