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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 결단의 순간 … 북핵 주도권 쥐고 미·중 이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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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오 로셀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왼쪽)이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이번 사건을 ‘명백한 안보리 결의안 위반’으로 규정하고 북한에 대해 ‘중대한 추가 제재’를 부과하는 새로운 결의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사진 유엔]


한국 외교는 지난 한 해 ‘북한 비핵화’ ‘북한의 도발 저지’ 등을 화두로 움직였다. 한·중 정상회담(9월 2일),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9월 3일), 한·미 정상회담(10월 16일), 한·일·중 3국 정상회의(11월 1일) 등 시기와 상대가 달랐지만 가장 큰 외교 목표는 ‘북핵 문제’ 해결이었다.

 이런 행보를 통해 한국은 미·중 모두와의 긴밀한 관계, 남북 대화를 통한 북한과의 관계개선 등 외교적 입지도 넓혔다. 하지만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으로 한국 외교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화여대 박인휘(국제학부) 교수는 “우리의 비핵화 정책, 국제 공조에 대한 재조정 내지는 전면적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고 진단했다. 아산정책연구원 봉영식 선임연구위원은 "결정을 미뤄온 한국 외교에서 결단의 순간이 왔다”고 했다.

①"중국을 움직여라”=미국은 그동안 ‘전략적 인내’라며 북핵 문제를 사실상 방치해왔다. 중국도 북한의 핵 개발에는 반대했지만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소폭탄 실험으로 생긴 위기를 잘 활용하면 미·중을 북핵 문제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은 그동안 북한이 핵실험 등을 할 때마다 얼굴을 붉히기는 했지만 등을 돌리지 못했다. 이번에는 등을 돌릴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중국이 북핵 문제에서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북한의 핵 보유보다 북한의 내부 혼란 및 정권붕괴가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크다는 전제 때문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계산을 바꿔야 중국이 북핵 문제에 적극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봉 선임연구위원은 “한·미·일 안보공조가 활발해지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도입 논의 등이 본격화될 경우 중국은 뼈 아픈 상황이 된다”며 “이런 동북아 정치지형의 변화가 중국을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②"제재 강화로 협상의 틀 바꿔라”=한국은 그동안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기 위해 경제지원, 북·미 관계 개선 등을 협상 카드로 제시했다.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지 않자 조건을 달지 않은 ‘탐색적 대화’도 고려했지만 이젠 무용지물이 됐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북한은 국제사회가 비핵화를 조건으로 제시하는 경제지원 등을 핵과 바꾸지는 않을 것”라며 “북한이 비핵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체제 생존 등이 새 협상카드가 될 수 있도록 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을 비핵화 협상으로 이끌어낸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북한뿐 아니라 북한과 거래한 제3국이나 기관 등을 함께 제재하는 것이다.

 ③"발품 팔아 국제사회 주도해라”=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감행한 이유 중 하나는 핵실험으로 잃을 것이 별로 없다는 셈법 때문이다. 국립외교원 김한권 교수는 “미국은 대선 레이스에 돌입했기 때문에 특별한 대응이 어렵고 중국도 결국 북한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을 결국 한국이 나서 문제 해결을 위해 주도적으로 나서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고려대 김성한(국제대학원) 교수는 “외교장관 등이 미국·중국·러시아 등을 돌며 적극적인 셔틀외교를 할 필요가 있다”며 “6자회담 참여국 중 북한을 제외한 5개국(미·중·일·러·한), 한·미·일, 한·중·일 외교장관회담 등을 열며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북핵 문제를 끌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주미 한국대사관 측이 미 대선 예비주자들에게 북핵 문제를 브리핑해 이를 이슈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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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