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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의 피아니스트? 모든 사람 마음에 들 순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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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JCC아트센터에서 독주회를 여는 ‘파격의 피아니스트’ 임현정. 2월엔 자전적 에세이 『침묵의 소리』가 프랑스에서 발간된다. [사진 워너클래식]

“오븐에서 갓 나온 빵 같은 신선함. 연주자는 작곡가의 영감을 청중에게 신선하게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쇼팽 발라드,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엔 내면의 광기가 흘러요. 심장이 터질 듯한 부분이 있죠. 예쁘게만 치면 안 됩니다.”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을 굉징히 빠르게 연주하는 유튜브 동영상(2009년, 53만 조회)으로 세계적인 클래식 스타가 된 피아니스트 임현정(29)씨가 12일 국내 세번째 독주회(서울 혜화동 JCC아트센터)를 연다. 쇼팽 발라드 전 4곡,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 등을 연주한다. 그는 강렬한 외모만큼이나 파격적인 연주로 주목받는다. 청중의 호불호도 엇갈린다. 2013년과 지난해 독주회에서도 ‘개성의 발현과 이해 불가의 기이함’ 사이를 줄타기하는 연주를 선보였다.

 “전 파격을 의도한 적이 없어요. 음악의 본질을 추구했을 뿐이죠. 본질을 향한 연주라면 온 세상 사람들의 비판을 받더라도 좋아요. 어느 누구도,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 수는 없으니까요. 제가 경계하는 것은 작곡가의 본질을 훼손하면서 안전운행하는 연주입니다.”

 세살 때부터 피아노를 친 임현정은 경기도 안양 금영중학교 1학년 때 부모를 졸라 연고도 없는 프랑스로 홀로 유학을 떠났다. 콤피엔 음악원과 루앙 국립음악원을 거쳐 16세때 파리 국립음악원에 최연소 입학해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했다.

 “사실 그때 출가(出家·불교에 귀의) 하려 했었어요. 치열하게 했지만, 모든 게 경쟁이고 성공 위주였죠. 공존이란 없는 정글 같은 세상에서 내가 누군지를 모르겠더라구요.” 하지만 알고 지내던 법륜 스님이 만류했다. “음악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바꾸는 게 가능하다”는 스님의 말에 마음을 바꿨다. 음악의 영성에 관심이 많은 그는 지난해 더블린 페스티벌에선 성담스님의 범패 음악을 소개했고, 파리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열린 지구를 위한 24시간 명상에도 참가했다.

 2011년 영국의 EMI와 계약을 맺고 낸 베토벤소나타 전곡 앨범은 빌보드 클래식 차트 1위, 아이튠즈 차트 1위에 올랐다. 그는 아직도 ‘열공’ 중이라 했다. “음악은 과학과 비슷해서 기본 레퍼토리를 외우고 감정을 손에 익혀야 해요. 바흐 평균율, 베토벤 소나타, 쇼팽·라벨·드뷔시·브람스·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곡 전곡 등이 기본 레퍼토리입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 “사교활동을 일체 안 하고 음악에 집중하면 가능하죠. 음악과 나 사이를 보호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아닌 세상 사람들의 코드에 맞춰서 연주하게 되니까요.”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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