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쯔위가 어려서"…JYP 어설픈 사과가 사태 키워

기사 이미지
중국과 대만에 정통한 홍콩 주재 컨설팅업체의 소식통이 보낸 e메일 한 통을 19일 건네받았다. 메일에는 최근 벌어진 ‘쯔위 사태’ 관련 현지 분위기가 세세히, 분석적으로 담겨 있었다. 우선 잘 알려진대로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쯔위의 깃발과 함께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관계가 흔들렸다.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왔던 양국은 각각의 입장에 따라 쯔위가 흔든 ‘청천백일기(대만 국기)’를 정치적으로 해석·확대했다.

선거 후 여론은 JYP엔터테인먼트에 포화를 퍼붓는 모양새다. JYP는 쯔위가 속한 걸그룹 트와이스의 소속사다. 중국 측 여론은 이렇다. “JYP나 트와이스 모두 중국에서 돈만 벌어 가려고 했다. 이제 혼날 때다." 대만에서는 쯔위의 사과 동영상을 놓고 여론이 시끄럽다고 했다. 미성년자인 쯔위를 강제로 사과하게 한 건 '아동학대'이므로 고소해야 하다는 목소리다. 대만 언론사 기자들이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서울 강남의 JYP 사옥으로 직행하고, 쯔위의 뒤를 쫓고 있을 정도로 국면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물론 소속사 JYP는 누차 사과했다. 그런데 어느 나라의 여론도 달래지 못했다. 판단 미스였다. 8일 대만 가수 황안이 인터넷 방송에서 잠깐 나온 쯔위의 대만 국기를 보고 ‘대만 독립 지지자’라는 프레임을 걸어왔을 때부터다. 허위 사실에 강경대응하고, 양국의 사정을 세세히 고려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선 사과했어야 했다. 이왕이면 녹화 당시 상황을 소상히 밝히는 게 나았다. 리스크를 식별·진단하는 것은 기업 리스크 관리의 첫 번째 순서다.

그런데 JYP는 최초 중국 웨이보를 통해 “쯔위가 어려 정치적 관점을 논하기 어렵다”고 했다가, 결국 쯔위를 내세워 “중국은 오로지 한 국가”라며 정치적인 관점을 피력하게 했다. 논란이 일자, “쯔위와 부모님이 함께 상의해 입장 발표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열 세살에 발탁돼 열 여섯에 데뷔한 어린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할 소속사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여기서 ‘자본에 꿇은’ ‘아동학대’ ‘인종차별’ ‘인권탄압’ 이슈가 꼬리를 물며 생산됐다.

요즘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해외시장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현지 공략을 위해 다국적 멤버로 아이돌 그룹을 만드는 게 트렌드다. 트와이스도 마찬가지 케이스였다. 이점도 있지만 위험도 상존한다. 쯔위 사태에 앞서 지난해 10월 아이돌 그룹 ‘B1A4’가 말레이시아 팬 미팅에서 무슬림 소녀를 껴안았다가 봉변 당할 뻔한 일도 있었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공공장소에서 애정 표형을 엄격히 금지하는 데도 이를 숙지하지 못했다.

‘쯔위 사태’ 역시 인종·민족·냉전 상황이 얽힌 중화권 사정에 대해 학습하지 못한 결과 발생했다. 이해 관계가 복잡한 국제 무대에서 평판과 호감도는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일방적인 문화 전파보다, 쌍방향의 문화 교류를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아이돌 그룹의 경우 멤버들의 나이가 어린만큼 인권에도 신경써야 한다. 그래야 지속가능한 한류가 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