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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주 펀드의 미래를 묻다上]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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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 신영운용 대표. [사진 중앙포토]

신영자산운용은 국내 배당주 펀드 ‘전통의 강자’다.

2003년 출시된 신영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는 2015 중앙일보 펀드평가에서 순자산 2억9617억원으로 1위를 유지했다. 2위 업체의 10배 정도 규모다. 수익률도 12%로 건실했다.

이상진 신영운용 대표이사 사장은 “배당주 펀드는 가치 투자 상품”이라고 설명한다. 안정적으로 배당 수익을 얻으면서 현금 흐름이 좋은 건실한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그는 배당주펀드가 향후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더 주목받을 거라고 봤다.

그의 말처럼 국내 배당주 펀드는 중앙일보 펀드평가에서 지난해 평균 수익률 9.66%로 유형별 펀드 수익률 2위에 올랐다. 이 사장은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 ‘가치투자 1세대’로 불린다. 1996년 가치투자를 내세우며 등장한 신영자산운용의 창립 멤버다. 2010년 대표 자리에 올라 햇수로 6년째 신영운용을 이끌고 있다. 지난 7일 이 사장을 만나 배당주 펀드의 미래에 대해 들었다.
 
지난해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이 좋았다. 이유는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은행이율을 처음으로 넘어설 걸로 추정되고 있다. 현 상황은 기업들이 배당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난해 코스피 상장사 전체의 세전 영업이익이 약 130조로 사상 최대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돈을 벌었지만 기업들의 투자비용은 증가하지 않고 있다. 순증 고용인구도 실질적으로 거의 늘지 않았다. 기업들은 한계선상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전까지 본격적인 투자나 고용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기간이 상당히 오래갈 수 있다. 계속 돈이 계속 쌓이니 시장금리보다 높은 이익을 얻기 위해 배당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배당이나 투자에 돈을 쓰지 않으면 세금을 물리는 ‘기업소득환류세제’가 향후 3년간 한시적으로 이뤄지는 점도 크다.

