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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생산자물가 지난달 -5.9% … “최대 수출품은 디플레”

“닉슨 쇼크와 같다.” 최근 중국 위안화 값의 가파른 하락을 두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현지시간) 한 비유다. 닉슨 쇼크는 1971년 당시 대통령인 리처드 닉슨이 발표한 달러-금 교환 중단선언이다. 직후 달러 값이 가파르게 떨어졌다. 영국·프랑스·독일 등 수출시장에서 경쟁하는 국가들이 아우성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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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닉슨 쇼크 이후 45년이 흘렀다. 블룸버그는 “신흥국이 중국 위안화 절하를 견디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태평양 건너 멕시코도 위안화 값 하락에 영향받는다.

 블룸버그는 “위안화 값이 내릴수록 중국 제품 수출은 늘지만 중국의 수입은 억제된다”고 설명했다. 전형적인 ‘이웃나라 등치기 정책(beggar my neighbor policy)이다. 그 바람에 ‘통화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런데 위안화 값 하락이 통화전쟁만을 일으키는 게 아닐 수 있다. ‘헤지펀드 귀재’인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은 최근 스리랑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중국이 (위안화 값을 떨어뜨리려) 다른 나라에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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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수께끼 같은 말이다. 소로스 말을 이해하기 위한 단서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란 점이다. 요즘 이 공장의 출고가(생산자 물가지수)가 디플레이션 상태다. 지난해 12월 출고가 상승률은 -5.9%(전년 동월 대비)였다. 2012년 3월 이후 46개월째 떨어지고 있다. 다만 중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예상치와 같은 1.6% 올랐다.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더 오른 것이다.

 일본은 1990년대 65개월 연속 출고가 하락을 겪었다. 기록상 사상 최장 디플레이션이었다. 그 바람에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겪어야 했다.

 이렇게 디플레이션은 무서운 거다. 때문에 한국 등 이웃 나라의 관심은 중국의 디플레이션 전염 여부다. 여기저기에 흔적은 나타났다. 중국 출고가의 이상 흐름은 2011년 8~9월부터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중국 출고가 오름세가 꺾인) 직후 미국의 수입물가지수(석유제품 제외) 상승률도 둔화했다”고 전했다.

 중국 출고가가 떨어지자 경쟁 상대인 미국 기업도 출고가를 낮춰야 했다. 지난해 초부터 미국도 출고가 디플레이션 국면에 들어섰다. 사정이 이쯤 되자 지난해 10월엔 파이낸셜타임스(FT)가 “중국의 최대 수출품이 디플레이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과 정반대 현상이다. 당시 FT는 “중국의 최대 수출품이 인플레이션”이라고 지적했다.

 소로스는 위안화 값 하락 때문에 디플레이션이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의 경고가 터무니없어 보이진 않는다. 미 달러와 견준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8월 이후 5.84%나 떨어졌다. 달러 표시 중국산 물가가 넉 달 사이에 5% 이상 떨어진 셈이다.

 위안화 값 하락이 다 끝난 게 아니다. 블룸버그 조사 결과 올 연말 위안화 값의 평균적인 예상치는 달러당 6.7위안 선이다. 지금보다 3% 남짓 더 떨어진다는 얘기다. 좀 더 파격적인 예측도 있다. 네덜란드 로보뱅크는 “올 연말 위안화 값이 7.6위안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금보다 16.9% 정도 더 추락한다는 예측이다. 이게 현실화하면 통화전쟁과는 별개로 ‘물가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생산자물가=제품과 서비스가 출하돼 기업끼리 거래에서 형성된 가격이다. 제품이 공장 문을 나서 처음 거래될 때 형성된 가격이어서 공장 출고가라고 불리기도 한다. 기업의 순이익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디플레이션 시기인 1990년대 일본 소비자 물가지수는 상승과 하락을 되풀이했지만 생산자 물가지수는 91년 11월~97년 3월까지 65개월 동안 한결같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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