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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 전문의가 마취하는 강남 성형외과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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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프로포폴 사고

지난달 프로포폴 과다 투여로 또 피해
사상사고 5년간 35건 “실제론 3배 이상”
건당 20여만원 아끼려 집도의가 마취


일명 ‘우유주사’라 불리는 마취제 프로포폴. 마취 방법이 간단할 뿐 아니라 어지러움, 구토 등 마취에 따른 부작용도 거의 없는 마취제다. 강남의 한 성형외과 원장은 “강남 성형외과에서 이뤄지는 거의 모든 수술에 프로포폴이 마취제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형수술 중 프로포폴 마취 사고가 잇따르면서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江南通新 취재 결과 지난달에도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 과다 투여로 환자가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병원 측은 피해자 가족과 합의를 통해 가까스로 형사 입건은 막았지만 사고 피해자는 여전히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다. 자가 지방이식술을 통한 유방확대수술을 받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30대 중국인 여성에게 프로포폴 과다 투여로 인한 심정지가 발생했다. 환자의 부모는 한국 병원들을 못 믿겠다며 딸을 중국의 병원으로 옮겼지만 피해자는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덕경 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지난 5년간 35명이 프로포폴 마취의 부작용으로 목숨을 잃거나 영구장애를 앓게 됐다. 김 교수는 “35명이란 숫자는 경찰이나 법원에서 처리한 피해 환자의 수에 불과하다”며 “지난달 발생한 마취사고처럼 병원과 환자 간 합의가 이뤄져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경우까지 합치면 피해자는 3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마취 사고의 대부분은 마취과 전문의가 아닌데 마취를 하기 때문에 생긴다”며 “성형수술을 집도하는 의사가 마취까지 다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가 지난 5년간 발생한 마취사고 39건을 분석한 결과 36건(92.3%)이 수술 및 시술을 담당하는 의사가 수면 마취까지 실시한 경우였다. 강남구보건소 관계자도 “강남 지역 전체 성형외과에서 하루 수천 번씩 프로포폴이 환자들에게 투여되지만 마취전문의가 마취를 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집도의가 마취까지 도맡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절감’이다. 병원에서 마취전문의를 초빙할 경우 통상 1시간에 20만원, 30분이 늘어날 때마다 추가 비용 5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한번 초빙하면 기본 초빙료만 6만~8만원을 줘야 한다. 마취전문의를 직접 고용할 경우에는 병원에서 월 400만~600만원가량의 월급을 부담해야 한다. 또한 미용 목적의 성형외과 수술은 비급여 항목이기 때문에 마취로 발생하는 비용은 전액 병원의 몫이다. 강남 지역의 성형외과 의사 1인당 평균 수술 건수는 하루 6~8건, 이를 기준으로 할 때 성형수술을 집도하는 의사가 마취까지 직접 하면 의사 1명당 하루 150만~2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프로포폴의 중독성이 마취 사고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강남의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코를 높이는 필러 시술의 경우 통상 10~15번 시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프로포폴에 중독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프로포폴에 중독돼 프로포폴을 맞기 위해 일부러 시술을 받으러 오는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또 ‘프로포폴을 사용하면 통증 없이 한숨 자고 나면 수술이 끝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상담을 받을 때부터 프로포폴 마취를 요구하는 환자도 있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많은 성형외과가 프로포폴은 마취 방법이 쉽기 때문에 작은 수술의 경우 마취전문의를 초빙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남의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프로포폴은 용량 조절만으로도 전신마취를 유도할 수 있다”며 “기관 내 튜브를 삽입해 실시하는 큰 수술의 경우 안전을 위해 마취 전문의를 초빙하지만 필러 같은 간단한 시술은 일반의가 담당해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강남의 또 다른 성형외과 관계자는 “매년 수만 건의 프로포폴 마취가 강남 성형외과에서 행해지지만 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람은 극소수”라고 말했다.

 한편 의협은 프로포폴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자 대한마취통증의학회와 함께 ‘개원가 의사를 위한 프로포폴 진정 임상지침’을 지난해 11월 25일 발표했다. 임상지침에 명시된 제1원칙은 ‘프로포폴 사용 시 환자 상태를 감시하는 시술 및 수술에 참여하지 않는 독립된 의료진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또한 의협에서 인증한 프로포폴 진정 관련 교육을 이수한 ‘진정 관리 의사’와 ‘진정 감시 의료진’만이 프로포폴을 투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김민관 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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