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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첫 조사 결과 1분기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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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이 8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위원장 집무실에서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불거진 경제민주화 논란에 대해 답하고 있다. 그는 야권에서 제기한 ‘경제민주화 후퇴론’에 반발하면서 “경제민주화에서 중요한 건 구호가 아니라 알맹이”라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경제민주화가 후퇴하고 있다는 공격에 주무부처 수장으로서 분노까지 느낀다. 중요한 건 구호가 아니라 알맹이다. 경제민주화는 분명히 진전되고 있다.”

 지난 8일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의 모습은 평소와 달랐다. 낯빛은 상기됐고, 표현은 격렬했다. 발단은 현 정부의 경제정책의 성과를 놓고 벌어진 청와대와 야당의 설전이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3일 박근혜 정부의 경제 성과를 발표하면서 “역대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경제민주화의 실천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그러자 야당이 발끈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안 수석의 발언을 놓고 “경제민주화 공약으로 대국민 사기극을 펼친 박근혜 정부가 또 다른 사기극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경제민주화를 놓고 여·야간 ‘선점’ 경쟁이 벌어진 셈이다.

 이날 정 위원장은 “국회에서 얻어터지더라도 500명의 직원들을 생각하면 가만있을 순 없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는 “대기업의 신규 출자를 금지하고,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와 편법 승계를 막는 사익 편취 행위 금지 조항이 도입되고 법 집행도 강화되는 등 강한 의지를 갖고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는 비판을 염두에 둔 듯 올해부터는 제도 도입의 결과물도 본격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 위원장은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관련 조사 결과가 1분기 중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일감 몰아주기 관련 현장 조사를 받은 대기업 집단은 한화·한진·현대·하이트진로 등이다. 지배구조 관련 자료를 허위로 제출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롯데그룹 문제도 빠른 시일 내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국민의 관심이 쏠린 사안인 만큼 언제까지 시간을 끌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정 위원장과의 주요 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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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민주화 후퇴론’을 어떻게 보나.

 “팩트(사실)와 다른 얘기다. 공정위와 관련된 14개 과제 중 9개가 입법까지 끝났다. 국회 통과 과정에서 온갖 비판과 반발을 받아가며 추진한 것들이다. 성과도 수치로 나타난다. 대기업의 내부 거래 규모는 2013년 12조원이 넘었던 게 다음해 7조9000억원으로 줄었고, 순환출자 고리 수는 2013년 10만 개에 육박하던 게 지난해 94개로 줄었다. 하도급·가맹 분야에서도 불공정 행위를 경험하는 업체가 줄어드는 등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주요 법안은 1기 경제팀 시절 입법화됐다. 2기 경제팀에선 ‘경제민주화’보다 ‘경제활성화’가 부각된 건 사실 아닌가.

 “경제도 생물이다. 정권 초기 국민의 열망에 따라 경제민주화가 강조됐다면 이후엔 경기가 둔화되고 국민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서 경제활성화에 방점이 찍혔다. 그러나 경제민주화가 중단된 건 아니다. 전체 경제팀 내 강조점이 바뀐 것일 뿐 공정위는 착실하게 과제를 추진해왔다. 국회에선 왜 공정거래위원장이 경제민주화란 말을 쓰지 않느냐고 비판도 하지만 사실 공정위 모든 업무는 경제민주화와 관련돼 있어 특별히 언급할 필요가 없었다.”

 -이번 총선에서도 경제민주화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문제는 총론은 그럴 듯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자는 건가’라고 물으면 별 답을 못하는 문제가 많다. 중요한 건 알맹이다. 공정위는 앞으로 새로운 이슈를 추진하기보다는 남은 법안을 빨리 통과시키고, 이미 도입된 제도가 잘 실천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겠다. 새로운 제도를 중소기업과 소비자들에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일감 몰아주기 등 조사 결과는 언제쯤 나오나.

 “지난해 실태를 점검하고 법 위반 혐의를 조사했다. 이제 거의 마무리됐고, 1분기 중 결과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시간이 걸린 건 처음으로 법을 적용하는데다, 면밀히 들여다 볼 부분이 있어서다.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비상장기업에 일감을 몰아준 건지, 아니면 기업의 전략과 보안상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는지 엄밀히 따져야 한다.”

 -신규 순환출자 금지 관련 가이드라인이 지난해 말 나왔다. 하지만 첫 적용을 받는 현대차는 이미 주식처분 기한을 넘겼고, 삼성도 기한 유예 요청을 했는데.

 “기한 내 처분이 안 되면 원칙적으로 해당 과에서 심사보고서를 올리고 위원회에서 판단을 해야 한다. 불가피한 사정이었는지, 고의적으로 시간을 끈 건지 따져봐야 한다.”

글=조민근·조현숙 기자 jming@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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