지난 10년간을 보면 배당을 꾸준히 해 온 기업 중엔 경영 목표가 뚜렷한 곳이 많다. 소액주주를 배려하는 기업이 배당을 꾸준히 해왔다. 경영도 안정돼 있고 좋은 재무재표를 유지해 기업의 경제적 체력이 탄탄하다. 외국계 지분이 많아 기업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배당을 강요받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국내 기업 중 배당을 많이 해주는 곳은 우량기업인 곳이 많다. 시간이 갈수록 이들 기업의 주가는 상승하게 될 것이다. 면밀히 살펴보면 지난 5~10년간의 배당주 투자는 이미 유효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특히 지난해가 수익률로 조금 더 두드러져 보인 것 뿐이다.”
순자산액으로 보면 신영밸류고배당이 배당주 펀드 1위다. 신영운용의 배당주 펀드의 장점은
"신영운용은 설립 때부터 배당에 대한 철학이 있었다. 신영증권은 지난 50년간 주주에게 배당을 안 해본 적이 없다. 신영운용도 설립하면서부터 했다. 우리 경영진은 배당을 해주지 않는 기업은 기본적으로 주주에 대한 성의가 없다고 생각한다. 배당액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정기적으로 항상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소 은행 금리보다 높게 배당하고자 하는 기업이 주주에게 보답하려는 사명이 있는 회사다. 이런 회사가 경영을 더 열심히 하지 않겠나. 이미 오래 전부터 회사는 배당주 펀드가 아니어도 펀드 종목 선정 기준에 배당을 잘 하는 지를 보고 있다."
국내에선 그동안 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지는 않았다.
"외국에선 많은 돈을 버는 데도 배당을 안하는 외국 기업이 있긴 하다.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다. 하지만 이들도 10년 가까이 배당을 하지 않다가 한꺼번에 거액을 배당했다. 우리나라 기업에선 이렇게 많은 이익이 나지도 않으면서 대주주가 버티는 곳이 많다. 주주들도 문제가 있다. 주식을 사도 얼마 안 있다가 주가가 오르면 팔 생각만 한다. 이래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중 최저 배당률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 많이 투자하면서 배당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서 우리 기업도 많이 바뀌고 있다.마땅하게 투자할 곳을 기업이 찾지 못하는 점도 배당이 늘어나는 이유다. 예전엔 기업 대주주(경영진)가 배당을 하지 않고도 기업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이 많았다. 예를 들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와 같은 편법 말이다. 이렇게 하면 증여세도 피하고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법안이 개정되면서 이런 편법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대주주 입장에서도 배당을 받는 것이 이롭다. 앞으로 배당은 주식투자를 하는 누구라도 챙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배당을 5~10년간 배당을 했는지가 그 기업의 질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로 봐야한다.”
지난해 시작된 기업소득환류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중요한 제도라 생각한다. 다만 3년만 한시적으로 하는 제도다. 여기에 원래 법인소득세를 내고 배당한 것에 대해서 배당세를 내는 부분은 이중과세 논란이 있다. 우리가 기업에 투자하는 목적은 그 기업이 잘 돼 배당을 받으려 하는 것이다. 이미 소득세를 냈는데 여기에 배당에 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주주들에게 좋지 않다고 본다. 물론 과세당국 입장에선 나름의 논리가 있을 것이다.”
배당주 펀드를 어떤 기업으로 구성해야 하나? 지난해 운용 경험을 말씀해주신다면
“우리 회사 배당주 펀드 포트폴리오의 50%는 대형주다. 20%가 중소형주, 7~8%가 코스닥주다. 지난해 주식시장에선 바이오ㆍ헬스케어 등 중소형주가 많이 상승했다. 하지만 중소형주를 많이 담은 회사의 배당주 상품과 우리 회사 상품의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비슷했다. 우리 회사 상품은 중소형주 비율 적어 상반기엔 수익률 떨어졌지만 오히려 하반기 주식시장이 출렁이면서 수익률이 올랐다. 하반기엔 대형주가 모든 업종 불문하고 비교적 좋은 수익률을 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형주 기업을 위주로 배당도 확대됐다. 은행금리가 1.5%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우리 회사 신영밸류고배당이 12%의 수익률이 나았다는 건 우리의 배당주 펀드 종목들이 훌륭히 선방했다는 걸 나타낸다. 대형주가 역할을 한 것이다. 3조 가까운 설정액의 펀드에서 10% 수익률을 내기는 쉽지 않다. 종목에 들어간 대형주 하나라도 급락하면 수익률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런 수익률이 나온 건 대형주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는 뜻이다.”
올해는 어떨 것 같은지
“지난해와 같은 움직임을 보일 걸로 예상한다. 특히 올해는 코스피 시장이 붐업할 수 있다고 본다. 코스피 시장의 총 한 해 영업이익(세전)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계속 100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세전영업이익은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주가는 1900~2000포인트의 박스권이다. 언론에선 코스피 시장이 안 좋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실적도 좋지 않다고 걱정하는데 사실 이익이 감소했더라도 6조원 이상 이익을 낸다는 건 엄청난 것이다. 코스닥 전체 세전 이익이 약 5조원 밖에 안 된다. 코스피가 저평가 되고 있다.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이 1000조인데 지난 5년동안 코스피 시장은 누적 이익으로 시가총액의 절반을 냈다. 그런데 왜 코스피 지수는 박스피일까. 이유는 그만큼 지금 투자자들의 주식시장을 보는 판단이 편견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특정 종목이 뜨면 아직도 그곳에 휩쓸린다. 실제 숫자로 비교해봐야 한다. 단순히 소문과 추천만 듣고 투자하면 안된다. 이 기업이 얼마나 돈을 벌었고 앞으로 얼마나 더 벌 것인지를 보고 투자해야한다. 매출이 한 푼도 없는 기업이 시가총액 3000억원인 회사도 있다. 이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다.”
