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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낭만보다 9급 공무원, 노량진 몰리는 '공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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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량진의 한 학원에서 11일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수강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이날 강의실에 온 수강생 150명 중 25명이 올해 고3이 되거나 지난해에 수능을 치른 학생이었다. [강지민 인턴기자]


지난 11일 오전 8시30분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E공무원학원. 영하 6도의 매서운 칼바람을 뚫고 수강생 150여 명이 강의실로 하나둘 모여들었다. 모니터와 스피커가 설치된 90평 남짓한 대형 강의실에서 수업이 시작됐다.

“취업 안 되는 대학 가는 건 시간 낭비”
공무원학원 4명 중 1명은 고3·재수생
온라인 수강생도 1년새 5배로 늘어


대학 졸업반 학생부터 40대 늦깎이 공무원 준비생까지 다양한 수강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그런데 한눈에 봐도 고등학생임을 알 수 있는 앳된 얼굴이 여럿 눈에 띄었다. 실제로 이날 강의를 들은 수강생 150여 명 중 25명이 고등학교 3학년이거나 재수생이었다.

 지난해 수능을 치렀다는 한아영(19·고3 졸업반)양은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 대학 진학 대신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며 “아침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학교에 다니던 고3 때처럼 학원 수업을 듣고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지혜(20·재수생)씨는 “대학에서 어정쩡하게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단 공무원 합격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공부를 시작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수강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학원 관계자는 “최근 공무원시험 준비를 상담하는 고3 학생이나 재수생이 크게 늘었다”며 “‘스무 살 공무원 도전하기’ 등과 같은 특별 수업의 경우 고3 학생과 재수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관련 기사 국내 대졸 청년 넷 중 하나는 '니트족'… OECD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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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졸업장 대신 공무원 합격증을 따려는 ‘공딩’(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생, 재수생)이 늘고 있다. ▶비좁은 대학입시 관문을 통과해야 하고 ▶입학하자마자 ‘취업전쟁’에 내몰리며 ▶취업 후에도 안정적인 미래가 담보되지 않는 등의 ‘삼중고’를 겪는 일부 젊은 층이 일찌감치 캠퍼스 생활 대신 조기 공무원시험 준비에 나선 것이다.

  실제 공무원학원 에듀윌에서 9급 공무원 온라인 강의를 듣는 고3, 재수생 수강생 비율은 2014년 5.3%에서 지난해 25.3%로 급증했다. 노량진 P공무원학원의 경우 전체 수강생 991명 중 267명(26.9%)이 고3이나 재수생이었다. 네 명 중 한 명꼴이다.

이중 특성화고등학교(대학 대신 기술직 공무원을 준비하는 공고생)를 제외한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은 99명(10.0%)에 달했다. 서울 노량진의 K공무원학원이 올 초 모집한 겨울 집중반엔 수강생 33명이 등록했다. 이 중 고등학생과 재수생이 7명(21.2%)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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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대학의 비인기 인문계 및 자연계 학과에 합격한 예비 신입생들은 일찌감치 취업난을 예상하고 아예 대학에 입학하지 않거나 등록만 해놓고 공무원학원으로 직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현재 고3인 유지수(19)군은 지난해 서울권 대학의 행정학과에 수시모집으로 합격했다. 하지만 입학 대신 공무원학원 등록을 선택했다. 유씨는 “어차피 공무원이 될 운명이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공부를 시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학입시 준비 대신 공무원시험에 ‘올인’하는 고등학생도 있었다. 올해 고3이 되는 나지수(18)군은 9급 공무원 일반행정직을 준비하기 위해 수능 문제집 대신 공무원시험 서적을 손에 들었다. 같은 또래 박지연(18)양도 “또래 친구들이 누릴 캠퍼스 생활의 낭만이 부럽지만 불확실한 낭만보단 확실한 미래를 보장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공무원 직종 조기 쏠림’ 현상에 대해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업시장이 장기간 얼어붙은 데다 일부 기업이 신입사원들에게까지 희망퇴직을 강요하자 대학 졸업장보다 실리를 택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손국희 기자, 강지민 인턴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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