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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확성기 재개, 박 대통령이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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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8일 정오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7일 밝혔다. 수소폭탄 실험이 8·25 남북합의에 명시 된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는 조건인 ‘비정상적 사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앙포토]


박근혜 대통령이 7일 ‘대북 확성기 방송’이란 강경 카드를 꺼냈다. 전날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며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에 대해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강력 대응 방침을 실행에 옮겼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한 NSC 상임위원회의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해 박 대통령의 재가를 받는 형식이었지만 이번 결정은 박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청와대 참모들은 “북한의 수소폭탄 도발 소식을 접한 박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엄청난 실망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자신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북한 목함지뢰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하자 북한은 이를 저지하느라 포격도발까지 감행하면서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전쟁위기에 내몰렸을 정도였다. 확성기 방송은 이후 8·25 남북고위급 접촉에서 합의문 성격의 공동발표문이 나오면서 중단됐다. 당시 북한 협상단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양건(작고) 대남담당비서 등은 북한에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확성기 문제를 해결했다”며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기도 했다고 국정원이 국회에 보고했다.

 136일 만에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것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도발로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에 의지가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 아니냐”며 “도발에는 강하게 응징하는 게 우리의 대북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 북한은 주민들이 겪는 경제제재에 대해선 꿈쩍도 하지 않다가 최고 존엄(김정은)에 대한 문제는 민감하게 반응해왔다”며 “우방들에 강력한 조치를 언급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가 먼저 보여줄 것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송을 위한 고정식 확성기는 휴전선 인근 10여 곳에 설치돼 있으며, 군은 대형 스피커를 장착한 이동식 확성기 수 대도 언제든지 투입할 수 있도록 대기시켜 놨다.

 후속 조치도 주목된다. 일단 생산인력만 출·입경이 가능하도록 일부 제한조치에 들어간 개성공단을 아예 폐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오늘 NSC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을 것”이라며 “다만 개성공단 문제는 우리 기업이 연관돼 있어 차원이 다른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향후 대응을 봐가며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며 주변 강대국과의 공조틀을 가동했다. 한 참모는 “박 대통령이 미국과 굳건한 공조체계를 유지해 왔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관계가 좋은 만큼 예전과 다른 수준의 국제적 제재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15분간 통화에서 “북한에 상응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선 유엔 안보리에서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가 포함된 결의안이 신속하게 채택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합의로 북핵이라는 공동의 도전 요인에 한·일 양국이 더욱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박 대통령은 통화에서 “(일본) 언론을 통해 합의정신에 맞지 않는 언행이 보도돼 피해자들이 상처를 받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하면서 잘 관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언행들은 합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 뒤 “양국 관계의 선순환적 발전을 위해 합의사항의 성실한 이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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