그럼 전통의 강호인 대기업에 투자하는 것인가
“그렇다. 기본적으로 올해 경기는 좋을 것으로 본다. 중국 경제 위기, 저유가 상황들이 우려된다고 하지만 중요한 건 미국이 경기가 회복되고 유럽도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일본도 괜찮다. 사실상 세계 경제의 'BIG3'인 이들이 괜찮다면 세계 경제도 괜찮을 거라 본다. BIG3가 세계경제 규모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신흥국이 불안하다고 하지만 이들만 성적이 안 좋다고 세계 경제가 흔들리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중국도 경제성장률이 감소하는 것이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10조 달러의 경제규모가 된 중국으로선 10% 가까운 성장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제 성장률은 연착륙해야 한다. 다만 내부정비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 중국 증시가 출렁이는 것도 이런 과정 중 하나다. 중국은 현재 수출 경제에서 내수 경제로 바꾸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중국 국민들이 ‘환경’, ‘식료품’ 부문에서 보다 질이 좋은 상품을 찾게 될 것이다. 여기서 혜택을 볼 곳은 한국 기업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저유가도 세계경제에 혼란을 주는 요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유가가 떨어지면 대부분의 나라가 행복하다. 경제를 원유 수출에 100% 의존하는 나라들은 힘들것이다. 그러나 이들 나라의 전세계 GDP비중은 약 5%다. 세계 경제 전체 펀더멘탈로는 큰 문제가 안 된다. 우리 경제가 맨날 앞이 안보인다고 하지만 앞이 보인 적은 거의 없었다. 각종 숫자를 비행기 계기판 삼아 분석해서 투자해야한다. FANG이란 네개의 기업을 아는지.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알파벳 앞 글자를 딴 합성어다. 이들 4개 기업이 지난해 미국 S&P500 지수를 끌어올렸다. 우리나라도 코스피 시장에 우량 기업이 많다. 매출은 줄어도 원자재값과 환율이 유리하기 때문에 이익은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도 배당주펀드 포트폴리오는 지난해와 유사하게 할 것인지
“원래 우리 상품은 5~10년간 종목에서 큰 변화가 없다. 거의 비슷할 것이다. 다만 신영마라톤펀드와 신영밸류고배당은 목표가 약간 다르다. 마라톤은 자산가치(배당)와 성장 가능성(주가상승)을 모두 생각하고, 밸류고배당은 배당 수익률을 더 중요하게 본다.”
수익률을 비교해봤을 때 신영밸류고배당이 지난해는 1위가 아니었다. 수익률이 조금 낮다
“우리가 배당주 펀드란 이름을 붙여 판매하는 것들 중에 실제 배당주 펀드가 아닌 것들이 많다. 이름만 배당주 펀드라고 붙이고 배당 수익률보다 주가만 좇아서 상품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 배당주 펀드라면 최소 코스피 배당수익률(평균 1.5%수준) 보다 높은 기업들로 종목을 구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수익률은 당장은 좋을 수 있어도 안정성은 보장할 수 없다. 신영밸류고배당 펀드의 잠정적 평균배당수익률이 1.9%로 집계된다. 순자산액이 3조 가까운 신영밸류고배당이 이 정도다. 다른 배당주 펀드도 이런 수준은 돼야 진정한 배당주 펀드라고 할 수 있다.”
가면 갈수록 배당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늘어날까
“물론이다. 이제 투자할 곳이 별로 없다. 돈을 들고 있으면 은행 이자밖에 못 받는다. 미국 주가가 왜 높을까. 기업 배당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2~3배 높다. 우리도 앞으로 배당 수익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소액 주주들도 이젠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은행이자가 5~6%인 시절에는 배당에 민감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다. 주주로서 은행 이자 이상은 보상해달라는 요구가 늘어날 것이다.”
배당주 펀드 투자와 관련해 투자자들에게 조언한다면
“이미 투자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본다. 단기매매로는 돈을 벌 수가 없다. 왜냐하면 시장은 우리가 알 수 없는 변수가 많다. 지난해도 그런 경우가 많았다. ELS, DLS등의 피해가 컸다. 단타매매로 돈 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시간이 갈 수록 절대 장기투자보다 유리할 수 없다. 주식매매로 한 번 크게 이익을 본 뒤 그만하면 모르겠지만 그것이 잘 안 된다. 결국 나중엔 돈을 잃게 된다. 실패 확률을 줄이려면 장기 투자 밖에 방법이 없다.

배당은 장기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주식 종목을 고를 때 5~10년 배당수익률을 보면 거의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배당을 했단 것은 그만큼 기업이 성실하고 경영인의 경영철학이 확고하다는 것이다. 그런 경영인은 웬만한 바람에 안 흔들린다. 꾸준히 성장한다. 기업이 안 망한다. 그러면 힘들게 종목을 바꿀 필요가 없다. 은행 이자가 1%대인 상황에 배당을 2% 가까이 받으면 괜찮지 않은가. 배당 꾸준히 한 기업은 주가가 언젠가는 오를 확률이 높다. 주식매매로 수익까지 합쳐 5% 정도의 수익률은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은행이자 세배 이상의 이익이라면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 매우 괜찮지 않은가. 투자자가 아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자기도 모르는 새로운 기업에 투자하는 건 투기다. 힘들면 펀드를 들어도 좋다. 배당주 펀드는 지난 10년치 수익률이 어땠는지를 보고 골라라. 그렇다고 전체 수익률만 높은 곳을 보면 안된다. 배당수익률이 얼마인지를 살펴라. 배당주 펀드의 장점은 무엇보다 안정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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