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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직원이 갑자기 사레들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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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

 
"당국이 회의나 전화에서 자의적으로 남발한 행정지도(그림자규제)가 법규보다 우선하는 상황이 관치금융이란 오명을 낳았다. 이를 없애는 게 금융개혁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8일 프레스센터에서 금융위 국장급 이하 전 직원을 모아놓고 일갈했다. 올해부터 총리 훈련으로 시행되는 '금융규제 운영규정'을 내부교육하는 자리에서다. 당초 금융위는 이날 행사에서 예정된 임 위원장의 '밋밋한' 모두발언 자료를 미리 배포했다.

하지만 실제 임 위원장의 발언은 더 길고 강렬했다. 금융위의 한 간부는 "옆자리에 앉은 동료가 갑자기 사레들려 기침을 할 정도로 다들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금융규제 운영규정은 인사·금리·수수료 등 금융사 내부경영에 대한 개입금지를 명문화했다.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감독기관의 아주 오랜 관행이자 포기하고 싶지 않은 부분을 스스로 내려놓겠다는 약속"이며 "합리적이고 투명한 행정을 위해 우리 스스로 여러 갈래로 옥죄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금융규제 운영규정은 ▶규제의 신설·강화 절차 ▶규제합리화 기준 ▶비공식 행정지도의 원칙적 폐지 ▶금융사의 가격·수수료 등에 대한 금융당국의 개입 통제 같은 금융당국이 지켜야 할 원칙을 담았다.

'규제를 없애면 일을 할 수 없다' '당국의 권위가 사라져 시장질서를 잡지 못하게 된다'는 직원들의 우려에 대해서도 질책성 언급이 있었다. 임 위원장은 그림자규제에 대해 "없애야 한다기보다는, 시장질서와 안정을 위해 불가피하게 필요하다면 투명하고 합리적 절차로 책임감 있게 해야 한다는 점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운영규정은 일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일을 하되 명시적인 근거를 갖고 투명하고 합리적이며 책임 있게 하라는 것"이라며 "당국의 권위는 규제가 아니라 실력에서 나온다. 시장에 대한 이해, 금융행정, 거시적 안목 등 전문성을 키워 시장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금융)감독원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탓하지도 말라"며 금융위의 솔선수범을 강조했다.

당국과 금융회사와의 신뢰도 강조했다. 그는 "금융현장에서는 금융규제 운영규정대로만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대'와 잘 실천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혹과 감시의 눈'도 함께 존재한다"며 "이는 저를 포함한 (금융당국) 선배들의 잘못"이라고 했다. 그러고는 "개혁을 일회성으로 보는 금융사의 그간 인식은 신뢰 부족 때문이며 이는 금융산업 낙후의 가장 큰 이유"라며 "신뢰는 규제와 제재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실천하고 핵심과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는 자세에서 생긴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회사에 대해선 "규제나 감독이 전면적으로 바뀌는 만큼 굳건한 내부통제와 자율책임 문화를 토대로 성과주의 확산 등 금융권의 역동성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경호 기자 prax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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