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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해봤습니다] ATM으로 비트코인 계좌에서 돈 뽑을 수 있을까

가상화폐 ‘비트코인(Bitcoin)’에 대한 논란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평가가 극과 극이다. 비트코인의 미래를 낙관한 골드먼삭스는 지난해에 새로 5000만 달러(약 603억원)를 비트코인 쪽에 투자했다. 투자자문업체 매지스터어드바이저스는 비트코인이 14년 안에 세계 6대 기축통화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동네 편의점 ATM 기기에서 현금인출 일사천리
은행계좌 개설 필요없고 환전수수료 없는 대신
비트코인 수수료가 1500원

반면 “비트코인 실험은 실패”란 주장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구글 출신으로 비트코인의 핵심 개발자인 마이크 헌이 최근 “기초 여건(펀더멘털)이 깨졌다”며 “더는 비트코인 개발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WSJ은 “비트코인 실패론은 처음은 아니지만 업계의 영향력 있는 인사 입에서 나왔단 점에서 이전과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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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 맞을까. 한국의 비트코인 실험은 어디까지 왔으며, 실제 사용 환경은 어떨까. 호기심에 비트코인 체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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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국내 기업이 만든 ‘비트코인 지갑’ 애플리케이션부터 다운로드했다. 원화로 산 비트코인을 다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현금화(송금)할 수 있게 기능을 추가한 앱이다. 회원 가입차 e-메일 인증을 했더니 모바일 인증도 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보안을 위해서일 터. ‘좀 귀찮지만 이 정도면 오케이.’잠시 후 ‘인증번호를 불러 달라는 전화는 금융사기 전화’라는 경고 문자메시지(SMS)가 왔다. 이어 비트코인 송금과 거래에 필요한 핀코드(PIN Codeㆍ비밀번호) 네 자리까지 설정하면 회원 등록이 끝난다. QR코드 발급과 함께 총 계좌 잔고가 0 BTC(비트코인 단위)임을 알리는 화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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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앱은 현금을 입금할 국내 은행 계좌를 자동으로 생성·발급해줬다. 평소 거래하던 은행의 모바일 앱을 활용해 비트코인 앱에서 생성해준 거래 계좌에 1만원을 입금했다. 즉시 화면에 잔고가 0.0212766BTC라고 떴다. 1BTC는 약 47만원가량이다. 17일(한국시간) 기준 국제 비트코인 시세에 따라 계산된 잔고다. 이번엔 ATM 송금을 시도해봤다. 그런데 아뿔싸, 수수료가 1500원이다. 비싸다. 그건 둘째 치고 만 원 단위로만 송금이 가능해 송금 자체가 불가능했다. 할 수 없이 1500원 더 입금했다.
 
핀코드와 SMS 인증번호를 네 자리씩 입력하고 나면 ATM 인증번호 여섯 자리가 발급된다. 자동 SMS 전송 기능을 활용해 이 인증번호를 ATM에서 돈 찾을 사람과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건 장점. 48시간 동안만 유효해 출금을 서둘러야 한다는 건 단점이다.비트코인 거래가 가능한 ATM은 노틸러스효성 제품이다. 전국 지하철역과 편의점에 7000여 대가 있다. 지난해 9월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효성그룹 계열사 갤럭시아컴즈가 협력사인 코인플러그와 손잡고 선보였다. 이전까지는 시범 출시된 비트코인 전용 ATM 몇 대가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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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비트코인 계좌에서 돈을 뽑아볼까. 동네 GS25 편의점에 있는 ATM 앞에 섰다. 점원에게 비트코인 되는 ATM이냐고 묻자 “비트… 뭐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아직 비트코인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ATM 메인화면에서 비트코인 메뉴를 선택했다. 안내에 따라 SMS 인증번호와 ATM 인증번호를 차례로 입력하면 끝! 조금 전 비트코인 지갑 앱을 통해 전용 계좌에 넣어둔 0.0212766BTC이 비트코인 환율에 따라 현금 1만원으로 환전돼 ATM에서 나왔다. 내 손에 잡힌 만 원짜리 한 장. 이번엔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했지만, 다른 사람과 거래도 다를 게 없다. 비트코인을 내 계좌로 송금 받은 뒤 송금자와 ATM 인증번호만 공유하면 이렇게 돈을 '뽑을' 수 있다.
 
직접 써보니 확실히 편했다. 번거롭게 은행에서 새 계좌를 만들지 않아도 되고 공인인증서도 필요 없다. 해외로 송금할 때 특히 편하겠다. 전 세계 어디든 인터넷 연결만 가능하다면 3~5분 내로 송금할 수 있다. 환전 수수료도 아낄 수 있다. 대신, 예상보다 비싼 ATM 송금 수수료는 내야 한다. 아쉬운 대목이다. 갤럭시아컴즈 측은 ATM 송금 수수료를 내릴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침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점은 은행 송금 수수료가 0원이라는 점이다. 앱과 ATM의 일 처리 속도도 제법 양호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중개업체의 고객 응대는 실망스러웠다. 불친절했다. 앱을 만든 국내 스타트업에 전화했다가 귀찮다는 듯이 퉁명스러운 남성 직원의 목소리를 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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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턱없이 부족한 사용처와 실수요다.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 수는 전 세계 10만여 곳. 하지만 국내는 아직 120여 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실제 결제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 가맹점인 뉴욕핫도그앤커피 한양사이버대점 임상우(43) 대표는 “최근 6개월여 간 비트코인 결제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은 국내에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자리 잡은 간편결제 서비스와 달리, 투기 수요는 있지만 실수요는 거의 없다”며 “가맹점이 최소 수천 곳은 돼야 실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은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보안성 또한 선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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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비트코인 시세(단위: 달러) *18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1년간 추이, 자료: 코인데스크

한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국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년새 37%가 올랐다. 국제 유가와 금값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비트코인 값만 치솟아 대조됐다. 최근 중국 증시가 휘청거리면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2013년 한때 1BTC가 1000달러에 육박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해킹 위협과 중국 정부의 규제 등 악재가 겹치면서 급락한 바 있다. 앞으로도 한동안 비트코인 실험의 성패에 시장의 눈은 집중될 전망이다.

글·사진=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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