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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했던 통장에 혹시 돈이 …

#A씨는 1980~90년대 대구에 본점을 두고 있던 대동은행과 거래했다. 오랜 해외생활 후 귀국한 A씨는 막막하다. 대동은행은 이미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대동은행에 맡겨둔 돈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대동은행은 외환위기 때 국민은행에 흡수됐다.

클릭 한번으로 계좌 일괄 조회
통합관리 서비스 4분기 시행
사람 대신 로봇이 자산관리하는
‘로보어드바이저’서비스도 허용

 #B씨는 생애 첫 고객에겐 적금 우대금리 준다는 수협 홍보문구를 보고 지점을 찾았다. 그러나 막상 상품에는 가입하지 못했다. 30년 전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만들어준 통장이 수협 통장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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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사람들이 주변에 의외로 많다. 한국의 성인 1인당 은행계좌 수는 평균 5.4개. 일본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거래를 하지 않아도 옛 계좌를 해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다른 나라처럼 계좌 유지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니 소비자 입장에서도 굳이 해약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1년 이상 거래가 없는 장기 미사용 계좌가 전체 수시입출금 계좌의 절반(49%)인 1억700만 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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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미사용 계좌에 들어있는 자금은 지난해 3월 말 기준으로 5조5000억원. 성인 1인당 평균 15만원이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잠자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방치된 돈을 찾으면 개인은 물론 국가 전체로도 이득이다. 은행은 미사용 계좌 유지와 관리에 들어가던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미사용계좌가 대포통장 등 금융사기에 악용될 소지도 차단할 수 있다.

 올해 4분기엔 본인 명의로 개설된 은행권 계좌를 일괄 조회할 수 있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 인포)가 시행된다. 은행명과 계좌번호는 물론, 장기미사용 상태인지 아닌지도 한눈에 알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계좌통합관리서비스가 시행되면 장기 미사용 및 휴면계좌는 본인 명의의 활동 계좌로 잔액을 이전할 수 있다.

장기 미사용계좌의 3분의 1 이상으로 추정되는 잔액 없는 계좌는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해지할 수 있다. 금융위는 잔액 없는 계좌가 3700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계좌의 자동납부 정보를 자동전환해 주거래 은행 변경을 쉽게 하도록 돕는 계좌이동서비스(페이 인포)도 확대 개편된다. 지금은 페이인포(www.payinfo.or.kr) 사이트에서만 자동납부 이전이 가능하지만 2월부터는 각 은행 창구와 모바일뱅킹으로도 할 수 있게 된다.

또 지금은 업체에 내는 자동납부 정보만 바꿀 수 있지만, 다음달부터 회비 납부 등과 같은 자동송금 정보도 연계할 수 있게 된다. 자동납부 분야도 확대된다. 현재 카드·보험·통신 등 주요 업종 위주로 한정된 자동납부 분야가 6월까지 신문사·학원·우유회사 등을 포함한 모든 업종으로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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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기반의 투자자문사도 연내 허용된다. 이에 따라 사람이 아닌 로봇(컴퓨터 프로그램)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사가 등장할 수 있게 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을 의미하는 로보(Robo)와 자문 전문가를 뜻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다.

로보어드바이저가 활성화하면 이제까지 주로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던 자산관리 서비스의 문턱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문사의 자산관리서비스는 최소투자금액이 정해져 있는데다 자문수수료도 비싼 편이어서 일반인이 이용하기는 부담스러운 점이 많았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스마트폰 앱 하나를 만들어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사로 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선 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초기 시장은 웰스프론트 등 벤처기업이 주도했고 이후 찰스슈왑 등 증권사들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상위 11개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자문사의 관리자산은 2014년 19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65.2% 늘었다.

 한국에선 규제의 벽이 높았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지향하는 다수의 전문 자문사가 시장 진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사업을 전제로 하는 현행 자문업 규제 탓에 진정한 의미의 로보어드바이저 출현은 불가능하다. 지금은 자문계약을 할 때 반드시 대면 계약을 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점이 없는 온라인 전문 회사가 사실상 나오기 힘든 구조다. 게다가 자문사는 3명의 전문 자문인력도 둬야 한다.

 금융위는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사가 나올 수 있도록 자문사의 대면계약 체결의무를 완화하고 온라인 계약을 허용하기로 했다. 전문 자문인력 대신에 유효성과 적합성을 갖춘 컴퓨터 프로그램도 고객에 자문할 수 있도록 했다.

서경호 기자 prax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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