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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회장 52년 만에 호남 출신 … 김병원 결선투표서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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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원 전 남평농협 조합장(오른쪽)이 12일 제23대 농협중앙회 회장에 선출됐다. 최원병 현 회장이 김 당선자에게 축하 화환을 건네고 있다. [김경빈 기자]


“유효표 289표 가운데 163표를 획득한 김병원 후보가 제23대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에 선출됐음을 알려드립니다.”

나주 남평조합장만 내리 세 번
계열사 대표 거쳐 경영능력 검증
자회사 31개, 자산총액 432조원
“첫 1년은 개혁에 매진하겠다”


 12일 오후 1시55분 서울 새문안로 농협중앙회 본관. 재검표를 거친 공식 발표가 나오자 대회의장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김병원(63) 전 남평농협(전남 나주) 조합장이 차기 농협중앙회 회장으로 당선됐다. 선거로 뽑힌 첫 호남 출신 농협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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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직 회장 시절부터 따져도 1964년 문방흠 회장 이후 52년 만이다. 결선투표까지 간 치열한 접전 끝에 김 전 조합장은 경기도 출신의 이성희(67) 전 낙생농협(성남) 조합장(126표)을 제쳤다.

 당초 이번 회장 선거는 수도권과 영남 후보의 각축이 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이날 오전만 해도 1차 투표에서 수위를 차지한 이 후보의 우세가 점쳐졌다.

그러나 오후 결선투표의 뚜껑이 열리자 김 후보의 막판 역전극으로 판가름 났다. 그로선 2007, 2011년에 이은 ‘3수’ 끝 당선이다. 수도권 대 지방 후보 경쟁으로 굳어지면서 영남표가 김 후보로 쏠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과 발표 직후 김 당선자는 “임기 4년 중 2년은 (지역 조합장) 여러분 곁에 있겠다”며 현장을 중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투표 전 소견 발표에서 “임기 4년 중 첫 1년은 농협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53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광주농업고, 광주대를 졸업하고 전남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남평농협 13~15대 조합장을 거쳐 NH무역 대표, 농협양곡 대표도 역임했다. 이로써 농협 회장 자리는 8년 만에 최원병 회장에서 김 당선자로 넘어가게 됐다. 농협법 개정에 따라 이번부터는 4년 단임제가 적용된다.

 농협 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이다. 그렇지만 231만4210명 조합원(지난해 11월 기준)을 대표하며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권한도 막강하다. 중앙회 산하 계열사는 농협하나로유통·농협목우촌·농협은행·NH농협생명 등 31개에 달한다. 자산 총액은 432조원에 임직원 수 8만8000명이다. 재계 1위 삼성그룹(351조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농촌 구석구석까지 거미줄 조직을 갖추고 있는 유일한 단체여서 정치적 영향력도 상당하다.

 농협은 ‘국가와 공공단체는 조합과 중앙회의 자율성을 침해해선 안 된다’는 농협법 9조에 따라 움직이는 독립 단체다. 공공기관과 사기업의 중간 지점에 있다.

그런데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한 조항이 회장을 중심으로 한 내부 전횡을 막는 데는 오히려 걸림돌이 돼 왔다는 지적도 있다.

역대 회장은 비자금·횡령·인사비리에 얽혀 자리를 내려놓기 일쑤였다. 특히 정부가 임명하던 농협 회장을 선거로 뽑기 시작한 88년 이후 1대 한호선, 2대 원철희, 3대 정대근 민선 회장이 모두 구속돼 불명예 퇴진했다. 현 최 회장도 임기 후반 검찰 수사에 시달렸다. 최 회장 본인은 지난해 말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측근 상당수는 구속됐다.

 이를 염두에 둔 듯 김 당선자는 ‘농협 개혁’을 최우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회장 선거 직선제 전환과 농협 체제 개편 ▶회원 농협·조합장 위상 강화 ▶축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전임 회장들 역시 농협 개혁을 내걸어 당선됐지만 대부분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

좋은농협만들기 국민운동본부의 이호중 사무국장은 “일선 조합원의 의사를 묻는 절차나 정책토론회 한 번 없이 치러지는 대의원만의 ‘깜깜이 선거’가 문제”라며 “지원 조직인 중앙회가 사실상 회원 조합 위에 군림하는 시스템부터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장원석 기자 newear@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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