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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북핵과 중국 역할론

중앙일보 <2016년 1월 9일 30면>
중국이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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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마다 세계는 중국을 주목해 왔다.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북한을 압박할 효과적이고도 강력한 카드를 중국이 가장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그런 중국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어야 대북 제재가 제대로 효과를 낼 수 있는 까닭이다.

북한 핵실험이 거듭될수록 중국의 대북 압박 수위가 높아져 온 것은 사실이다. 이번에도 중국은 관련 당사국 모두의 자제를 요구했던 과거와 달리 북한(朝方)을 특정해 정세를 악화시키지 말라고 경고했다.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북한을 콕 집어 말하기는 처음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신년 모임에서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눈앞에 두고 북핵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의 대북 압박 수준은 북한의 잘못된 행동을 고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국제사회의 공통된 인식이다. 중국이 대북 제재에 적극적이지 못한 것과 관련해 몇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첫째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한반도의 정세가 평온하기를 바라는 중국의 안정 희구 심리다. 이 때문에 중국은 북한의 붕괴나 한반도의 전쟁 등 비상 상황 발생을 극구 막으려 한다. 둘째는 미국의 중국 견제가 강화되면서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보는 시각이 중국 내에서 더욱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셈법에 의해 중국은 지난 6년간 북핵 문제와 북한 문제를 분리해 접근해 왔다. 북핵 문제는 6자회담의 틀 속에서 해결하고, 북한과는 정상적인 경제교류를 통해 정상 국가로 유도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된다면 핵무기를 스스로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중국은 본다. 이런 투 트랙 접근을 중국은 북핵 문제의 증상과 원인을 함께 치료하는 ‘표본겸치(標本兼治)’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런 논리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효과를 얻기 어려웠다. 북한의 앞문은 틀어막았지만 중국으로 향하는 뒷문을 휑하니 열어놓은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중국도 당초 기대한 효과를 얻지 못했다. 북한은 그동안 중국의 바람과는 달리 두 차례나 핵실험을 단행했다.

이제 중국이 달라져야 한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시대 들어 각 부문의 혁신(創新)을 강조한다. 북핵 정책에도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 중국은 북핵이 점차 치유할 수 없는 암적 존재가 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동북 3성을 주축으로 한 동북진흥(東北振興)의 꿈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중국은 북핵 문제를 중·미 경쟁의 프리즘으로 바라보는 시각부터 버려야 한다. 미국과의 대결을 의식해 북한의 그릇된 행동까지 감싸고 돌다 보니 북한이 이를 역이용해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중국이 북한의 핵 인질이 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오히려 중국은 북핵 문제를 중·미 공조의 시금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미국과 손을 맞잡고 북핵 해결에 팔을 걷어붙여야 두터운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이는 중국의 신형대국관계 건설에도 이바지할 것이다. 중국의 달라진 모습이 곧 나올 유엔 결의의 철저한 집행에서부터 보여지길 기대한다.


한겨레 <2016년 1월 12일 31면>
중국 밀어내는 ‘중국역할론’으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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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북한 핵실험 대응과 핵 문제 해결 노력에서 중국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한·미가 주도하는 중국역할론을 두고 중국 쪽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는 북한을 고려하는 중국의 기본 입장 외에 한·미의 강경 일변도 대북 접근 방식에 대한 경계심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11일에도 개성공단 남쪽 인력 제한을 더 강화하는 조처를 취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세 가지 원칙의 어느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 된다’고 밝힌 것은 한·미와 거리를 둔 중국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왕이 부장이 8일 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전화회담에서 재확인한 세 원칙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 평화와 안정 수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말한다. 그가 “협상 궤도로 핵 문제 복귀를 추진해야 한다”고 한 것도 대북 압박 강화에 초점을 맞춘 한·미의 움직임과는 결이 다르다. 바꿔 말해 핵실험 이후 한·미의 대중국 외교가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태도가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다. 중국은 핵실험 직후 이전보다 강경하게 ‘결연한 반대’와 ‘북핵 불용’ 입장을 내놨다. 그러다가 우리 정부의 8일 낮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미국 전략폭격기 B-52의 10일 한반도 상공 비행은 한국·미국과 중국 사이의 틈을 더 벌리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절제하고 긴장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했고, 관영 언론은 ‘동북아의 평화 균형을 깨는 위험한 행동’ 등으로 표현했다. 중국의 대북 압박 강화를 요구하는 중국역할론이 오히려 중국을 바깥쪽으로 밀어내는 꼴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핵 문제를 풀기 위한 새 접근은 물론 실효성 있는 대북 제재도 쉽지 않다.

