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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없는 연말정산 한다는데, 중소기업엔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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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19일부터 ‘편리한 연말정산’ 서비스를 제공한다. ‘편리한 연말정산’은 신용카드·의료비와 같은 공제 항목을 클릭만 하면 소득·세액공제 신고서가 자동으로 작성된다. [뉴시스]


중소기업 차장 이모(42)씨는 최근 회사에서 보낸 안내 e메일을 보고 짜증이 났다. 연말정산 절차를 지난해와 동일하게 진행한다는 통보 때문이었다. 지난해 연말정산 때 카드와 현금영수증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머리를 싸맸던 생각을 하니 한숨만 나왔다. 

공제항목 클릭하면 자동 반영
오늘부터 온라인서비스 하지만
기업 46%, 비용 부담에 준비 촉박
“정부가 새 시스템 적응하게 도움을”


이씨는 “국세청이 올해 연말정산부터는 근로자가 일일이 카드 사용실적 등을 입력할 필요가 없다고 홍보하더니 왜 지난해처럼 골머리를 앓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편리한 연말정산 서비스’를 도입했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정작 상당수 근로자는 기존 방식대로 연말정산 절차를 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새 서비스를 이미 개통했지만 상당수 기업이 비용과 시간 때문에 국세청의 새 서비스에 맞게 내부 전산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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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종이 없는 연말정산’이라며 새로 선보이는 ‘연말정산 간편 서비스’는 19일부터 가동된다. 

신용카드·의료비와 같은 공제 항목을 클릭만 하면 소득·세액공제신고서가 자동으로 작성된다. 

또 종이로 출력해 회사에 제출해야 했던 공제신고서도 온라인으로 낼 수 있다.

그러나 상당수 근로자는 올해도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 국세청의 새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회사 내부 전산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시간이 촉박해 상당수 기업이 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납세자연맹이 올 초 중소기업 114곳에 설문한 결과 전체의 43%인 49개사는 연말정산 자료를 국세청 홈텍스에 등록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회사가 근로자의 총소득, 4대 보험료와 같은 정보를 홈텍스에 등록해야 연말정산 간편서비스의 주기능인 공제신고서 자동계산이 가능하다. 소득공제 서류를 종이로 받겠다는 기업도 53개사(46%)나 됐다.

이상현 납세자연맹 정책전문위원은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새 제도 도입에 따른 시간과 비용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새 연말정산 프로그램 입력을 위한 시스템 업데이트 비용이 부담인 데다 열악한 인력 구조상 담당 직원에게 일이 몰리는 어려움도 있다.

실제 중소기업의 한 총무팀 직원은 “인력이 빠듯한 상황에서 연초에는 회계감사와 같은 업무도 몰려 국세청에 기초자료를 등록하기가 어렵다”며 “매년 바뀌는 세법을 따라가는 것도 중소기업으로선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본지 조사 결과 현대중공업·대한항공·KEB하나은행 등 대기업과 금융회사도 국세청의 새 서비스를 이용할 준비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쪽에선 국세청이 새 시스템 도입을 너무 서둘러 대응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항변한다.

국세청은 지난해 10월 기업의 연말정산 업무자와 간담회를 진행해 새 제도를 설명하고 홈페이지에 관련 서식을 공개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당장 올 1월 연말정산을 해야 하는데 두 달 만에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라는 건 현장의 사정을 너무 모르는 처사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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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정부가 연말정산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도록 강제할 수 없는 만큼 현재로선 기업의 자발적 협조를 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시헌 국세청 원천세 과장은 “회사가 보유한 급여 등의 정보는 정부가 가지고 있지 않다”며 “회사가 새 제도를 활용해 이를 국세청에 제공하면 근로자가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선된 제도 정착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원석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정부가 제도의 취지를 적극 설명해 기업이 개선된 제도를 채택하도록 해야 납세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중소기업에 대한 세무컨설팅 확대 및 세무상담 비용에 대한 공제 혜택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하남현·김경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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