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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파일] 2500억원대 사기 행각 벌인 노드시스템 대표 송환

해외에서 대형 수출 계약을 따냈다고 속여 투자자 1만여 명으로부터 2500억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범이 한국으로 송환됐습니다. 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수배 중이던 노드시스템 대표 이모(45)씨를 8일 중국에서 국내로 송환했습니다. 2009년 중국으로 밀항한 뒤 6년 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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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공항에서 송환절차를 밝고 이모씨. [사진 경찰청]



이씨는 2000년대 중후반만 해도 전도유망한 벤처사업가로 명성을 날렸습니다. 2000년에 설립한 방송통신장비업종 회사 노드시스템이 수출 벤처기업으로 각광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노드시스템이 해외에서 체결했다고 공개한 대형 수출 계약 성과는 대단했습니다.

2006년에는 최첨단 시청률 측정시스템을 개발해 홍콩으로 12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2007년에는 러시아에 이른바 ‘골드폰’으로 불리는 금장 휴대전화 1500만대를 수출하기로 계약했다고 공시했습니다. 또 같은 해 러시아에 2조 원대 와이브로 사업에 대한 독점권을 획득했다고 소개하고 회사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성과들이 공개되자 비상장회사였던 노드시스템의 주식 가격은 500원에서 2007년 말 20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2008년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노드시스템의 이런 성과가 모두 거짓이라는 얘기가 증권가를 중심으로 떠돌았습니다. 관련 첩보를 입수한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수사 결과 소문이 진실로 확인됐습니다. 노드시스템이 자랑해온 수출 실적 등이 모두 가짜로 밝혀진 겁니다.

노드시스템은 해당 계약내용을 이행할 생산시설이나 설비를 갖추지도 못했던 상태였습니다. 계약체결된 내용도 다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더욱 황당한 건 이씨가 발행한 노드시스템 주식도 가짜였던 점입니다. 이씨는 비상장회사의 경우 주주명부에 등재돼 있지 않은 미등기 주식을 임의로 발행해도 이를 투자자들이 확인하기 어려운 점을 이용해 가짜 주식을 발행한 다음 유통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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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 영등포서는 사기극에 관여한 이씨의 아버지와 장외거래업체 주식 브로커 오모씨 등 5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이후 법원은 이씨의 아버지에게 징역 7년의 형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주범격인 이씨는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2009년 중국으로 도피했습니다. 법의 심판을 교묘하게 피한 겁니다. 이씨는 가명을 쓰며 한국 교민들이 많이 몰려 사는 베이징의 왕징 일대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이씨는 이름을 바꿔가며 수년간 경찰의 추적을 피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꼬리가 잡혔습니다. 경찰청이 2013년 중국 공안당국과 체결한 ‘도피사범 명단 교환 및 상호 집중단속 공동추적’협약이 단초였습니다. 이 계획에 따라 경찰청은 2014년 중국 공안에 이씨가 포함된 명단을 건넸습니다. 지난해 10월 21일 한국 교민이 이씨를 봤다며 공안에 제보했습니다. 중국 공안은 추적끝에 하루 만에 여관에 숨어있던 이씨를 검거했습니다.

6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이씨에 대한 수사는 기존에 수사를 담당했던 영등포서에서 다시 진행될 예정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공안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장기 수배자를 검거해 송환할 수 있었다”며 “투자금을 어디다 사용했는지 중국에서 어떤 방식으로 도망 다녔는지 등은 추후 수사에서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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