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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야전교범)' 구자철, "난 항상 가장 느린선수였다…한라산 50번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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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디다스 제공

한라산을 50번 넘게 올랐다."


프로축구 K리그 제주 유나이티드 유소년팀 선수가 "제주 시절 한라산을 수없이 올랐다는 말이 사실인가?"라고 묻자 구자철(27·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이 답한 말이다.

2007년부터 4년간 제주에서 뛰었던 구자철은 지난달 말 휴식기에 친정팀인 제주를 찾았다. 구자철은 "학창시절부터 난 늘 팀에서 가장 느린 선수였다. 주력이 느린 것을 극복하기 위해 한라산에 자주 올랐다. 등산로 마감시간이 임박해 가파른 7㎞ 구간을 50분 안에 오른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제주 구단 관계자는 "당시 전력질주로 한라산을 오르는 구자철을 보고 동료들이 '훈련에 미친 사람 같다' 고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구자철은 기성용(27·스완지시티)와 함께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미드필더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6시즌동안 118경기(17골)에 출전했고,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 51경기(16골)에 나섰다.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최월규 에이전트는 "구자철은 타고난 재능은 부족하다. 노력으로 밑바닥부터 올라온 선수" 라고 말했다.

구자철은 중1때 키가 1m46cm에 불과했다. 그는 키를 키우기 위해 매일 아이스박스에 우유를 챙겨가 물 대신 마셨다. 현재 그의 키는 1m82㎝다.

구자철은 서울 보인고 재학 시절 빈혈로 쓰러져 한달간 병원 신세를 졌다. 그 탓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 고교 시절 그는 빈혈약을 먹고 뛰면서도 보인고를 2006년 제주 백록기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듬해인 2007년 K리그 제주에 입단했다. 그리곤 2010년 5골·12도움을 올려 중위권팀 제주를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구자철은 "축구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 산도 오르고, 저 산도 뛰었다"면서 "대런 플레처(32·스코틀랜드)의 영상을 보며 빠른 몸놀림과 패스를 연구했다"고 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13시즌간 활약했던 미드필더 플레처는 박지성(35) 등과 함께 맨유의 전성기를 이끈 선수다.

구자철은 축구인들 사이에서 'FM(야전교범·Field Manual)'으로 통한다. 공군 원사 출신 부친 구광회(56)씨의 피를 물려받아 축구도, 생활도 모범적이다. 그의 악바리 근성은 독일에서도 변함이 없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득점왕(5골)에 오른 구자철은 그 해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해 아우크스부르크, 마인츠를 거쳐 올 시즌을 앞두고 구단 사상 최고 이적료인 500만 유로(약 66억원)에 아우크스부르크 유니폼을 입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 초반 12경기에서 단 1승(3무8패)에 그쳤지만 최근 5경기 연속 무패(4승1무)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엔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파르티잔(세르비아)을 3-1로 꺾고 3승3패를 기록하면서 조 2위로 유로파리그 32강행에 진출했다.

아우크스부르크가 유로파리그 32강에 진출한 것은 1907년 팀 창단 이후 처음이다. 아우크스부르크는 다음달 잉글랜드 명문 리버풀과 16강행을 다툰다.

구자철은 "유로파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팀동료 홍정호(27)·지동원(25)과 함께 '유로파리그 패치가 달린 유니폼이 오늘이 마지막이선 안된다'고 결의를 다졌다. 리버풀과의 대결은 벌써부터 흥분이 된다. 분데스리가에서도 후반기엔 더 좋아질 것" 이라고 말했다.

구자철에게 2014년은 악몽 같았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최연소 주장(당시 25세)을 맡았지만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구자철은 "속으로 많이 울었다. 월드컵에선 내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대회가 끝난 뒤에도 괴로웠다"고 말했다.

군대에서 오른쪽 눈을 실명한 아버지 구광회 씨는 틈날 때 마다 아들에게 "국가대표는 국가를 위해 모든걸 바쳐야한다. 생명까지 걸려있다고 생각해라. 나도 군대에 있을 때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고 말한다. 구자철은 그래서 경기에 나설 때 마다 사력을 다한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쿠웨이트와 4차전(1-0승), 11월 미얀마와 5차전(4-0승)에서 골을 터뜨렸다. 올해 9월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둔 구자철은 "월드컵 최종예선은 치열한 전쟁터나 다름없다. 대한민국을 위해 끝까지 뛰겠다"고 말했다.

제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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