핵실험에 대한 제재는 필요하지만 제재만으로 핵 문제를 풀 수는 없다. 또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면 미국의 적극적인 의지와 중국의 효과적인 중재가 필수다. 지금 상황은 거꾸로 가고 있다. 미국과 한국이 대북 압박 강화와 중국 역할론만을 얘기하면서 중국이 중재 노력을 펼 여지는 더 좁아지고 있다. 남북 사이 작은 충돌이라도 생긴다면 이런 구도는 한층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미국과 중국이 대북 핵 대화에 적극 나서도록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지금처럼 전략적 판단 없이 분풀이식 강경 대응만 해선 한반도 긴장 고조와 핵 문제 악화를 피할 수 없다.


논리 vs 논리
적극적인 중·미 공조 필요해 vs 중국에 중재 역할 여지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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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보도를 통해 첫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지난 6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 뉴스를 보고 있다. [뉴시스]


<단계1> 공통 주제의 의미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6일 낮 12시30분 특별 중대 보도를 통해 이날 오전 10시 첫 수소탄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제4차 핵실험 이후 인민무력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연설을 통해 “노동당 제7차 대회가 열리는 새해 벽두에 우리가 단행한 수소탄 시험은 미제와 제국주의자들의 핵전쟁 위험으로부터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생존권을 철저히 수호하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유엔은 7일 새벽 안전보장이사회를 열어 북한을 규탄하고 중대한 추가 제재를 부과하는 새로운 결의안 마련에 착수하기로 결의했다. 한·미·일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지난 13일 서울에서 긴급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미·일이 과거와는 차별화된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 압박외교를 통해 북한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를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인 셈이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간 전화 통화에 이어 ‘B-52’ 장거리 폭격기를 지난 10일 한반도 상공에 파견하며 굳건한 한·미 안보동맹을 과시했다.

문제는 이런 일련의 강경대응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다. 북한이 수소탄 실험을 성공했다고 발표한 지난 6일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며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8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등 중국의 ‘북핵 3원칙’을 거론하며 강경론에서 한발 후퇴했다.

<단계2> 문제 접근의 시각 차

먼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노력에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다는 것이 중앙의 입장이다. 중앙은 중국이 대북 제재에 적극적이지 못한 두 가지 이유를 든다. 중국의 지속적인 성장에 한반도의 안정이 필수적이라는 중국의 안정 희구 심리가 그 하나요, 미국의 중국 견제가 강화되면 전략적 자산으로서 북한이 필요하다는 중국의 시각이 그 둘이다. 한마디로 중국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을 바라지 않고, 전략적 완충지대로서의 북한의 몰락을 바라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이 지난 6년간 북핵 문제와 북한 문제를 분리해 접근해 왔던 것도 중국의 이러한 ‘셈법’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중앙의 입장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초기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안정, 두 가지 목표의 동시 해결을 주장했다. 이른바 ‘표본겸치론’이다. 북한을 바라보는 이러한 중국의 태도가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의 소극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밖에 없었다고 중앙은 분석한다.

한겨레는 ‘B-52’ 장거리 폭격기의 한반도 상공 파견과 같은 한·미의 강경 일변도 대북 접근방식에 대한 중국의 경계심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전화 회담에서 재확인한 세 원칙,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 평화와 안정 수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재차 언급한다. 중국이 협상을 통한 핵문제 해결을 기본적으로 바라고 있는 이상 대북 압박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한·미 강경책은 중국의 외교적 입지를 더욱 좁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한겨레의 분석이다.

<단계3> 시각 차가 나온 배경

중앙은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안정을 동시에 바라는 중국의 논리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효과를 얻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중국이 북한에 원유 공급을 끊으면 북한 정권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대규모 탈북 난민의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북한이 몰락하면 전략적 완충지대를 잃는 등 자국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이 강력한 대북제재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현실임을 감안할 때 중앙의 분석은 설득력을 얻는다. 중앙은 중국이 북한을 전략적으로 외면할 수 없는 곳으로 보는 태도가 북한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발판이 되었다고 지적한다. 이런 지적은 북한에 대해 중국이 확실한 태도를 보여달라는 주문으로 이어진다. 더 이상 북한의 핵 인질이 되어 끌려다니지 말고 적극적으로 미국과 공조해 북핵 해결에 나서는 것이 신형대국 건설에 이바지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한겨레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강경한 어조에서 소극적인 어조로 변화한 계기가 무엇인가를 직시하라고 한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미국 전략폭격기 B-52의 10일 한반도 상공 비행이 한국·미국과 중국 사이의 틈을 더 벌리고 있다고 한겨레는 지적한다. 한국·미국의 북한에 대한 강경론이 오히려 중국 역할론을 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북핵 해결에 중국이 일정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강경론이 걸림돌이 된다고 보는 것이 한겨레의 충고다. 혹시라도 강경론이 득세해 한반도에서 작은 충돌이라도 생긴다면 중국이 한반도에서 중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는 더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 한겨레의 우려다. 힘을 바탕으로 한 대북 제재나 전략무기를 앞세운 강경 대응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할 뿐이고 중국의 외교적 입지를 더욱 좁힐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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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중앙과 한겨레 모두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이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이 북핵 문제를 대하는 중국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면, 한겨레는 중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한국과 미국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신문은 상당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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