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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유주열] 중국과 북한의 칠종칠금

  지난 1월 6일 북한이 예상을 깨고 ‘수소탄‘이라고 주장하는 4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세계는 다시 중국을 쳐다보고 있다. 중국에 대한 실망이 역력하다. 북한의 대외무역의 99%가 중국과 이루어지고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북한으로서 원유의 90%가 중국에서 수입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분노하고 북한을 비난하면서도 한반도 안정을 위한 대화 노력을 다시 강조하고 있다. 3년 전 3차 핵실험 후와 바뀐 것이 없는 솜방망이 반응이다. 미국의 재균형 정책과 일본의 보통국가화에 따라 위협을 느끼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북한을 포기할 수 없는 지정학적 자산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의 계속적인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이러한 관용적이고 미지근한 반응은 제갈량(諸葛亮)의 칠종칠금(七縱七擒)을 연상시킨다.
 
 후한 말 삼국시대의 한 축으로 사천성을 중심으로 하는 촉(蜀)의 승상 제갈량은 천하통일의 대업을 꿈꾸고 있었다. 명장 장비와 관우가 차례로 죽고 황제 유비(劉備)마저 어린 유선(劉禪)을 위탁하고 백제성에서 세상을 떠났다. 촉의 혼란을 틈타 남만(南蠻 지금의 운남성과 베트남 북부)의 맹획(孟獲)이 군사 10만으로 촉을 침범하였다.
 제갈량은 맹획의 침략군을 막아내고 그를 사로잡았다. 제갈량은 맹획을 죽여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었으나 관용을 베풀어 맹획을 풀어 주었다. 맹획은 자신이 잘난 것으로 착각하고 계속 군사를 일으켜 촉을 괴롭혔다.
 제갈량은 끈질긴 인내로 일곱 번을 잡았다가 일곱 번을 풀어 주었다. 그제서야 맹획이 크게 깨닫고 “승상의 하늘같은 위엄을 기억하고 우리 남만인들은 영원히 침략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맹서하면서 부하되기를 청했다고 한다. 제갈량의 무한 관용에 의한 칠종칠금은 왕조시대 중국의 조공국 및 소수민족 정책으로 곧잘 인용되었다.

중국이 북한의 계속된 핵실험에 대해 분노하고 비난하면서도 북한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하지 않는 것은 관용보다는 북한의 비핵화보다 체제의 안정을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 중시하는 북한 체제가 안정되어 위협적인 핵보유국으로 발전되어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른다.
 북핵문제는 물론 중국문제만이 아니고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가 하나가 되어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그러나 북한의 생명선을 쥐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하여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도전하고 동북아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중국은 제갈량과 달리 이쯤에서 행동을 보이면서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야 한다. 오히려 호랑이 새끼를 키워 화를 입는 어리석음(愚)을 범해서는 안 된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언젠가 맹획처럼 “중국의 하늘같은 은혜를 잊지 않고 중국이 원하지 않은 핵은 영원히 폐기하고 다시는 핵의 불장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맹서할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앞으로도 5차 6차 핵실험을 계속해서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를 위협해도 중국은 수수방관하여 제갈량의 칠종칠금을 이어 갈 것인가.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 주는 게 최상의 파트너”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호소를 언제까지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제갈량이 남만국의 우려를 없앤 후 북벌 준비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처럼 중국도 동쪽에서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되어야 중국의 꿈(中國夢)을 실현하는 서쪽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중앙아시아를 통해 유럽에 이르는 새로운 육상 실크로드와 남중국해와 인도양을 연결하는 새로운 해양 실크로드)에 제대로 몰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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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