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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사진 찍으러 갔나…잠깐 보고 걱정 없다는 신임 장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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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석
경제부문 기자

15일 오전 경기도 평택항 마린센터에서 열린 ‘수출 촉진 간담회’. 이틀 전 취임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첫 현장방문 행사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오찬이 예정된 탓인지 행사는 분 단위로 숨가쁘게 진행됐다.

유 부총리가 A4 용지 4쪽 분량의 준비된 모두 발언을 읽고, 사진을 촬영하는 데는 15분이 걸렸다. 이어 대기하던 7명의 수출 기업 경영자가 1인당 5분씩, 애로 사항을 발표했다. 동행한 기재부 간부들의 답변이 이어졌다. 그런데 질문당 답변 시간은 1~2분이 고작이었다. 구체성 있는 답변이 나오긴 어려웠다.

이어 경기도 행정1부지사, 평택시장, 평택해양수산청장, 경기평택항만공사 사장도 돌아가며 소감을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 부총리가 1분 가량 이미 준비한 마무리 발언을 하는 것으로 행사가 끝났다.

 행사 후 유 부총리는 이주열 한은 총재와 비공개 오찬 간담회를 했다. 유 부총리는 이 총재에게 “수출이 어려우니까 거기(평택항)부터 가야 한다고 해서 다녀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거기만 보면 수출 걱정할 거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아차 선적하는 배를 봤는데 잘 되고 있는 듯했다”고 했다. ‘잘 되고 있는 곳’을 간 건 유 부총리뿐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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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사진)이 15일 경기도 평택의 기아차 전용부두를 찾았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14일 경기도 안산의 유아용품 전문업체인 보령메디앙스를 방문했다. [뉴시스]


13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임명장을 받자마자 경기도 부천의 흥아기연을 찾았다. 제약 포장기계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로 수출액이 2013년 196억원, 2014년 271억원, 지난해 295억원으로 계속 늘고 있다. 20분동안 이어진 업체 대표와의 간담회 역시 미리 배포된 보도자료의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후 30분 정도 공장을 둘러봤고, 기념 촬영을 한 뒤 1시간 만에 취임식이 예정된 세종 정부청사로 떠났다. 3기 경제팀의 현장 행보는 주말에도 이어졌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뉴스테이 선도사업 지구를 방문했고, 이어 17일 주형환 장관은 인천 자유무역지대를 찾았다. 유 부총리는 18일 간부회의에서 “현장에 문제가 있고, 현장에 답이 있다는 ‘현문현답’의 자세로 현장과 소통을 강화해 달라”고 독려했다.

 현장은 중요하다. 그러나 대통령조차 “경제 비상상태”라고 진단한 마당에 장관들이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 현장을 방문해놓고 정작 “가보니 잘되고 있는 듯 했다”는 발언만 하는 건 한가하다 못해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실무자들이 차려놓은 보기 좋은 ‘밥상’을 받기 전에 장관이 직접 왜 가는지를 고민했으면 한다. 현장 방문을 준비하는 실무자 입장에서야 신임 장관의 첫 방문지인만큼 우울한 현장보단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곳, 부처가 마련한 ‘정책상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곳을 고르고 싶을 순 있다.

또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촘촘한 일정상 중간에 들러보기 적당한 곳이란 현실적인 기준도 작용할 것이다. 그런데 수출은 지난해 7.9% 쪼그라들었다. 연초부터 중국 발 먹구름도 몰려오고 있다. 이런 긴박한 상황이라면 장관들이 먼저 “울산, 거제로 가자”고 말했어야 하지 않을까.

장원석 경제부문 기자 jang.wonseok@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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