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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은 식을 줄 모르고, 기존 주택엔 찬바람 불고

#최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아트힐 114㎡형(이하 전용면적)을 매도한 박모(59)씨는 요즘 입맛이 쓰다. 지난해 12월 11억원까지 올랐던 아파트를 9억5000만원에 팔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2년 전에 분양받은 아파트 잔금을 내야 해 팔았는데 한 달 사이에 1억원을 손해본 셈”이라고 말했다.

 #3.3㎡당 평균 4290만원으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비싼 가격에 분양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자이 아파트. 20일 1순위 청약접수 결과 평균 3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같은 동에서 나온 래미안아이파크(12.3대 1)의 세 배 수준이고 지난해 이후 분양된 강남권 8개 재건축 단지 중 세 번째로 높은 경쟁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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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들어 주택시장이 양극화하고 있다. 지난해 다 같이 달아올랐던 기존 주택 시장과 새 아파트 분양시장의 온도가 크게 벌어졌다. 일단 기존 주택의 매매거래가 크게 줄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거래된 아파트는 하루 평균 188채다.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거래량이 265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0% 정도 줄었다.

 지난해 집값 상승을 이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거래량은 거의 반토막 났다.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19건이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10건에 불과하다. 방배동 아크로공인 김진성 사장은 “집을 사겠다고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은 사람도 이젠 두고 보자며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집값 상승세가 멈췄고 일부 지역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구는 이번 주까지 4주 연속 떨어지면서 이달 들어 0.2% 하락했다. 지난달 11억2000만원에 거래된 서초구 방배동 방배서리풀 e편한세상 84㎡형은 7000만원 내린 10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온다.

다음달부터 수도권에서 시행되는 대출규제(지방은 5월부터)가 기존 주택 시장을 옥죄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주택 수요가 움츠러들었다. 수요자 입장에서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불안으로 목돈이 드는 주택 구입이 부담스러워졌다.

 반면 분양시장은 주택 수요자로 북적댄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청약접수를 끝낸 전국 15개 단지의 1순위 청약경쟁률이 평균 14.5대 1로 나타났다. 대구에 분양된 2개 단지의 경쟁률은 모두 100대 1을 넘었다.

분양대행사 미드미디앤씨 이월무 대표는 “기존 주택시장의 냉기가 분양시장으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청약 결과가 잘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분양물량은 대출규제에서 제외돼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 들어서도 전세에서 벗어나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꾸준한데 이들 중 상당수가 당장 큰 돈이 필요 없는 분양시장을 찾는다”고 분석했다.

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고 인기지역에선 조금이나마 웃돈을 기대할 수 있는 점도 분양시장의 매력이다.

부동산개발업체인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은 “분양가가 비싸더라도 주택공급이 부족한 도심에선 새 아파트 희소가치가 커 청약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시장과 분양시장의 온도차가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존 주택시장이 계속 침체하고 미분양이 계속 쌓이면 새 아파트 기대감도 떨어져 분양 시장의 열기도 식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장원·최현주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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