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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경욱, 이상문학상 받는다…"기쁘긴 한데 한편으론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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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경욱. [사진 중앙포토]


안정적인 소설 관습에 갇히지 않는 개성적인 상상력으로 한국사회의 극단적 현실을 민감하게 포착해 온 소설가 김경욱(45)씨. 그가 올해로 40회째를 맞는 이상문학상을 받는다. 수상작은 치매로 인한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보는 딸의 시선을 통해 죽음의 사회적·철학적 의미를 따진 단편 ‘천국의 문’. 죽음을 끔찍한 것으로만 여겨 금기시하거나 제대로 죽을 준비를 하지 못하는 우리 현실에 문제제기를 하는 작품이다.

그는 20∼30대 시절 『누가 커트 코베인을 죽였는가』『바그다드 카페에는 커피가 없다』 등 인상적인 제목의 작품집을 선보이며 동년배 어떤 작가와도 구분되는 확실한 자기 색깔을 각인시킨 바 있다.

어느덧 40대 중반이 된 그는 ‘아버지’를 얘기했다. 지난해 봄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죽음을 다룬 수상작 단편을 쓴 계기가 됐다는 것. 하지만 아버지를 잃은 인물 내면의 드라마나 눈물 자아내는 가족서사와는 별 관계없는 작품이라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11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작품과 아버지의 구체적인 관련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잠깐 생각해보니 아버지에 대한 얘기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역시 김경욱다운 쿨한 대답.

다음은 간담회 자리에서 오간 일문일답이다.

-어떤 작품인가.
“죽음에 가까이 가 있는 사람 얘기다. 어떤 노력으로도 죽음을 되돌릴 수는 없는 처지의 사람 말이다. 한데 한국사회에서 죽음은 금기시돼 있다. 최대한 연명하도록 하는 게 통상적인 윤리인데 그러다 보니 누군가는 죽어가는 사람을 뒷바라지해야 한다. 대개 그 역할은 가족이나 자녀가 맞는다. 그런 현실이 과연 최선인가. 사회적, 종교적, 철학적으로 죽음의 의미에 대해 얘기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소설을 쓰고 나서 죽음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나.
“소설에 나오는 남자 간호사는 죽음에 대한 생각이 일반의 통념과 많이 다른 사람이다. 그에게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차원이고, 우리보다 훨씬 큰 존재로 되돌아가는 사건이다. 따라서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경원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인물이 등장하는 소설을 쓰며 삶과 죽음의 중간쯤 되는 자리에서 죽음을 바라보게 된 것 같다. 모르는 단어의 뜻을 분명히 알고 싶다면 반대말을 떠올리면 된다. 삶이 그렇다. 죽음을 바탕에 놓고 볼 때 우리 삶의 의미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을까.”

-과거 영화의 영향을 받은 작품을 많이 썼다.
“나이 먹으며 사람은 변한다. 나 스스로도 변한 것 같다. 내 소설이 변했다면 그 변화는 나를 반영한 것이다. 소설가 초창기 시절 영화를 많이 가져다 소설을 썼다. 그때는 영화를 많이 봤다. 지금은 많이 안 본다. 영화 보기 힘들기도 하다. 책이 더 재미있다.”

-어떤 책을 읽나.
“다양하게 눈에 띄는 대로 읽는다. 문학 아닌 책들을 많이 읽으려 한다. 문학 바깥의 관점을 얻게 해준다. 물론 그렇다고 문학작품 읽는 일을 게을리하는 건 아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창작에 도움이 되나.
“누구를 가르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같이 읽고 즐거움을 함께 나눈다. 글 쓰는데 도움이 된다.”

-소감은.
“상을 받으면 기쁘긴 한데 한편으로는 부끄럽다. 내게 글쓰기는 뭔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얻기 위해서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쓸지 잘 모르겠다. 뭘 쓸까 궁금해서 계속 쓰게 되는 것 같다.”

이상문학상 상금은 3500만원, 수상작품집은 20일께 나온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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