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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혼집 구하기 5개월째…대출 끼고 1억5000만원 쥐어도 영등포 20㎡ 원룸뿐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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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결혼하는 예비신랑 이승환씨가 공인중개사의 설명을 들으며 원룸을 둘러보고 있다. [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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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7시 서울 영등포구 신길역 5분 거리 주택가. 스쿠터(소형 오토바이)를 탄 예비 신랑 이승환(27·컨설팅 회사 근무)씨가 나타났다. 취재팀은 오는 6월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구하고 있는 그를 동행했다.

월세 60만원·85만원 반전세는
대출금 갚을 생각에 엄두 못 내
신길·문래동 4곳, 오늘도 허탕

처음 간 곳은 전용면적 20㎡(6평) 원룸. 방과 부엌 구분이 없다. 요즘 유행하는 도심형 생활주택이다. 전셋값은 1억3000만원. 15층 건물 중 비어 있는 4, 10, 11층 원룸 세 군데를 둘러봤다. 신축 건물이라는 것과 세탁기·냉장고·전기레인지·수납장 등을 갖춘 게 이씨의 관심을 끄는 듯했다. 그는 어림짐작으로 길이를 재보고는 “침대 대신 매트리스를 놓으려 하는데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사 김모(47·여)씨는 “요즘 전세 매물이 2년 전과 비교하면 10분의 1로 줄어 이만한 집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건물의 70%가 이미 계약이 끝났다. 마음에 들면 서둘러야 한다”고 일렀다. 이씨는 아직 직장에 있는 예비 신부(23)에게 결과를 문자메시지로 날렸다.

 예비 부부는 신혼집 예산으로 1억5000만원을 잡았다. 부모 도움 없이 자력으로 충당한다. 결혼비용의 90%가 집에 들어간다. 1억원은 은행에서 대출(5%대 이자)을 받고, 나머지는 사회생활 2년 차인 두 사람이 모은 돈으로 채운다.

이씨는 “부모에게 의존하다 부모의 노후를 갉아먹을 순 없지 않으냐. 우리 힘으로 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직장 중간쯤인 서울 영등포·구로구에서 집을 찾고 있다. 지난해 9월 결혼을 약속한 뒤 퇴근 후나 주말에 틈틈이 집을 알아보지만 여건에 맞는 집을 못 찾고 있다. “주변에서 요샌 결혼식 6개월 전에 집을 알아봐도 늦다고 하더니 왜 그런지 알겠더군요.”

 원룸을 보고 있을 때 다른 중개업소에서 연락이 왔다. “D아파트 보기로 했죠. 다른 세입자가 먼저 계약을 해버렸어요.” 그의 다리에 힘이 빠졌다. 지하철 영등포시장역 근처의 1971년에 지은 70㎡ 아파트다. 이씨는 “ 전셋값이 1억3000만원이어서 기대가 컸는데… ”며 한숨을 쉰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으로 발길을 돌렸다. 두 매물이 보증금에 월세가 붙은 반(半)전세다. H아파트(전용면적 60㎡)는 보증금 1억5000만원에 월세 60만원, 인근의 같은 크기의 K아파트는 같은 보증금에 월세가 85만원이다. 각각 88년, 98년 지어서 낡은 편이지만 근처에 초등학교·공원·마트 등이 있어 환경이 그리 나쁘지 않다.

이씨는 두 집을 둘러보고는 내부 수리가 된 H아파트를 맘에 뒀지만 고민에 빠졌다. ‘은행 대출금을 갚아나가야 하는데 월세를 추가 부담할 수 있을까.’ 부부 합산 월 소득(500여만원)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포기였다. 예비 신부와 부모님과 함께 처음에 본 원룸을 다시 보기로 했다. 이날도 허탕.

이 예비 부부도 여느 신혼부부처럼 아파트를 선호한다. 그런데 1억5000만원에 맞는 전세가 없어 고민하던 차에 이날 문래동 아파트를 찾았으나 언감생심이었다. 얼마 전 “1억5000만원 가지고는 관내에선 어렵겠다”던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말이 절절하게 와 닿았다.

이씨는 정부의 신혼부부 대출인 버팀목 대출 혜택도 못 본다. 부부 합산 소득이 기준(연 6000만원)을 살짝 넘어서다. 그래도 이씨는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아이를 셋 낳고 싶은데 당분간은 생각도 못할 것 같아요. 매달 160만원 정도는 대출금 상환에 써야 하니까요. 일단 열심히 노력해서 자리를 잡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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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신성식· 이에스더·김민상·서유진·황수연· 정종훈·노진호 기자, 김준승(동국대 신문방송4)·서혜미(세명대 저널리즘2) 인턴기자 ssshin@joongang.co.kr
공동 취재=한국보건사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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