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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서비스업 vs 지는 굴뚝산업 … 두 지역의 명암

새해 들어서도 전반적인 국내 내수 경기는 날씨만큼 싸늘하다.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조사 결과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확인된다. 그럼에도 제주도는 ‘독야청청’하듯 경기지표가 청신호를 보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조선업계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던 울산은 재기의 몸부림이 한창이다. 제주와 울산의 분위기를 현지 르포로 전한다.

날개 활짝 편 제주

1분기 BSI 111, 5년간 최고치
땅값 뛰고 인구 늘고 돈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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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기가 얼어붙어 있는 가운데 제주도는 경기가 유일하게 살아나고 있다. 관광객 유입과 부동산 호황 덕분이다. 12일 제주국제공항에 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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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제주시 연동 신라면세점 주차장에는 대형 관광버스 10여 대가 주차해 있었다. 면세점 내부에서는 유커(遊客)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산 화장품 코너에서 경쟁하듯 물건을 골랐다. 명품백 코너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연출됐다.

제주신라면세점 이상진 부점장은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발생이후 한때 유커가 급감했지만 하반기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새해 들어 직원들이 활기차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경기에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몰려오고, 제주도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제주살이’까지 겹치면서 소비와 투자가 경기 부양을 ‘쌍끌이’하고 있다.

제주에서 10년 전만 해도 보기 힘들었던 BMW·벤츠·아우디 등 고급 수입차들이 시내를 질주하고 있다. 2010년 1756대에 불과했던 제주도내 수입차량은 지난해 1만3729대로 5년 동안 8배 가까이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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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4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 조사’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전국의 기업경기전망지수는 기준치를 밑도는 81로 집계됐는데, 제주도만 유일하게 111로 기준치를 넘었다. 최근 5년간 최고치다.

BSI는 기업인들의 주관적인 판단을 통해 체감경기를 알아보는 것으로 100이상이면 이번 분기보다 다음 분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제주의 경우 지난해 6%의 경제성장률(한국은행 추정)을 나타낸 데 이어 새해 첫 체감경기지수도 기준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경기를 견인하고 있는 핵심은 관광산업이다. 새해 첫날에도 지난해보다 1만명이 증가한 4만3000여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올해 들어서도 가파른 증가세를 예고했다.

부동산·건설경기도 활성화되고 있다. 제주도는 전국적으로 불어 닥친 제주살이 열풍과 성산읍 제2공항 발표에 따른 기대심리로 부동산·건축분야가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해 제주에서 허가받은 주거용 건축물도 늘었다. 지난해 8179건(198만9927㎡)으로 2014년 4094건(104만9264㎡)에 비해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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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입 인구도 크게 늘어났다. 2010년 57만명이던 도내 인구는 지난해 말 64만명을 돌파했다. 월 평균 1600여 명, 하루 55명 이상이 이주하고 있다.

제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제주신화역사공원, 영어교육도시 등 대규모 공공건설사업과 정보통신(IT), 생명공학(BT) 기업의 제주 이전이 잇따르면서 경기가 활기를 띄고 있다”며 “지난해 최초로 연 관광객 13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세미나와 수학여행 같은 단체관광이 증가한 것도 경기전망이 좋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함종선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재기 안간힘 울산

작년 수출 확 줄고 산업수도 위기
새해 노사협력·혁신 분위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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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불황을 뚫기 위해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작업 중인 울산 현대중공업. [사진 현대중공업]


지난해 울산시의 대외 수출은 2014년보다 20% 가량 줄었다. 2011년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수출 1000억 달러’를 달성했지만 지난해 수출액은 700억 달러대로 곤두박질쳤다.

평균 연봉 4050만원(2014년 기준)으로 전국 소득 1위를 자랑하던 국내 최고 부자도시 울산이지만 근로자들은 주머니를 닫았다. 많은 근로자가 울산을 떠나기도 했다. 올해도 주력산업의 조기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워 ‘산업 수도’ 울산의 위기란 말이 나온다.

 하지만 울산 기업들과 시민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자”며 새해 들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먼저 산업 현장 분위기가 지난해보다 달라졌다. 김경락(37)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건조5부 생산반장은 12일 “젊은 생산반장을 현장에 배치하면서 제품 생산 아이디어를 현장과 사측이 함께 고민하는 등 현장과의 소통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현대중공업 울타리에 있다는 이유로 안일하게 살아가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근로자와 협력업체들의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한 해 동안 협력업체 50여 곳이 교체됐다.

 현대자동차 울산5공장 근로자들 얼굴에는 최근 화색이 돌고 있다. 회사가 지난해 11월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하면서 선보인 ‘EQ900’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고급차 시장 공략 행보를 이어가고 올해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협력업체들도 제품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태광물산 김문대(59) 울산공장장은 “현대차에 더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공법개선과 다른 협력업체 벤치마킹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려는 노사의 양보와 상생 노력도 빛났다. 현대차·현대중공업 노사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말 임금·단체협상을 원만하게 마무리했다.

 울산시는 지역 주력산업 지원에 적극적이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기존 주력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복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2차전지·3D프린팅·수소산업·신소재산업 등 신성장 동력의 발굴·육성 계획도 내놨다. 김 시장은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울산 특유의 저력을 발휘할 때”라고 말했다.

 지역 상인들도 분위기 반전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근로자들이 자주 찾던 골프연습장과 기업체 인근 식당들은 가격 할인이나 연장영업을 내세워 손님을 다시 불러모으고 있다. 호황 때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이 많이 사는 울산시 동구 방어동과 전하동의 원룸은 대기표를 뽑고 기다려야 했다.

 박희영(70) 방어진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지금은 원룸 전체 물량의 30% 이상이 비면서 주인들이 보증금을 100만~200만원, 월세를 10만~20만원씩 낮춰 세입자를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울산=유명한 기자 famo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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