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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의뢰 3점 중 1점은 가짜 … 100만원대 생계형 위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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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결과 감정서가 위조된 것으로 밝혀진 이우환의 ‘점으로부터 No.780217’(1978년작, 부분).

 
올 것이 왔다. 이우환 위작 논란에 대한 미술계 반응들이다.

지난해 12월 K옥션에서 4억9000만원(수수료를 포함하면 5억7085만원)에 거래된 이우환의 1978년작 ‘점으로부터 No.780217’이 위작 의혹을 받고 있다(1월 9일자 10면). 작품을 경매 거래에 위탁한 소장가가 함께 내놓은 감정서가 가짜로 판명돼서다. 

박우홍 화랑협회장은 “그간 인사동의 소규모 중계 화랑에서 그의 위작이 유통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위조 감정서와 함께 공개 시장인 경매에서 거래됐다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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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K옥션에서 거래된 이우환의 ‘점으로부터’의 가짜감정서(사진 왼쪽). 2001년 한국화랑협회가 발행한 박생광 작품의 감정서(가운데)에서 사진과 내용, 일련번호를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일련번호는 김기창의 청록산수 감정서(사진 오른쪽)에서 따왔다. [사진 한국화랑협회]


이우환(80)은 한국 현대 미술의 이정표와도 같은 작가다. 1970년대 일본 현대미술 운동인 모노하(物派), 한국의 단색화 운동을 주도했다. 2011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2014년 파리 베르사유궁에서 개인전을 열며 거장급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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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그의 작품은 한국 미술 시장 또한 견인하고 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에 따르면 2005∼2014년 국내 주요 경매에서 이우환의 작품은 총 712억원어치(567점)가 거래됐다. 한국 근현대 작가 중 1위다.

소문은 3년여 전부터 있었다. 생존 대표 작가 작품에서 위작 스캔들이 확산될 경우 시장에 미칠 여파에 대한 두려움, 작가의 강한 부인 등으로 시간을 끌어온 문제다.

그의 초기 추상화로 희소 가치가 높아 고가에 거래되던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70년대 후반) 시리즈가 2012∼13년에 대거 나타나면서 의혹이 일었다.

작가는 이에 언론 인터뷰를 통해 “70년대 일본 동경화랑에서 보관하던 작품들을 도둑맞았다. 내것이 맞다” “시중에 위작이라고 유통되는 것들을 수거해 검토해 봤는데 한 점도 가짜가 없었다. 내 작품은 고유의 호흡으로 그리기에 모방이 어렵다”며 강하게 부인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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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품감정협회에서 가짜로 감정한 작품에 대해 작가가 진짜라고 맞서며 분쟁이 일자 감정협회는 2013년 이후 그의 작품의 감정을 중지했다. 때문에 2010년 이전 전시·경매 기록 혹은 감정서 없이는 거래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번 감정서가 2001년 화랑협회의 것을 토대로 위조된 배경이다. 경매를 앞둔 사전 전시에서도 보존 상태가 좋지 않다는 수근거림이 있었는데, 위작의 대표적 기법인 ‘에이징(작품을 오래돼 보이게 하는 것)’ 탓으로 추정된다.

위작의 역사는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는다. 

“심주가 아침에 한 폭의 그림을 그리면, 저녁에 100장이 돼 나타났다.” 

명나라 화가 심주(沈周)에 대해 그의 제자 문징명(文徵明)이 남긴 말이다. 국내에서도 위작 시비는 잊을 만하면 터졌다. 

2007년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에 거래된 박수근의 ‘빨래터’가 위작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2년에 걸친 법정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8월 천경자 화백 타계 후에는 생전에 논란이었던 ‘미인도’의 진위 문제가 재점화됐다.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이 2003∼2013년 감정한 2144점 중 진품은 70.7%였다. 의뢰품 3점 중 1점 가량이 가짜였던 셈이다. 위작에 대한 체계적 방지책이 필요한 까닭이다.

윤철규 한국미술정보개발원 대표는 “흔히 인기 작가의 수억원대 작품에서 위작이 나오는데, 최근에는 100만원 내외 작품에서도 ‘생계형 위조’가 발견되고 있다. 알렉산더 칼더 재단 등 해외에는 작가와 유족, 전문가 중심의 재단이 있어 감정의 권위를 확보하고 있다. 안목 감정뿐 아니라 개별 작가들의 전문 연구 성과와 소장 이력 등이 체계적으로 정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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