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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웅의 오! 마이 미디어] 여론으로 의원 후보 정하는 나라 … 선거조사 응답률이 10% 이하라니

총선의 해다. 앞으로 여러분은 전화를 받게 될 것이다. 누구를 지지하는지, 어떤 정당이 ‘조금이라도 더 낫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또 묻는 전화에 시달릴 것이다.

 우리나라는 여론조사 공화국이라 할 만하다. 무슨 일이 터졌다 하면 일단 조사한다. 해당 사안에 대해 시민들의 생각이 여물었건 말건 조사한다. 공당의 후보자를 결정하는 데에도 여론조사를 활용하는 나라다. 여론조사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서툴기에 그런 것 같다.

 반면에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는 높지 않다. 가장 정교하게 조사한다는 선거예측조사도 마찬가지다. 이런 줄 알면서도 여론조사 결과를 무시하지 못하는 것이 유권자의 마음이다. 도대체 어떤 조사라면 그나마 믿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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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로 여론조사 응답률을 봐야 한다. 2014년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따라 이제 모든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해야 한다. 여기 자료를 보면, 지난 지방선거 중 이뤄진 816건의 여론조사(전화, ARS 등) 중 응답률이 10% 이하인 경우가 50%가 넘는다. 응답률 3%도 안 되는 조사도 76건으로, 전체의 9%에 달했는데 모두 ARS조사였다.

 응답률 3%로 여론조사 표본 500명을 채우려면 도대체 몇 가구에 전화를 해야 할까? 일단 결번이나 가구전화가 아닌 사업체 전화번호는 적격 전화번호가 아니므로 응답률 계산식에 포함하지 않는다. 가구전화 가운데 부재중이나 통화 중인 번호는 ‘다시 걸기’로 넘기는 것이 정석이기에 역시 응답률 계산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비적격 전화번호를 제외하고 통화 중이거나 부재중 전화도 제외한 후, 통화해서 접촉한 가구가 100가구라면 그중 끝까지 응답해 준 경우가 단 3건이라는 이야기다.

 응답률은 조사의 품질을 나타내는 지표다. 응답률이 낮으면 조사 거절자가 많다는 뜻이며, 이 경우에 응답자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결과에 편향이 발생한다. 조사 결과를 유심히 보면, 응답률이 유독 낮은 조사 회사와 조사 방법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점만 주의해도 믿을 만한 조사를 가려낼 수 있다.

 둘째로 여론조사를 수행한 날짜를 봐야 한다. 어제 조사를 시작해 끝내고, 오늘 아침 결과를 발표했다면 문제다. 한나절 만에 여론조사를 마쳤다는 것은 표집, 응답자 선정, 분석에 모두 무리한 일정으로 조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대로 된 확률적 표집 방법을 사용한 여론조사라면 하루 만에 조사를 완성할 수 없다. 선정된 응답자 중 부재중인 자를 재접촉하기 위해 다른 시간대에 ‘다시 걸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확률적 표집이 아닌 ‘할당표집’을 하더라도 20대 남성과 같이 응답을 얻기가 어려운 유권자를 찾아 할당량을 채우려면 전화번호를 대체하면서 매우 많이 걸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어떤 지지율을 제시하는지 눈여겨봐야 한다. 유능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자료 수집 단계뿐 아니라 분석 단계에서 실력을 발휘한다. 예컨대 조사에는 응했지만 명확하게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는 이들 중 누가 특정 후보나 정당 쪽으로 기울어지는지(무응답 보정), 지지 후보를 밝힌 응답자 중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실제 투표할지(투표율 보정), 그리고 지지 후보를 밝힐 때 개인적 성향이나 집단적 특징에 따른 과장이나 축소는 없는지(응답 편향 보정) 등을 분석하는 것이다.

 일부 조사를 보면 별로 고민 없이 ‘단순지지율’을 조사 결과로 내놓는다. 그러나 단순지지율이란 이런 보정을 거치지 않은 자료이기 때문에 선거 결과 예측에 큰 도움을 주지 않는다.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들여 여론조사를 하고 분석 없이 결과를 제시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요컨대 응답률이 과도하게 낮거나, 조사기간이 짧거나, 단순지지율만 제시한 여론조사라면 일단 주의해서 볼 일이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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