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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니까 … 외풍에 맞서 코스피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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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시작부터 국내 증시가 출렁거렸다. 지난주 중국 증시가 급락하고 위안화 가치가 절하되면서 충격파가 한국 증시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여기에 북한이 4번째 핵실험을 강행했고, 지난 8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 대내외 악재 속에 외국인은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팔자’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연초에 주가가 오르는 이른바 ‘1월 효과’는 사라졌다.

1900선 깨지면 자산가치 밑돌아
최근 2년간 단기간 반등 성공


 12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98포인트(0.21%) 내린 1890.86으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2387억원어치를 매도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도 0.5원 내린 1210.3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0년 7월 19일 1215.6원을 기록한 이후 5년 6개월 만의 1210원대 진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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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는 급락한 세계 증시에 비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해 첫 주 코스피 지수는 2.2%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0.0%)와 미국 S&P500(-6.0%)과 나스닥(-7.3%), 일본(-7.0%), 독일(-8.3%)은 한국보다 하락폭이 컸다. 한국보다 성적이 좋았던 곳은 말레이시아(2.1%)·인도네시아(-1.0%) 정도였다.

 왜 그럴까. 우선 한국 주가가 다른 나라 증시에 비해 전반적으로 싸다. 주가를 순자산가치로 나눈 주가순자산배율(PBR)만 봐도 한국 주가가 저평가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 지수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1900선은 PBR 1배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각 국 증시의 PBR을 계산하면 ▶미국 2.8 ▶일본 1.7 ▶중국 2.0이다. 지금 한국 증시는 이들 나라에 비해 자산가치만큼 대우를 못 받고 있는 셈이다. 코스피의 PBR은 2013년 버냉키 쇼크와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때에도 현재 수준을 유지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도 “지난 2년여간 코스피 지수가 1900선 밑으로 이탈한 8번 모두 단기간에 기관이 매수하며 1900선 위로 반등했다”며 “1900선 아래로 내려가면 한국 기업 주가가 자산가치보다도 싸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코스피 1900선 근방이 강력한 지지대로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이후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지 않은 점도 주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4분기 잠정 실적이 지난 분기보다 낮았음에도 실적 발표 이후 반등했다”며 “이는 주가에 이미 실적 예상치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해운·조선·철강 등 구조조정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불황 업종의 어려움도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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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는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2일부터 12일까지 팔자 행진을 이어왔다. 지난 6일 한국항공우주 종목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인한 순매수로 기록된 걸 제외하면 사실상 27거래일 연속 순매도다.

전문가들은 원화 약세의 속도와 강도가 외국인 투자의 방향을 가르는 잣대가 될 것으로 봤다. 원화 약세가 완만하고 질서 있게 진행될 경우 싸질 대로 싸진 원화가 외국인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1년 이후 환율 구간별 외국인 매매 규모를 보면 원화가치가 1200원대에 진입하면 매수세로 전환했다”며 “이 정도면 외국인들이 원화를 ‘싸다’고 느끼면서 주식시장에서 ‘사자’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기금을 중심으로 하는 기관들의 저가매수세 역시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대내외 여건이 워낙 불확실하다는 게 걱정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2일 열린 금융정책 수요자 간담회에서 “대내외 여건상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시장안정을 위하여 경각심과 긴장감을 가지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900선을 밑도는 상황이 길어지면 주가가 싸졌는데도 투자자들이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고 해석돼 매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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