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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승리에만 눈이 먼 후보 돌려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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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정치국제부문 기자

12일 대구 달성군에서 벌어진 일이다.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오후 1시쯤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정중히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제 지역구를 양보하고 대구 중·남구로 옮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곽 전 수석은 지역구를 옮기는 이유가 ‘소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의 큰 틀에서 안정적 의석 확보와 박 대통령의 국정을 돕기 위해 새로운 소명으로 지역구를 옮기는 일이오니(중략) 새로 오는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에게도 많은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15일 곽 전 수석은 “대한민국의 정치 중심에서 변방이 되어버린 달성의 정치적 복원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며 달성군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한데 채 한 달도 안 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지역구를 옮기겠다고 한 것이다. 현풍곽씨로 곽재우 장군의 후손인 곽 전 수석은 그동안 지역민들을 만날 때마다 달성군 현풍 솔례마을에서 11대째 살아왔다고 말해왔다. 그랬던 그는 ‘대통령의 정치고향, 의리 있는 달성군민, 특명받은 곽상도’라는 현수막이 걸린 선거사무소를 개소식도 하지 못한 채 닫았다.

 달성에 사는 지인은 전화를 걸어와 “해도 너무한다”며 “대구가 고마 충동구매 했다가 맘 바낏다고 환불하는 물건입니꺼”라고 목소릴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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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곽 전 수석의 경우는 전체의 부분일 뿐이다. 대구 정치권은 지금 중앙 정치의 변덕 때문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용어도 희귀한 이른바 ‘출마자 재배치론’이란 변덕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 발언 이후 줄줄이 대구 출마를 선언한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막상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후보 바꿔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에서 ‘진박 감별사’로 불리는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2일에도 기자들과 만나 “달성은 지방 군(郡) 성격이 강해 추 실장이 더 적합하다”며 “(지역 여론조사에서) 추 실장의 지지율이 30% 정도라던데 그 정도면 괜찮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런 논리로 대구 북갑에서 뛰던 김종필 전 법무비서관은 아예 출마를 포기했고, 수성갑에서 김부겸 전 의원에게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된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교체론도 나왔다.

 민주 정치는 정당 정치다. 정당 입장에서 선거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그래야 정당이 유지된다. 하지만 선거는 승패를 가르는 행위인 동시에 국민의 마음을 사는 행위다.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두려워해야 하는 이유다. 대체 곽 전 수석이 달성에 출마하면 박근혜 정부는 성공하지 못하고, 11대째 살아온 달성 대신 대구 중·남구에 출마해야 박근혜 정부는 성공하는 걸까.

김경희 정치국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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