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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중국이란 나라,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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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강요 1, 2
젠보짠 지음, 심규호 옮김
중앙북스, 각 권 860, 836쪽
각 권 3만5000원


최근 거리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외국어는 무얼까. 영어를 넘어 중국어가 아닐까 싶다. 한 해 600만 중국인이 한국을 찾는 시대가 됐다. 1992년 수교 이래 한·중 양국의 접촉면은 부단히 확대되는 추세다.

 중국을 알고자 하는 욕구는 날로 강해지고 이에 맞춰 중국 이해를 위한 서적의 출판 또한 봇물을 이룬다. 어떤 책을 고를까. 어떤 도서부터 시작해야 좋은가. 망설이기 쉽다. 이에 대한 한 해결 방법으로 중국의 뿌리 읽기를 권하고 싶다.

 중국인의 오랜 삶의 자취를 차분하게 더듬어 보는 역사 읽기란 중국 이해의 견실한 토대를 쌓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정 시기에 한정된 역사서보다 우선 전 시대와 전 지역을 아우르는 통사(通史)에 대한 도전이 바람직해 보인다. 통사라는 그릇에는 한 나라의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종교, 예술 등 모든 분야가 담겨 있다. 이 책이 갖는 첫 번째 장점이 여기에 있다. 선사(先史)시대부터 1919년의 근대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다양한 모습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종합적인 안목을 키우는데 있어 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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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3년 청나라 강희제의 대만 순시를 그린 ‘순시대만도권(巡視台灣圖卷)’. [사진 중앙북스]

 이 책의 두 번째 장점은 중국의 여러 통사 중 가장 높은 권위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상할 것도 없는 게 중국 문과(文科)교재편찬위원회가 대학 교재로 활용하기 위해 베이징(北京)대학 역사학과에 위탁해 만든 도서이기 때문이다. 제작엔 62년부터 5년의 세월을 필요로 했다. 79년 4권으로 나온 책을 82년 독자의 요구에 따라 상·하 두 권으로 나눴고 몇 차례 수정을 거쳐 2006년에 2차 개정본이 나왔다. 2010년 ‘동아시아 인문도서 100권’에 선정되기도 한 현대의 고전이다.

 세 번째 장점은 중국 역사학계의 권위자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궈모뤄(郭沫若) 등과 함께 중국 마르크스주의 신사학(新史學)을 대표하는 5대 학자 중 한 명인 젠보짠이 주편(主編)을 맡아 완성했다.

 베이징대학 역사학과 교수와 부총장을 지낸 그는 중국의 모든 조대(朝代)는 먼저 경제기초를 다진 뒤 상부구조 건설에 나섰고 상부구조는 정치에 이어 군사와 과학기술, 문화의 순으로 건설돼 나갔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마지막 강점은 비록 시대 구분을 왕후장상(王侯將相)의 변화에 따라 나누긴 했지만 젠보짠 자신이 위구르족 출신이라 그런지 소수 민족의 삶을 부지런히 기록했고 특히 기층 민중의 애달픈 삶을 그리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이다. 이 책이 ‘인민의 고난사(苦難史)’를 기술한 것과 같다는 평을 듣는 이유다.

 그러나 우리가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책이 중국인을 위한 교재로 쓰여진 점이란 것이다. 고구려 유민 대조영이 속말 말갈인의 후예로 기술된 점 등이 그런 예다. 또 각 권 모두 800여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부피도 다소 부담스럽다. 그러나 유려한 번역을 감안하면 추운 겨울 긴 밤을 보내는 벗으로 삼기에 별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유상철 논설위원
you.sangchul@joongang.co.kr

[S Box]  마오도 인정한 사학자 젠보짠 … 문혁 광풍에 스러져

“왕후장상의 일을 알려면 젠보짠을 찾아라.” 마오쩌둥(毛澤東)의 말이다. 정치가·군사가·시인으로서의 조조(曹操)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젠의 주장 또한 마오의 흥미를 끌었다. 그런 젠도 마오가 발동한 문혁의 광풍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문혁의 시작을 알리는 야오원위안(姚文元)의 글을 비판한 게 화근이 됐다. ‘자산계급의 학술권위’란 모자가 씌어진 채 홍위병의 핍박에 시달리다 1968년 12월 부인과 함께 수면제를 복용하고 생을 마감했다. 70세.

덩샤오핑(鄧小平)의 지시로 명예가 회복된 뒤 79년 열린 추도회 때 그의 유골 앞에 놓인 유품이라곤 낡은 안경과 만년필, 부부 사진 등 딱 세 점이었다고 한다. 역사 속 기층 인민의 고통에 각별한 관심을 가졌던 그의 삶 역시 ‘고난’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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