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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자 김성룡의 사각사각] 응답하라 1987, 눈물의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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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부지런히 더 배우고 얼른 자라서 새 나라의 새 일꾼이 되겠습니다.”

몇 해 전 취재를 갔던 초등학교 졸업식 모습입니다. 아이들이 부르는 졸업식 노래를 무심코 따라 부르다 불현듯 1987년의 서울 중계국민학교 졸업식이 떠올랐습니다.

겨울 추위의 끝자락에 선 조그만 운동장. 5학년 후배의 송사가 끝나고 졸업하는 6학년의 답사가 이어집니다. 마이크 앞에서 송사를 읽어 내려가는 졸업생 대표의 목소리가 떨리더니 기어코 울음을 터뜨립니다. 눈물로 얼룩진 답사가 스피커를 통해 운동장에 울려 퍼지고 단상 아래 서 있던 여자 아이들은 흐르는 눈물을 소맷자락으로 닦으며 연신 코를 훌쩍거립니다. 평소엔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던 장난꾸러기 남자 아이들도 이때만큼은 운동장 땅바닥에 시선을 고정한 채 얼음이 됩니다. 졸업식의 클라이맥스인 이 노래를 제창할 때면 그간 참았던 눈물이 봇물 터지듯 흘러 여자건 남자건 눈물, 콧물 범벅인 채로 졸업식을 마쳤던 기억이 납니다.

다시 현실로 돌아옵니다. 송사와 답사가 이어지는 강당 안은 울음은커녕 웃음소리만 가득합니다. 마지막 순서로 졸업식 노래가 울려 퍼질 때도 아이들은 그저 즐겁습니다. 오히려 그 노래를 듣는 제 코끝이 찡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29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때 다짐했던 ‘새 나라의 새 일꾼’은 되지 못했습니다.


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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