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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흑자 확대는 성장잠재력 훼손 신호”…기업 내부 비축자금 투자로 연결해야

“금융위기 이후 국내투자 부진을 반영한 ‘증상’이라는 점에서 성장잠재력이 훼손되고 있다는 신호다”

 한국 경제의 경상수지 흑자에 대한 한국은행의 판단이다. 21일 ‘경상수지 흑자 요인 분석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서다.

지난해 경상수지는 1075억 달러(한은 전망치) 흑자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이것이 역설적으로 한국 경제의 체질 저하를 보여주는 증거라는 얘기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최근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에 대해 “경제주체가 성장률 저하를 예상할 경우 소비와 투자를 축소해 수입이 둔화된다”며 “반면 해외수요에 주로 결정되는 수출은 변동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소비심리 하락에 따른 내수 부진이 견인한 ‘불황형 흑자’라는 얘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전년대비 7.9%, 수입은 16.9% 각각 줄었다. 이에 흑자폭은 커져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흑자 비율이 7.7%(한은 추정치)까지 올랐다. 2014년은 6%였다.

여기에 고령화도 흑자를 늘렸다. 한은이 지난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GDP 대비 7.3%) 요인을 추정한 결과 ‘인구요인’의 기여도는 1.3%포인트로 나타났다.

 한은은 “큰 폭의 흑자 확대는 가뜩이나 어려운 수출에 더 큰 부담을 안겨주고 이는 경기를 더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환율하락 → 수출둔화 → 경기부진→ 수요위축’의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한은의 고민이다.

 하지만 큰 폭의 경상수지가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견해도 나온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로 외신 등에서 “위기 시 한국의 외화자산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큰 폭의 경상수지는 이런 우려에 대한 ‘안전판’이 될 수 있다.

심상렬 광운대 동북아통상학과 교수는 “불황 형 흑자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흑자로 기업 내부에 비축된 자금이 투자로 이어지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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