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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인 줄 알았는데 … 바이러스성 뇌염 아이들 노린다

네 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떠난 생후 27개월 주환이(본지 1월 7일자 26면)는 지난해 12월 20일 의식을 잃고 뇌사 상태에 빠지기 전까지 일주일간 약한 감기 증세만 보였다. 아버지 팽모(37)씨는 “감기 증세를 보일 때 열이 나긴 했지만 경련이 나거나 축 처지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 의식을 잃기 하루 전날도 누나와 잘 놀았고 해열제를 챙겨 먹었다”고 말했다. 병원이 진단한 뇌사 원인은 ‘급성 바이러스성 뇌염’. 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주환이처럼 갑작스럽게 중태에 빠지거나 목숨을 잃는 사례가 영·유아들 사이에서 종종 발생한다. 성세인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겨울에는 호흡기나 장과 관련된 바이러스가 유행한다. 이러한 바이러스가 영·유아의 심장과 뇌까지 이동하면 중태에 빠지거나 숨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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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철 많이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뇌염·뇌수막염, 급성 심근염은 요주의 대상이다. 이들 질환의 치사율은 정확히 집계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감염되면 쉽게 치료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영·유아는 청소년이나 성인에 비해 면역 능력이 떨어져 병이 빨리 진행된다. 부모 역시 의사 표현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의 상태를 정확히 알아채지 못해 제때 대처하지 못한다.

김도균 서울대병원 소아응급의학과 교수는 “아이가 경련 증상을 보이거나 몸이 축 처지고 구토를 심하게 하면 부모가 병원으로 데려오는 경우가 많지만 이 정도 증세가 진행되면 급사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고 말했다.

 영·유아 환자는 투약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4개월 미만 영·유아들에 대한 감기약 복용 자제를 권고하는 가이드북을 7일 발간했다. 감기약이 중추신경에 작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선 1960년대 이후 감기약 부작용으로 숨진 아이가 100여 명에 이른다. 류정민 서울아산병원 소아응급의학과 교수는 “아이에게 하루 10번 이상 약을 먹이는 부모도 종종 본다. 약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으면 심할 경우 쇼크와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만큼 전문의와 상담하고 약을 먹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12개월 미만 영아는 질병이 아니라 ‘돌연사 증후군’으로 숨지는 경우도 있다. 곤히 자다가 아무런 조짐 없이 갑작스레 숨져서 부검을 해도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2013년 12월 인천시 남동구의 모 어린이집에서 11개월 된 A양이 낮잠을 자다 숨진 게 대표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돌연사 증후군으로 숨진 영아는 80명(2014년 기준)이지만 의학계에선 연간 200~300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한다. 이를 예방하려면 아이를 엎어서 재우지 않고, 너무 푹신한 이불이나 베개를 쓰지 않는 게 좋다. 아이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질식과 호흡 곤란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류정민 교수는 “정부가 대대적으로 캠페인을 벌여 돌연사 증후군에 대해 알리고 예방법 등을 교육하면 이유 없이 숨지는 아이들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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