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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픽사 최초의 한국계 감독 ‘굿 다이노’의 피터 손

7일 개봉한 디즈니ㆍ픽사의 애니메이션 ‘굿 다이노’는 공룡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가정에서 출발한 이야기다. 아기 초식공룡 알로와 원시인 꼬마 스팟의 여정을 그린 이 작품은 성인을 위한 픽사표 애니메이션을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볼수록 정감이 가는 캐릭터나 장엄하게 펼쳐지는 배경 화면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누가 거대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에서 카우보이의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상상했을까. 심지어 말보로 담배를 피우는 존 웨인 같은 표정이라니.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장엄함과 드넓은 초원에서 반딧불이 선사하는 감동은 실사 영화에서도 좀처럼 만나기 힘들다.



이 영화의 강점을 만들어낸 것은 피터 손(한국명 손태윤ㆍ39) 감독. 단편 ‘구름 조금’(2009) 외에는 연출 경험이 없는 초짜 감독이 덜컥 디즈니ㆍ픽사 탄생 20주년 기념작이라는 무거운 짐을 떠안은 것이다. 더구나 이는 ‘업’(2009)에서 함께 일했더 밥 피터슨 감독이 제작을 총괄하다 창의력 한계에 부딪혀 픽사 사상 최초로 제작이 중단된 작품이었다. 주어진 데드라인은 단 18개월. 그 안에 모든 임무를 완수해야 했다.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영화 만들고 싶었습니다”

국내 개봉에 맞춰 방한한 손 감독은 “‘굿 다이노’는 도움이 필요한 아픈 아이 같았다”고 했다. “부모의 마음으로 이야기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살폈다”는 말처럼 그는 픽사에서 15년간 배운 장기를 모두 쏟아냈다. 우선 ‘월-E’(2008) 등으로 갈고 닦은 스토리 아티스트로서 복잡다단했던 스토리를 간결하게 정리했다. 미성숙한 어른으로 설정돼 있던 알로의 나이를 11살로 대폭 낮추고, 스팟을 알로의 가슴에 뚫린 구멍을 채워줄 수 있는 인물로 재설정했다. 손 감독은 “아마 알로는 픽사 사상 가장 어린 주인공일 것”이라며 “야생에서 만난 주변의 모든 등장인물이 그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배경 처리도 대폭 강화했다. 와이오밍 일대로 떠난 리서치 트립은 많은 영감을 제공했다. “영화는 100% 컴퓨터 그래픽이지만 모든 배경과 움직임이 실제처럼 보이길 원했다”는 감독의 말처럼 스토리보드에 있던 광활한 스케치는 프레임 위에 그대로 재현됐다. ‘니모를 찾아서’(2003) ‘인크레더블’(2004) 등으로 기반을 다진 그의 아트적 역량이 도움이 됐음은 물론이다.



사실 그는 사내에서 재간둥이로 통했다. 캐릭터 작업을 하며 임시로 입힌 목소리가 눈에 띄어 ‘라따뚜이’(2007) ‘몬스터 대학교’(2013)에서 성우로 나섰고, ‘업’의 뤼셀은 아예 피터 손 감독의 모습을 본딴 캐릭터다. 그런 그가 “기술적인 부분은 잘 모른다”며 5주마다 회의를 열고 최대한 많은 사람의 조언을 듣길 원했으니 모두 발벗고 나설 수밖에. 디즈니가 세운 학교 칼아츠(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를 졸업한 이후 아트ㆍ스토리는 물론 성우 역할까지 종횡무진 쌓아온 이력이 한번에 꿰어진 셈이다.



디즈니ㆍ픽사의 최초 한국계 미국인 감독이란 타이틀과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되진 않을까. 그는 뉴욕에서 나고 자랐지만 이민 온 부모님과 한인 사회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어머니가 워낙 영화를 좋아하셨어요. 식료품 가게를 해서 새벽 4시에 나가 밤 11시에 들어올 정도로 바빴지만 좋은 일이 있을 때면 항상 극장에 데려가 주셨습니다. 그럴 때면 영어를 잘 못하는 어머니를 위해 항상 통역을 해 드려야 했는데 ‘덤보’를 보시더니 바로 이해를 하시더라고요. 그 때 결심했습니다.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겠다고 말이죠.”



그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자신의 삶에서 이야기를 끌어내라”는 픽사의 지침처럼 ‘굿 다이노’는 피터 손과 닮은 점이 많은 영화다. 부지런히 주변에서 흡수하고 배우는 그의 새로운 날갯짓이 다음은 어디로 향할지 궁금하다. ●



 



글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사진 월트디즈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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