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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예산 투입해 누리과정 혼란 막은 수원시

“누리과정 예산 편성 문제로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십니까. 어린이집 원장님께서는 평상시대로 동요하지 마시고 보육에 전념하시고, 학부모님들께서도 (평소처럼)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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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태영(52·사진) 수원시장이 누리과정 지원 대상인 관내 387개 어린이집 원장에게 지난 4일 직접 보낸 안내문 중 일부다. 안내문은 어린이집을 통해 학부모들에게도 전달됐다. 경기도가 준예산 사태에 돌입한 가운데 수원시는 경기도 내 31개 시·군 중에서 처음으로 누리과정 시비 투입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수원시민들은 누리과정 예산 혼란에 따른 피해를 일단 비켜가게 됐다.

 누리과정 예산 책임이 중앙정부에 있다고 주장해온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염 시장 체제에서 유독 수원시가 혼란을 피할 수 있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누리과정 예산 편성 갈등이 재연될 것을 예상하고 경기도의 예산 편성과 상관없이 수원시가 세출예산을 미리 책정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누리과정 예산 논란으로 수원시는 5월 1차 추경을 통해 누리과정 예산을 뒤늦게 반영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수원시민들도 적잖은 불편을 겪었다. 올해 수원시는 이런 혼선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시는 올해 예산에 ‘아동 보육료 및 운영비 보조금 사업 예산’ 159억원을 편성했다. 수원 지역 어린이집에 다니는 3~5세 1만1339명의 4개월반치에 해당하는 누리과정 지원금이다. 시가 예상하는 올해 전체 누리과정 예산은 410억원이다. 시비로 우선 지원하고 차후 누리과정 예산 갈등이 해결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내려오면 메울 방침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 내 다른 지자체와 달리 수원시민들은 어린이집 보육대란을 겪지 않게 됐다.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는 전업주부 김서현(36·여)씨는 “누리과정 예산 갈등 소식을 언론을 통해 듣고 걱정이 많았는데 수원시가 보낸 안내문을 어린이집 원장선생님이 전달해줘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염 시장은 “소속 정당이 (중앙정부와) 전선을 형성해 싸우는데 이를 훼방하는 것처럼 비칠까 봐 솔직히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대통령 공약사항이니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래도 정파를 떠나 시장은 시민이 불안해하시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 누리과정 예산을 집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당론보다 주민생활이 우선이란 얘기다.

 당론과 다른 수원시의 선택이 누리과정 예산 혼란을 겪고 있는 다른 지자체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도내 31개 시·군 중 수원시가 가장 먼저 예산 집행 방침을 결정한 가운데 안산시와 안성시가 정부의 보육지원금이 입금되는 ‘아이행복카드’ 결제 시기인 14~16일 사태를 지켜본 뒤 선집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더불어민주당, 황은성 안성시장은 새누리당 소속이다.

수원=박수철 기자 park.suche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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